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홍성래
ㆍ작성일	2016-11-23 13:16

ㆍIP: 180.xxx.5

아내는 수술중

아내는 수술중

큰구름 홍성래

7인용 병실
하얀 시트 작은 침대에서 쪽잠자고
부스스한 맨얼굴에 물찍어 세수하네
손톱 발톱 매니큐어 다 지우고 귀걸이 목걸이 전부 빼라
아래위 속옷에 양말까지 모두 벗어라
고분고분 말 잘 듣고 침대 옮겨 누우니
병원 이름 새겨진 홑이불로 몸을 감싸
간호사 둘 앞뒤에서 밀고 끌며 나도 함께
침대머리 부여잡고 수술실로 이동한다.

담도에 돌이 생겨 염증될까 두려우니
미리 손을 쓰자 담낭을 제거하자 그리된 일이라네
담석 제거 부작용은 적다지만 그것은 평균일 뿐
가슴이 아리지만 집사람 불안은 더 커질까
입안에 뱅뱅도는 말을 어금니로 꽉 누르고
누운 채로 쳐다보는 그 입술에 입마중하며
“걱정마 잘 될거야” 위로하곤 수술실 앞 이별이다

출산으로 칼 댄 배에 구멍 네 개 뚫으려고
전신마취 하였으니 남편도 부모 자식도 몰라보고
제 몸뚱이 의식잃고 마른나무 등걸처럼 뉘였으니
쓸개를 떼어내도 고통이 불감이요
내 맘까지 아픈 줄 알리야 있으랴

대기석 앞 모니터에 이름이 뜨고
수술중 문자는 반복해서 날아오나 마음만 애잔하다
봉합 후 회복실 두세시간은 또 왜 그리 긴 것일까
첫데이트 애프터 답바라기보다 더 맘졸인다
수술이 잘 끝나면 사랑으로 마취시켜
팔베개에 그대 머리 얹어두고
밤새 그대의 고른 숨결을 편안히 느끼고 싶다

여보 사랑해
얼른 수술 마치고 나와
눈뜨고 나를 쳐다봐
입벌려 나를 불러봐
손들어 나를 안아봐
사랑이 여기 있으니

2016. 7. 4. 원주기독교병원. 아내의 담낭절제 수술실 앞에서

구분옥

2016-11-23 16:59

`홍성래`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깜짝 놀랐잖아요
제목 보고ㅡㅡ요
지난일이였군요
지금은 사모님 건강하시죠
시인님
간절한 마음이 담긴 글 감동입니다


홍성래	아이구. 또 죄송합니다. 올여름이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아픈 아내를 처가로 애프터서비스를 보낼 수도 없고 어처피 서로 아끼고 위하며 살아가야지요. 아직도 작은 일로 더러는 티격태격하지만 그것도 아직 사랑이 남아있음의 다른 표현이라 생각하고 삽니다.	11/24 08:45

고경애

2016-11-23 19:23

`홍성래`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수술실 밖 초조한 마음
간절한 기도의 마음으로
사랑 가득 보듬는 마음 아름답습니다
더 소중하고 감사한 자리 귀히 안아주며
사랑으로 살아가시죠 시인님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홍성래	감사합니다. 그때는 정말 간절함 마음으로 기도했지요. 고경애 시인님 말씀으로 겨울의 입새에 선 오늘 아침 따뜻하게 시작합니다. 고맙습니다.	11/24 08:49

백설부

2016-11-23 14:44

수술실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면서
다짐했던 그 맘으로 남은 여생을 아내를
아껴가며 사랑하며 사시면 사랑받는 분
되실 것 같아요.
멋진 글 감사히 머물다 갑니다.
행복한 오후 되셔요~~


홍성래	다정한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요상한 망각이란 놈이 늘 그림자처럼 붙어다녀서 사람이멀쩡하면 또 그런 생각을 자주 잊고 삽니다. 그래도 이러면서 또 한 번 그래야지 다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11/24 08:47

장계숙

2016-11-23 15:51

수술실 앞에 선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가족이 아프면 그 맘이야 간절함 뿐이지요.
지금은 다 편안하시겠죠?
가족을 위한 고운 맘 느껴봅니다.
늘 향필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셔요. 시인님 ~


홍성래	네. 지금은 다 편안합니다. 며칠전에는 종일 김장한다고 애를 쓰더니 감기가 폭 걸려 요새 좀 고생하고 있답니다.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11/24 08:48

김이진

2016-11-23 20:06

여보 사랑해
얼른 수술 마치고 나와
눈뜨고 나를 쳐다봐
입벌려 나를 불러봐
손들어 나를 안아봐
사랑이 여기 있으니/

시인님의 깊은 사랑 살짜기 엿보고 갑니다.
저도 집사람이 강남 세브란스에서
7시간이 넘는 수술실 앞에서 기도가 생각이 납니다.
그 간절함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지요.
시인님의 그 깊은 사랑 그 마음 함께 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 되시길 바랍니다.^^


홍성래	늘 감사합니다. 정말 집안에 아픈 사람이 없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깨닫습니다. 평소의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하겠지요.	11/24 08:50

조동선

2016-11-23 21:07

홍성래 시인님

반갑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내는 수술중

눈을 뜨고 봐봐 애잔한 사랑
모두가 따듯한 봄 날이기를
바람합니다

기온 차 심하니 건강 챙기시며
행복한 밤 보내시어요~……^♡^……


홍성래	고맙습니다. 부모로부터 생겨나와 아내를 만나고 자식이 생겼지만 삶의 우선순위는 아내 자식 부모의 순서라고 성철스님이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일생에 딱 두 번 주례를 서셨는데 그때 주례사에서 하신 말씀이지요. 애잔했던 마음을 위로하여 주신 조동선 시인님 감사합니다.	11/24 08:51

김인숙

2016-11-23 21:46

여보 사랑해
얼른 수술 마치고 나와
눈뜨고 나를 쳐다봐
입벌려 나를 불러봐
손들어 나를 안아봐
사랑이 여기 있으니
시인님의 간절하신 마음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글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날마다 행복하셔요 시인님


홍성래	김인숙 시인님. 추운 날에 따뜻하신 말씀과 방문 감사합니다. 그 부분이 이 시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그 순간의 마음은 정말 그렇게 절실했습니다. 그후에 멀쩡하게 나으니까 또 그걸 잊고 살다가 가끔씩 떠올리는 게 좀 문제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가끔씩 꺼내보고 씹어보고 하ㅣ는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11/24 08:53

정찬열

2016-11-24 19:25

애틋한 아내의 사랑이
곱게베인 시향입니다만
마음이사 얼마나 초조하셨겠습니까
허나 옛날 같으면 절개 수술이대수인데
지금이야의술의 발달로 다행이지요
하루빨리 괘차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홍성래 시인님!


홍성래	감사합니다. 지난 7월에 수술을 하여 저도 며칠 병운침대 옆에서 쪽잠을 잤었습니다. 지금은 다 회복되어서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주말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11/2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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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만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