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공지사항
|
ㆍ2024 짧은 詩(시) 짓기 |
04/19 |
ㆍ2024년 봄행사 (신인문 |
02/27 |
ㆍ2024년 대한문인협회 |
01/23 |
ㆍ2023년 순우리말 시 짓 |
07/10 |
ㆍ2023년 대한문인협회 |
05/22 |
ㆍ2023 짧은 詩(시) 짓기 |
05/04 |
|
|
|
|
|
|
|
|
|
|
|
|
|
|
|
|
|
|
|
|
|
|
|
|
상
담 안 내
건의사항이나 문의는 e-mail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
일 주 소
poemmusic-net@hanmail.net
문의전화
: 1899-1341
평일AM
10:00 ~ PM 05:00
토요일,
일요일은 휴일입니다.
|
|
|
|
|
|
정회원 회비 납부 계좌번호
470737-04-001235
(국민은행)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정회원 회비만 입금 가능
정회원
연회비: 10만원
입회비 無(무)
(자세한
내용은 상단의 일반회원/정회원 구분을 참고해주세요)
시음사 출판사 및 기타 관련
국민은행 470-21-0281-214
예금주 김락호
|
|
|
|
|
 시인 채영제 문학서재
|
|
| ㆍ작성자 |
채영제
|
| ㆍ작성일 |
2014-12-09 20:47 |
|
|
(산문) 참 멋진 검사님
참 멋진 검사님
내가 경찰관으로 임용되고 나서 약 1년쯤이나 지났을 때였다.
파출소 야간 근무를 하고 있는데, 인근 주점(酒店)에서 폭행 신고가 들어와 방범대원(防犯隊員) 2명을 데리고 현장에 출동하였다.
30대 남자가 만취(滿醉)가 되어 술집 내부를 완전히 망가뜨려 놓았다.
그 젊은이는 왜소(矮小)한 체격에 도수 높은 안경을 끼고는 경찰관이 현지(現地)에 와서 제지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아랑곳도 하지 않고 여자종업원의 따귀를 때리고 의자를 집어 던지면서 계속적으로 기물(器物)을 파손하고 있었다.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소리, 유리창이 “와장창....”하고 깨지는 소리, 여인들의 비명소리에 술 마시던 손님들은 술값도 내지 않고 전부 도망치듯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렇게 길길이 날뛰는 남자를 방범대원들이 무력(武力)으로 제압(制壓)하여 근근이 파출소까지 연행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남자는 파출소까지 붙잡혀 왔어도 방범대원들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하고 발길질을 하면서 “ 이 ○○들 내가 누군지 아느냐...내일 아침 모조리 잡아넣을 거야. 소장, 어디 있어.... 당장 데리고 와....”라고 고함을 빽빽 지르고 또 경찰관 직무 서류(書類)를 모조리 바닥으로 팽개치고 걸상을 집어 던져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정말 감당이 불감당이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의 손을 뒤로 비틀어 양손에 수갑을 채운 후 나무의자에 포승줄로 묶어 놓음으로써 간신히 그 폭력을 진압할 수가 있었다.
방범대원들은 얻어맞고 화가 났던지라 오고 가면서 씩씩거리며 그 사람의 얼굴에 찬물을 끼얹고 한 번씩 뺨도 후려치기도 하며 화풀이를 하였다.
다음날 아침 그 젊은이는 술에서 깨어나 자신의 손에 수갑이 채워지고 온 몸이 물에 젖어있는 몰골을 확인하고는 제발 수갑을 풀어주고 전화(電話) 한 통화만 시켜 달라고 통사정을 하였다.
사람이 술에서 깨어나니 완전히 딴 판이었다.
그렇게 선량하고 착하게 보일 수가 없었다.
잠시 후 파출소장(派出所長)이 출근을 하였고 그 젊은이의 공무집행방해 행위와 인근 술집에 대한 폭력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게 되었는데, 그는 잠시 후 어디에선가 걸려오는 전화 한통을 받게 되었다.
그 늙다리 경찰관은 전화를 받자마자 갑자기 부동자세(不動姿勢)를 취하면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예...예...예....잘 알겠습니다. 예...예”를 연발로 하였다.
우리는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쩔쩔매고 있는 소장을 지켜만 보게 되었다.
파출소장은 보호실 철창 (당시에는 파출소 내에도 인신구속을 할 수 있는 구치장소가 있었음) 안에 있던 그 젊은이를 직접 밖으로 나오게 하여 자신의 집무용 회전의자로 모셨다.
그리고는 몰라봐서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머리를 수십 번 조아려대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우리 같은 철부지 젊은 졸때기 경찰들은 “아이고, 검사에게 그런 수모를 주었으니 이제는 죽었다...”라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 검사가 때리면 달게 맞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테니 한번만 용서해 달라고 빌 참이었다.
그런데 그 검사는 그 소장 앞에서 자기도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하면서 모든 것은 자기의 잘못이다 며 전부 없었던 것으로 하고 자기가 입힌 술집과 파출소의 손괴된 재물에 대해서는 전액 현금으로 배상을 하겠다고 하였다.
그러고 나서 부인이 가지고 온 옷으로 깨끗이 갈아입고는 바로 출근을 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그 젊은 검사가 출근을 하여 상부(上部)에 보고를 하게 되면 반드시 위에서 어떤 인사조치가 있을 줄 알고 퇴근(退勤)도 하지 못한 채 인근 식당에서 하루 종일 삼겹살에 소주를 들이키면서 불안(不安)하기만 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그 다음날, 우리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출근을 하니 파출소장과 그 검사가 환하게 웃으면서 우리들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어리둥절하여 검사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자, 그는 “경찰관이 이렇게 고생하는 줄은 몰랐다!”면서 그날 근무하였던 직원뿐 아니라 방범대원들에게까지도 모두 금일봉(金一封)을 전달하고 야간근무하면서 먹을 라면까지도 몇 박스를 증정하였다.
알고 보니 그 검사의 집은 우리가 근무하였던 파출소 바로 뒤쪽의 맨션이었다.
그날 검사는 자신의 부인과 사소한 가정사(家庭事)로 언쟁을 하다가 홧김에 그 술집에 찾게 되었는데 동석(同席)한 접대부가 불손(不遜)하여 시비가 되고 무시를 당하자 그렇게 폭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일이 있은 후에 그 검사와 우리 경찰관들 사이에는 우애(友愛)가 더욱 돈독하여져서 가끔씩 만나 차도 마시게 되었고 명절이면 검사 사모님이 직접 음식을 싸서 파출소에 위문을 오기도 하였다.
당시만 해도 야간통행금지가 강력하게 실시될 때였는데, 그 검사는 다른 곳에서 술을 마시다가 야간통행금지로 귀가가 곤란하게 되면 우리들에게 전화를 하며 애로사항을 말하게 되었고 우리는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가서 직접 그 검사를 태워 집으로까지 안전(安全)하게 모셔주기도 하였다.
어떨 때는 사모님에게 검사님을 술집에서 모셔온 것이 아니라 공무상(公務上)의 일로 검찰청에서 늦게까지 일을 하시는 바람에 우리가 직접 모시고 왔다는 등으로 새하얀 거짓말까지 해주었던 적도 있었다.
또, 우리는 야간순찰(夜間巡察) 근무를 할 때 그 검사가 살고 있던 맨션과 그 주변을 마치 우리들의 집처럼 각별히 신경을 썼던 결과 이후부터는 일체의 도난사건도 발생치 않도록 해주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젊은 검사와 파출소 경찰관들 간에 있었던 인간의 정(情)이 물씬 묻어나는 훈훈하고도 아름다운 추억(追憶)이었다.
간혹 그 젊은 검사가 생각난다.
참, 멋진 검사님이었다.
그도 이젠 칠순의 고개를 넘었겠지 ……!
지금은 어디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저 세상에 먼저 간 사람이 되었을까…….
우연이라도 한번정도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다.
그리고 웃으면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고 싶다.
|
20
|
|
공지사항 
HOT menu
윤순묵
채영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