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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12-09 19:50
ㆍIP: 58.xxx.166
배우고 용서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라
배우고 용서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라

       권영심 ( 2020 , 12 , 09 )

무엇에서건 배워라, 그것이 남는 것이고
건지는 것이다,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뭔가 배우는 것이 있다면 스스로 용서해
라, 인생은 배우다가 가는 것이다.
이 말은 내 아버지가 병석에 완전히 누울 때 까지 내게 한 말이다
나의 크나큰 잘못으로 인해 부모님은 큰 고통을 받았고 그 죄책감으로 많이 괴로워 하는 나에게 아버지는 스스로 용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수없음을
가르쳐 주었다
똑 같은 잘못을 하지 않기 위해 그 잘못
에서 배우고, 배웠다면 용서하고 잊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딸에게 가르쳐 주면
서 아버지는 이제야 자신을 용서하노라
고 내게 고백했다
이북에 가족을 두고 홀로 남하한 자신을
평생 용서하지 않은, 그 잘못됨을 후회
한다면서 죽음을 앞두고 피를 토하듯
그렇게 아파했다
내가 오늘날 아버지의 말을 실천하는 것
이 있다면 배우고 용서하는 것이다

나는 무엇에서건 배운다
어떤 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며 수치를
당했을 때 조차 나는 무언가를 배운다
인생은 배우다가 가는 존재임을 날이 갈
수록 깨달으면서, 나는 인간이 되어 간다
너무나 부실한 사람이었던 존재가 배움
으로 인간이 되어 가면서 다음 생엔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되어 나올 것을 믿는다
지금의 생은 다음의 생의 준비이며 이
삶에서 다른 생으로 갈 때 가지고 갈수
있는 유일한 것이 있으니 사랑과 용서
이다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용서하고 용서받
으며 그렇게 산 삶의 기억만이 남아
다른 생에서 더 나은 인간의 넋과 육신
으로 태어남을 믿는다
신이 인간에게 진정으로 허락한 것이
있다면 배워서 알게 하는 능력이다
인간의 뇌는 무한 잠재력을 가졌는데
그것은 배움의 가능성이다

배운다고 해서 모두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 것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배우는 것 도 있으며 그것들은 때로 참혹하리 만큼
아프다
배우면 알게 되고 알게됨으로 타인의
잘못도, 내 잘못도 용서할 수 있다
인류의 시대에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코비드가 전 세계를 점령한지 벌써 일
년이 지나고 있다
우리는 코비드를 증오하며 삶이 망가진
것을 모두 그 탓으로 돌리고 원망을 그치지 않고 있다
얼굴의 반을 마스크로 가리고, 밖에 다니지도 못 하고, 인간이 할수있는 축제와 공연은 다 사라져 버리고 밤은
어둠 속에서무섭게 웅크리고 있다
이제 백신이 개발되어 사용할 수 있고
곧 점령군이 물러가리라면서 그래도
아직 우리를 옥죄는 코비드를 욕한다
이것이 옳은 일인가를 나는 많이 생각
해 본다

밤 9시 이전부터 거리는 고요하고 사람
들은 보이지 않는다
저마다의 집에서 홀로 있으면서 저마다
의 할 일을 하면서도 그 모든 사람들의
심정 깊은 곳에서는 코비드에 대한 분노
와 두려움으로 물결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망쳐 버렸다는 원망 을 잠시 멈추고 코비드로 인해 얻게  되 는 많은 것을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전대미문의 이 재앙을 재앙으로만 치부
하고 없애려고만 한다면, 뉘우치는 것도
없이 분노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또 다시
닥쳐 올 그 무엇인가에 맥없이 무너질 것이다
우리들은 분노를 거두고 자신들을
돌아보며 가족들이 곁에 있음을 깨닫고
보이지 않는 이웃들을 향해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신을 향해 원망하지 말고 소리치지 말고 요구하지 말고 다만 감사하는 기도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바란다
무엇을 감사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모
든 것을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나와 내 가족이 지금 함께 있는 것에서
부터 살아있음을 감사하며 고요히 기다
린다면 알게 될 것이다
지금 내게 주어진 많은 것으로 재앙을
견디어 나갈 수 있음을.
환희에 가득 찬 삶이 사라지고 오직 견
디는 삶이 비참하다고 여긴다면 감사는
영원히 없다
그러나 이 재앙에서 배우고 , 배운 것이
감사일 때 우리는 그 때 밖으로 나와
뛰고 노래하고 환호하게 될 것이다.
자연은 정화와 회복의 시간을 가지고
인간은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이
주어진 것을 감사하지 않는다면 이 참혹한 시간을 보상할 아무것도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고요의 시간을
겸허하게 받아 들이는 마음이 지금 무엇
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원망하고 미워하면서 자신의 의무를 잊고 나도 모르게 이 재앙에 참여하지
않았나를 돌아보아야 한다
지금도 온 몸을 방호복으로 감싸고 숨
쉬는 것도 괴로워하면서 이웃을 살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감사하며 이 고요의
시간, 나를 위해 이웃을 위해 기도한다
우주는 나의 기도를 듣기 위해 열려 있음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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