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 시인님 “사랑해요 선생님” 출판 기념회에 다녀와서

짧은 직장생활 때 등산 겸한 단합대회 때 설악산을 몇 번 갔다 온 것이 강원도를 방문한 마지막 기억이었다. 그래서일까. 정수남 시인님의 출판 기념회를 핑계 삼아 강원도를 향하는 내 마음은 설렘 반, 긴장 반 이었다.

새벽에 출발해서 강원도 두촌면 자은3리 두촌 농원에 도착한 것은 오후 3시. 출판 기념회 하기로 한 시간에 그래도 거의 맞춰서 도착을 했다. 도착하자마자 나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두촌 농원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높은 산새 아래 아담하게 자리 잡은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경치가 아름다운 두촌 농원, 첫 발걸음에 인사하는 것은 돌 사이 틈새에서 피어난 할미꽃이었다.

왜 이제야 오는 것이냐고 채찍질 하듯, 약간은 토라진 모습으로 인사를 건넸다. 정수남 시인님은 바쁜 와중이었다. 강원sbs 방송국에서 인터뷰 중이었고,  한 켠에는 강원일보 국장님과, 기자 분이 함께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이사장님과 말씀을 나누셨다. 나야 그 자리에 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니 이 글을 통해  14일날 미리 강원일보에 정수남 시인님의 관련기사를 내어주심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싶다.

그리고 미리 와 계시던, 최상근 박사님을 비롯하여, 양승철 시인님, 박경순 시인님, 김종순 시인님, 박이랑 시인님, 송덕헌 시인님 내외분, 박종순 시인님, 손기문 시인님, 그리고 다음 달부터 우리 협회 시낭송가로 활동하시기로 약속하신 노기연 낭송가님께서 반가이 맞아 주셨다.

인터뷰 도중, 이사장님이 도착 한 것을 아신 정수남 시인님께서 달려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따뜻한 포옹에 감격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 편집할 때 사진으로 뵈었던 김귀자 화백님께 인사를 드리고 싶었지만, 여전히 방송국 카메라가 따라 다니는 바람에 멀리서 뵈어야 했고, 반가운 회원님들과, 그리고 그 자리에 참석하신 많은 분들을 카메라와 캠코더에 담을 준비를 해야 했다.

인터뷰가 어느 정도 끝나고, 진행자의 목소리와 함께 출판기념회가 시작되었다. 첫 오프닝은 원래 내가 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그 전날부터 심한 고열과 함께 컨디션이 전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목소리까지 잠겨 버렸다. 철원에서 참석하신 노기연 낭송가님께 부탁을 하였고, 기꺼이 오프닝에 김귀자 화백님과 정수남 시인님의 서간문을 맑고 고운 목소리로 낭독을 해 주셨다. 오히려 막걸리 같은 내 음성보다는 훨씬 고은 목소리에 안정적인 낭독이어서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참석 해주신 내빈 소개가 있었고, 이사장님의 축하말씀이 계셨다. 이사장님의 축하말씀은 언제 들어도 무언가 교훈 하나씩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오늘 출판 기념회의 축하말씀에서는 self esteem 에 대한 말씀이계셨다. 자아 존중감을 갖게 해주신 선생님이 계셨기에 훌륭한 문학인으로 다시 태어나신 정수남 시인님에 대한 축사였다. 자아 존중감이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존중할 수 있고,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야 자신감 있게 활동할 수 있다라는 그런 내용이었다.

이사장님의 축하말씀과, 최상근 박사님의 축사가 이어졌다. 최상근 박사님의 거리뒷골에 행복과 맑은 시심으로 함께하길 바란다는 따뜻한 축사에 내 마음도 함께 편승해 보고 싶었다.

 
 
이어진 김귀자 화백님의 인사말씀, 너무나 귀하게 연세가 드시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정수남 시인님께서 왜 그리 소녀 같은 선생님이라 말씀 하셨는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소녀 같은 여린 마음으로 그렇게 오랜 세월 함께 하셨다니, 정말 정수남 시인님의 홍복이라 이야기 하고 싶었다.  정수남 시인님의 인사말씀에서는 콧등이 시큰함과 함께 두 분의 사랑과 우정이 영원히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빌어 보았다.

 
  

책이 한 권이 만들어지기 까지는 아주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원고나 자료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편집이라는 과정을 거쳐, 책으로 만들어지고, 표지가 만들어지고, 그리고 최초 교정본이 나오게 되고, 그리고 마지막 저자와 함께 최후 교정을 보게 된다. 그 모든 과정에서 저자와 함께 이야기가 되고, 인고의 노력 끝에 한권의 책이 완성이 된다. 출판 기념회를 여신다는 연락을 받고, 이사장님께서는 기념으로 교정본을 증정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의견을 내셨고, 정수남 시인님도 동의를 하셨다. 그 전달식을 하는데 그 책을 편집하고 만든 장본인 이어서였을까? 나도 모르게 코등이 시큰해졌다. 그 아름다운 모습이,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듯하여 나 자신의 감상에 젖게 하는 순서였다.

 이어서 정수남 시인님의 지인분과, 지역 유지 분들의 축사가 이어졌고, 거기에 참석하신 회원님 및 참석자들 모두 경청하며 박수를 치며 그렇게 어우러져 출판 기념회가 무르익었다.

끊임없이 들고나는 축하객을 보며 정수남 시인님의 그 넓은 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작은 몸이 품고 있는 큰마음과 큰사랑을 볼 수 있었으며, 따뜻하게 배여 나오는 그 인품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 오시는 한 분, 한 분 모두 진심어린 마음으로 축하하는 모습들이 어느 출판기념회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마지막으로 축하 케이크 커팅식이 김귀자 화백님을 비롯하여, 이사장님, 최상근 박사님과 정수남 시인님, 그리고 지인분들과 함께 하며 출판 기념회는 끝이 났다. 오랜 시간 편집과정을 거쳐 출판에 이르기까지 정수남 시인님과 친분이 생겼고, 그 과정에서 언제나 고생한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정수남 시인님. 출판 기념회에 꼭 참석하라는 말씀이 없으셨다면 이런 좋은 자리에 있지 못했을 거라는 마음에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정수남 시인님께서 마련해 주신 음식으로 늦은 점심을 끝내고, 회원님들과의 정겨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강원도 지회장님이신 박종순 시인님. 정수남 시인님 출판기념회라는 말에 기꺼이 참석하시겠다는 말씀이 너무나 감사했었다. 그런데 만나 뵈었으면서 성격이 쭈볏한 나이기에 정겹게 인사드리지 못한 것이 뒤돌아서서 오는 길에 또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기도 지회장님이신 양승철 시인님, 그 먼 곳까지 기꺼이 참석 하셔서 자리를 빛내어 주시며, 몇 마디에도 언제나 겸손하기에 이야기를 건네는 제가 더 부끄러웠던 시인님. 오늘도 그 밝은 미소가 행사장을 더욱 빛나게 했음을 이제야 말씀드린다. 

영상아티스트 협회에서 사진작품으로 인사를 드렸던 손기문 시인님. 사진에 대한 애착을 기꺼이 드러내 보이시며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그 넓은 마음을 다 담아 낼 수 없는 내 그릇이 죄송한 마음이었다. 그토록 열변을 토하시는데, 더 함께 하고 싶었는데, 뒤돌아서야 했던 무정한 시간이 너무 아쉬웠다.

김종순 시인님의 협회에 관한 이야기와, 삶의 이야기. 그리고 시낭송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죄송한 마음과, 조금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는 나의 자책이 있었다.

최상근 박사님은 언제 뵈어도 든든한 삼촌 같으신 분이었다. 항상 옆자리에 계시는 듯 안 계시는 듯하면서도 중요할 땐 꼭 함께 하시는 분. 이사장님과 함께 하시는 시간이 많아 내가 곁에 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적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좋은 말씀 오랫동안 듣고 싶다는 소망을 이 자리를 빌어 슬쩍 고백해 본다.

송덕헌 시인님과는 신인 문학상 때 몇 번 통화를 했었고, 시상식 때 뵈었었다. 언제 뵈어도 항상 웃는 모습이 너무 멋지신 분. 더군다나 부부동반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함께 할 수 있는 추억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행복의 범위가 크다는 말이 아닐까. 두분의 아름다운 모습을 언제까지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경순 시인님을 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그만 몸짓에서 보여지는 다부진 모습은 그야말로 당당한 아름다움이라고 하면 맞을까?  요즘엔 바쁘셔서 협회 활동을 자주 못하신다는 말씀이셨다. 그래도 자주 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박이랑 시인님 너무 고생이 많으셔서 이 지면에는 이야기를 다 못할 것 같다. 협회에서 해야 하는 일 까지도, 미리 가셔서 이것저것 다 챙겨주셨고, 내 투덜거림까지 다 받아주시며 자상한 언니처럼 대해주심에 또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난 강원도면 다 가까운 줄 알았다. 그런데 철원과는 상당히 먼 거리라고 했다. 그래도 기꺼이 도와주세요 라는 말 한마디에 줄달음쳐 달려와 주신 노기연 낭송가님. 아직 우리 회원님들께는 낯선 이름이겠지만, 며칠이 지난 후엔 쉽게 접하실 수 있는 이름이기에 이곳에 인사말을 써 본다. 따로 인사는 드렸지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그리고 방명록에 한 줄 글을 남기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두촌 농원을 나설 때, 해도 우리를 따라 서산 너머로 기웃 기웃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막 두촌 농원을 빠져 나올 때, 트레이닝 차림으로 어느 어여쁜 여인이 아이의 손을 잡고 뛰어오고 계셨다. 정해경 시인님의 늦은 참석이었다. 내려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며 두촌 농원에 아름다운 사람들을 남겨두고 그렇게 대전으로 출발해야만 했다.

멀어지는 두촌농원에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직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을 나누며 그렇게 스승의 날에 따뜻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고급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지나는 걸음마다 향기로움으로 가득 찬다. 오늘 정수남 시인님의 출판 기념회에 다녀와서 나의 작은 소감은 이 한 줄로 마감하고 싶다. 정수남 시인이 가는 걸음에는 꽃향기가 난다. 그 아름다운 마음을 세상 모든 이들에게 선물 해주고픈 그 마음을 알기에.......

정수남 시인님,

정말 생애 최고로 아름다운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구요. 선생님과 아름다운 사랑 언제까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김귀자 화백님. 아름다운 모습, 귀하신 모습을 연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랑합니다. 선생님.

-대한문인협회 사무국 / 도서출판 시사랑음악사랑 편집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