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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이길옥
ㆍ작성일 2010-12-25 (토)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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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을 앓는 친구 

    



<불면증을 앓는 친구>
     - 시 : 돌샘/이길옥 -

















베게 밑에 숨어 지내던 몹쓸 망상의 조각들이
밤마다 튀어나와 뒤숭숭하게 웅성거리는 등쌀에 잠을 설쳤다던
그래서 수면제 병에다 망념들을 싹 쓸어 쳐 넣은 뒤
주리를 틀어막고도 한참을 뒤척이다
웅성거림이 잠잠해지는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잠을 내려놓는 순간
동산을 벌겋게 불 지르며 솟아오른 뜨거운 햇살이
스멀스멀 얼굴에 기어올라 눈꺼풀을 간질이는 통에
늘 수면 부족으로 충혈된 눈을 달고 살다 보니
보이는 이마다 주정뱅이로 낙인 찍혀 산다던
안쓰러운 친구
이유를 들춰보고 나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신경은 언제나 섬뜩하게 날이 서 있고
늘 긴장으로 팽팽하게 발기되어 있다.
닥치는 일마다 폭발 직전의 신경이 뿌리를 내려
일들의 골수는 아무도 모르게 부식되고 있는 것이다.
일이 병든 게 아니라
안쓰러운 친구 그가 지병인 불면증 원인에 목이 조여
망상의 환청으로 정신이 중심을 잃고 있는 것이다.
용한 의원의 처방도
명약의 약발도 그에게는 무효다.
갈수록 심하게 곪아가는 증세로 그 친구
눈에 선 핏발이 더 굵어지고 붉어지는 동안
나를 덮쳐오는 불안의 크기가 몸을 부풀린다.
안 되는데 그래서는 안 되는데
내가 사시나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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