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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11-10 13:29
ㆍIP: 223.xxx.254
그 때
그 때 그 시절에 그렇게...  ( 3 )

     권영심 ( 2020 , 11 , 9 )  - 1 -

건어물 가게를 하는 ㅈㅅ의 부모는 겉
으로 보기엔 참 의좋은 부부였다
ㅈㅅ은 그 시대엔 드문, 무남독녀였는데
말이 없고 조용한 성품으로  5학년 때
이사를 왔고 중학교 때 친구가 되었다
나는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 이 하나 있는데 묻지 않는 것이다
누구든지 알게 되는 사람은 그가 말해
주기 전에 이것저것 묻지 않고 알려 주는 것만 알고 지내는, 어찌 보면 좀 냉
담하게 보일 수도 있는 성격이다
그러나 살아 보니 내가 일부러 묻지 않
아도 사람은 자신이 알려주고 싶은 것은
다 알려 주었다
말하지 않는 것을 굳이 캐물어서 좋을 것이 없었다
ㅈㅅ이 나와 친해진 것도 내가 묻지 않
아서 였다
ㅈㅅ은 전라도에서 이사를 왔고 말이
없었던 것은 사투리를 쓰기 싫어서 였
음을 나중에 알았다
시장엔 전라도 사람들이 많았고 엄마도
광주 출신이지만 지역간의 갈등으로 다
툼이 있은 것을 본 적이 없다
ㅈㅅ과 내가 친해지기 전에 엄마들끼리 먼저 친해졌고 나는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었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엄마는 무학이지만 양반의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어서인지 소문을 전하거나
말을 옮기는 일은 전혀 없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속을 많이 털어 놓았다
엄마가 말을 전하는 사람은 딱 한 사람,
아버지였는데 내가 옆에 있어도 들은 것
을 모두 소근소근 이야기했다
그러니 나는 시장의 소문을 가장 많이
아는 아이였고 주의하지 않아도 말을
흘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ㅈㅅ은 원래 무남독녀가 아니었고 오빠 가 있었는데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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