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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이길옥
ㆍ작성일	2012-03-02 (금) 11:45
ㆍAutoPlay	MediaPlayer

길


<길>
     - 시 : 돌샘/이길옥 -

어디로든지 통한다는 말을 믿고
뒤축 닳도록 나를 끌고 다니던 길을 잠깐 접어두고
숨 돌려 앉아
관세음보살님의 허리춤에 감춰진
구도의 길을 뒤적인다.

걸어야 할 길
그 막다른 골목의 끝에서 만난 길
쪼그려 앉아 눈 감아야 통하는 길 앞에
진한 홍역처럼 몸살을 앓아야 다다르는 길이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다는데
지금껏 헛걸어온 탓에 앞이 막힌다.

죽자 살자 앞만 보고 달려온 거리가 얼마인가
그 거리에 남은 게 무엇인가

무작정 헤매왔던 무모한 걸음 놓고
가부좌 틀고 앉아 마음으로 가는 길
막힌 곳도 훤히 뚫는 길
어둠에 빛이 되는 길을 찾아 나서다
부처를 만나 길을 묻는다.

길은 마음속에 있단다.
내가 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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