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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김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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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황영칠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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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황영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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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22-11-30 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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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33년 만에 불러봅니다 (편지 글)
高松/ 황영칠
사랑하는 어머니
그저 나지막이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저려 옵니다
어머님을 떠나 보낸 지 33년 만에 다시 불러봅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으신 멀고 먼 초행길이
얼마나 두렵고 외로우셨습니까
어머니께서 어려운 살림에 힘든 삶을 살아오신 끝에
지쳐 쓰러지시면서 먼 길 떠나시던 날
목숨보다 더 곱게 키워 주신 우리 아들딸 넷은
누구 하나 먼 길 가시는 어머니를 손 흔들며
보내 드리지 못한 부끄러움에
어머니, 하고 불러보지 못합니다
따뜻하고 너그러우셨던 어머니
꽃 피는 봄이면 저희들 손잡고 마을 오솔길을
걸으시면서 따뜻한 사랑과 아름다운 꿈을
가슴 벅차게 한아름 씩 안겨 주셨던
어머니의 바다보다 더 깊고
꽃보다 아름다웠던 사랑이 제 가슴에는
잊지 못할 그리움으로 잔잔한 물결처럼 남아 있습니다
깊은 산골 외딴집 고갯길에는
뻐꾸기 소리 메아리가 은은히 들려오고
볼그레한 진달래가 각시방 이불처럼 물들여진
모습들은 어머니의 고우셨던 모습과 함께
아직도 제 마음속에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부르면 부를수록 눈시울이 젖어 옵니다
어머니께서는 꽃다운 서른여덟 나이에
지아비를 잃으셨습니다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하셨던 아버지께서는
마을마다 북쪽에서 잠입해 들어왔던 빨치산들을 물리치시기 위해
나라를 지키시다가 돌아가셨 다지요
그날로 젊은 홀어미가 되셔서
힘드신 가시밭길을 홀로 헤쳐 나오셨습니다
어려운 살림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릿고개를 넘으시면서 오직 아들딸을 위해
온갖 힘드신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어머니
어머니
아마도 그날이 제가 태어난 지 열 번째 되는 생일이었나 봅니다
그날도 학교에서 찬물로 배를 채우고
고픈 배를 참아 가며 달음박질로 돌아와서
부엌 무쇠 가마솥을 힘차게 열어보니 흰 쌀로 지어 주신
쌀밥 한 그릇이 미역국과 함께 놓여 있지 않겠어요
까맣게 그을려서 어두컴컴한 부엌 흙바닥에
앉아 설날에 먹어보고 처음 먹어보는 눈부신 쌀밥을
먹으려니 어머니의 사랑이 고마워서 목이 메었던
일이 제 머리에 뚜렷이 남아 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손수 무명으로 베를 짜셔서
만드신 옷을 입혀 주셨으며 따뜻한 손으로
저의 손을 잡으시고 초등학교에 보내주셨지요
어려운 살림에 학교에 보내서 글을 가르쳐 주셨던
따뜻하신 어머니의 고우셨던 모습이 뚜렷하게 떠오릅니다
처음 학교에 갔던 날
햇볕 따뜻한 길섶에는
언 땅을 헤집고 나온 보랏빛 제비꽃이
곱게 피어 있었지요
어머니께서는 그 제비꽃처럼
무척 청초하고 아름다우셨습니다
다시 한번 불러보고 싶은 어머니
들녘 보리밭에는 잘 자란 청보리 물결이 출렁이고
냇가에 피어난 노란 개나리는 눈 녹아 흐르는 냇물을
노랗게 물들이던 봄날
마을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보릿고개에 주린 배를 달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보릿겨에 쑥을 넣어 끓이신 죽을
한 그릇 씩 퍼 주시던 어머니
어머니께서는 배가 부르시다면서 잡수시지 않으셔서
저희들 만 배불리 먹었지요
저는 어머니께서 배가 정말 부르신 줄만 알았습니다
언제나 얼굴을 꾸미지 않으셨던 어머니는
가꿀 줄 모르시는 줄 알았습니다
불도 지피지 않은 찬 짚자리 위에서 주무시던 어머니는
정말 춥지 않으신 줄 알았습니다
잔칫집에 다녀오셔서 배가 부르시다면서 내미시는 떡 한 조각
저는 정말 어머니께서 배불리 잡수시고 오신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살아 계실 때 어머니께서는 땔감 아끼시려고 찬 방에서 주무시더니
돌아가신 다음에도 이젠 눈 덮인 잔디를 이불 삼아 덮고 주무시면서
춥다는 말씀 한마디 하지 않으시고 누워 계시는 어머니
따뜻한 곳에 모시려 해도 이젠 찬 무덤 속에서 아무 말씀이 없으신 어머니
어머니께서는 살아 계셨을 때
보랏빛 라일락 꽃을 무척 좋아하셨지요
어머니께서 누워 계시는 뜰 안에
라일락 꽃을 심어 드렸으니
따뜻한 봄날 좋은 꽃 내음 바람 타고 오거든
가끔 꽃 나들이 나오세요
어머니께서 떠나신 후
곱디곱던 누님도 어머니를 부르다가
어머니 계신 곳으로 떠나셨고
어머니 아들 셋은 아들딸 낳고 이제
할아버지가 되어 잘살고 있습니다
그리운 어머니
막내아들은 어머님의 가르침 따라 이웃을 사랑하면서
부지런하고 바르게 살고 있습니다
먼 훗날 어머니 앞에 가서 바르게 살다가 왔다고
떳떳이 큰절 올릴 수 있는 아들이 되기 위하여
오늘도 이웃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립고 사랑하는 어머니
날이 갈수록 더욱 뵙고 싶습니다
이승의 나들이 끝내고 어머니를 찾아 뵙는 날까지
마음 편히 계십시오.
2016. 11. 30
이승에서 막내아들 올림
(kbs ‘행복한 시니어’ 라디오 방송 2016.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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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숙
2022-11-3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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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고 친애하는 황영칠시인 선생님!♥
안녕하세요? ★행복한 시니어★
(2016년12윌10일)라디오
방송에 투고된 *어머니, 33년만에 불러봅니다)
뜨겁게 감동깊은 오리지날 시향에 진심으로 마음이
뭉클하고 가슴이 아파옵니다.
어머니께서 일찍 아버지를 전쟁으로 잃으시고,
38세의 젊은 나이로 홀로 4남매를 키우시느라
냉방에서 길쌈을 짜시고, 제대로 잡수시지도 못하시고,
너무너무 고생만 하시다가 가셨으니 시인님의
가슴이 얼마나 찢어지게 아프시겠어요.
저도 38세에 홀로 두아들을 키우고 살아 왔지만,
사업하다가 실패하고 죽으니, 빚만지고 많은고생을
하였지요. 아버님이 잘 사시지만, 서모 어머니니까
돈 해달라고 손한번 안벌렸지요.
여자가 옛날에는, 4남매의 자식을 데리고 사신다는게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시인님께서 훌륭한
선생님이 되셨고, 오늘날 존경받는 사회인으로서,
시인님으로서, 올곧게 살아가시면서, 효성이
지극하시고, 이웃을 사랑하시는 기독교인으로서,
지금도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고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 11월의 날을 갈무리 잘 하시고
12월의 마지막달을 사랑과 기쁨으로 즐겁게
맞이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관리
잘하시고 앞날에 무궁한
발전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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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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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박기숙 천사 시인님
오늘 날씨가 무척 춥습니다.
시인님께서도 저의 어머님 못지 않게 엄동설한 같은
춥고 힘든 세월을 몸과 마음고생 하시면서 홀몸으로 두 아들
훌륭하게 키워 내시느라 얼마나 힘든 고난의 세월을 친정 도움 없이
살아 오셨는지 상상이 됩니다.
젊은 나이에 갑자기 가장을 잃은 몸으로 경제적
부담까지 안고
어린 두 아들 교육문제 까지 해결하신 시인님은
정말 원더우먼이십니다.
더구나 시와 음악 그리고 어학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지에 도달하신 시인님 이야 말로 놀라우신 분입니다.
이제 아들들도 어머님의 노고를 잘 알고 착하게
키우셨으니 성공하셨습니다.
하늘에 계시는 서방님께서 지극정성으로 돌봐 주시리라 믿습니다.
존경합니다. |
11/30 1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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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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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2월에 등단하여 3월부터
100번째 글이어서
어머님을 그리워 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
11/30 1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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