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대한문인협회
시인 서재		 대한문인협회
작가 서재		 대한시낭송가
협회		      등단작 응모
신인문학상 응모		 대한창작문예대학 도서출판 명인명시를
찾아서
명인명시를 찾아서 지난호보기 대한문인협회 협력사


회원등록 ｜ 비번분실

공지사항
ㆍ2024 짧은 詩(시) 짓기
 04/19
ㆍ2024년 봄행사 (신인문
 02/27
ㆍ2024년 대한문인협회
01/23
ㆍ2023년 순우리말 시 짓
 07/10
ㆍ2023년 대한문인협회
05/22
ㆍ2023 짧은 詩(시) 짓기
 05/04

잡동사니

소설.수필 메뉴
작가들의 이야기
수필 작법
소설 작법
 이달의 작가(예정)
HOT menu
대한민국 시인명부
문인이 알아야 할 10문답
연도별 등단자명단
임원진명단
연도별 문학상 수상자
연도별 특선시인선 명단
지회 알림 소식
정회원가입/변경
 협회행사사진
 행사동영상보기
 금주의시
 회원저서
이달의시인
회원언론기사모음

작가 서재

 

상 담 안 내
 건의사항이나 문의는 e-mail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 일 주 소
 poemmusic-net@hanmail.net

문의전화 : 1899-1341

평일AM 10:00 ~ PM 05:00
토요일, 일요일은 휴일입니다.
 

정회원 회비 납부 계좌번호
470737-04-001235
(국민은행)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정회원 회비만 입금 가능

정회원 연회비: 10만원
입회비 無(무)
(자세한 내용은 상단의 일반회원/정회원 구분을 참고해주세요)

시음사 출판사 및 기타 관련
국민은행 470-21-0281-214
예금주 김락호


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11-21 01:35
ㆍIP: 223.xxx.41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의글
#권영심의글
그 때 그 시절에 그렇게... ( 12 )

         권영심 ( 2020 , 11 , 20 )

연탄과 석유를 소매로 판매하는 동무의
집은 항상 어두웠다
동무의 엄마는 작은 구루마에 몇 십 장의 연탄을 싣고 산복도로까지 연탄
과 석유를 배달해서 동무를, 그리고 그
언니를 키웠다
동무의 아버지 이야기는 지금도 모른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 처럼 동무는
말하지 않았고 언니는 말을 할수 없었다
나 아닌 다른 아이들이 동무의 집에 놀
러 오는 일은 거의 없었고 우리는 언니 를 보면서 책을 읽거나 종이 인형 옷 입히는 놀이를 했다
별 말이 없이, 그 말 없는 아이가 왠지
좋았고 이제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그 언니를 보러 간 적이 더 많았다
그 언니는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설 수도,말할 수도 없는 전신지체장애자
였다
언니는 얼굴부터 발 끝 까지  비틀리고
구부러지고 옹그린 몸으로 방을 굴러
다녔다
그리고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계속 지르면서 울부짖었다
동무는 가끔 언니의 옷을 벗기고 닦고
입히고 하면서 무심하게, 무심한 듯 나
를 상관하지 않았다

밥을 먹일 수 있는 사람은 동무의 엄마
뿐이었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힘들고 무서운 싸움
을 보면서 끝 까지 아무 말하지 않았다
밥 한 숟가락 먹이는 것이 마치 격투기
를 보는 듯 했다
그런데도 그 옆에서 밥을 먹는 동무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동무도, 동무의 엄마도 단 한 번도 언니
의 무엇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고 나는
묻지 않았다
왜 그 집에 가끔 갔는지 지금 누가 내게
묻는다면 그 언니를 보러 간 거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처음 그 언니를 본 날의 충격이 지울 수
없는 화인 처럼 가슴 깊이 새겨져 아무 리 시간이 흘러도 생생하다
동무는 전학 온 아이였고 마치 입이 없는 것 처럼 말이 없었다
쉬는 시간에도 혼자 책만 읽어서 그것이
내 눈길을 끌어 우리는 친해졌다
동무가 되면 보통의 아이들은 온갖 말을
조잘거리면서 재잘거리는 것으로 날을
새지만 우리는 그저 같이 책을 읽고 같이 수평선을 바라보고 같이 집에 오고
밥과 빵을 바꾸어 먹었다

그 당시 옥수수 빵을 소사 아저씨가 만들었고 점심 시간에 당번이 가져 오면
선생님은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나는 옥수수 빵을 너무 좋아했고 동무와
도시락을 바꾸어 먹기를 자주 했다
그런데 동무는 밥을 아주 조금만 먹고
빈 도시락에 밥과 반찬을 넣어서 가지고
갔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언니가 쌀밥을
아주 잘 먹는다고 했다
집엔 보리밥만 하는데 언니를 주기 위해
그런다는 것이었다
언니는 많이 아파서 학교도 못 간다고
남의 말하듯 표정없이 말했다
내가 불쑥 집에 가도 되겠느냐고 물었더
니 고개를 끄덕였다
의외로 우리집과 멀지 않았고 그런 골목 은 처음 가보았다
그리고 그 언니를 만났으나 나는 그렇게
놀라지 않았고 놀라지 않는 나를 보고
그 아이가 더 놀랐다
그러나 나는 비명을 지르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고 표현하지 않았다

동무의 언니는 아주 심한 장애에 속했으
나 그 시대에 그런 장애를 도와주는 시설이나 복지는 없었나 보았다
동무의 언니가 아니더라도 그 때 그 시절엔 흔히 장애인을 대할 수 있었다
칠십여명이 넘는 급우들 중에 소아마비
를 앓는 동무들은 여럿 있었고 온 몸을
비틀고 괴성을 지르는 사람들도 그냥
그렇게 우리들 속에서 살았다
혀를 차면서 안됐어 하기는 했으나 격리
시킨다거나 어딘가로 보낸다거나 하는
생각들은 하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식구였고 불편하고 힘들어 도 식구로 함께 사는 것이 당연했다
동무의 엄마도, 동무도 그랬다
저런 언니여서 싫고 귀찮고 힘들다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다만 나는 시집은 안 갈거야, 엄마가
죽으면 언니랑 살아야지 그랬다
그런 동무가 좋아서 그렇게 한나절 함께
보낸 시간들이 많았다

그 때 그 시절은 그렇게 장애인도, 비장 애인도 가족으로, 또는 동네의 일원으로 함께 살고 함께 불편하고 함께 힘들어 했다
그러나 내가 편하기 위해 내 가족을, 내 부모나 내 자식을 요양원이나 수용소에 보내는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악다구니를 칠 망정 함께 살았다
혀를 차고 그 불행을 애타할 망정 이웃 들은 마음을 찢는 말을 건네지 않았고 누구든지 있을 수 있는, 당연한 삶의 고난으로 치부했다
동무의 엄마는 언니를 데리고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가야 했는데 동네 사람들 의 도움으로 큰 무리없이 다녀오곤 했다
그리고 동무는 언니 때문에 혼자 살 필요가 없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려 할 때 언니는 기도가 막혀 병원으로 옮기는 중에 숨을
거두었다
이사간다는 말도 없이 동무가 떠나고
다시는 만나지 못 했으나 나는 가끔 그
언니와 동무를 생각한다
그토록 심한 장애를 가진 자식도 당연히
함께 사는 것인줄 알았던 그 때 그 시절이 정말 그리울 때가 있다.
  0
3590
윗글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아래글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157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2-28
156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2-27
155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2-25
154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0-12-24
153 아시타비의 시대에 웃음을 잃다 권영심 2020-12-23
152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행은 누구의 몫인가? 권영심 2020-12-20
15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 권영심 2020-12-19
150 우리나라엔 신이 너무 많아 권영심 2020-12-18
149 사람은 각자 다른 세계에서 산다 권영심 2020-12-15
148 안내견과 반려견 1 권영심 2020-12-11
147 배우고 용서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라 권영심 2020-12-09
146 애정천제 권영심 2020-12-08
145 촛불이 빛나는 밤 권영심 2020-12-07
144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2-05
143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2-01
142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1-28
141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1-27
140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1-24
139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1-22
138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1-21
1,,,2122232425262728

 


(사)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 대한문인협회
―――――――――――――――――――――――――――――――――――――――――

협력∥
단체∥

대한문학세계 종합문예잡지사 / 대한시낭송가협회
아트 TV 명인명시를 찾아서 / 대한창작문예대학


상담 대표 전화 : 1899-1341(평일 AM 10:00~ PM 05:00,토요일,일요일 휴일)
/민법 제32조 문화관광부소관 비영리법인설립 허가 제 127호 /
 법인고유번호 305-82-15383/문의 메일: poemmusic-net@hanmail.net 
Copyright (C) 2003.6 Korea Literary Men’s Associatio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