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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한승수
ㆍ작성일 2005-11-21 (월) 03:10
ㆍ시인 한승수
   
빨래 
       
빨래 / 한승수


세탁기 속 
바다가 출렁거린다 
쳇바퀴를 돌던 고된 삶이 
끊임없이 휘젓는 물살을 타고 
하얀 파도로 쏟아져 내리고 

썰물 지나간 
깊은 웅덩이 속에는 
아내와 나의 속옷들이 
아주 지독한 운명처럼 
얽히고 섥혀 있다 

사라진 서로의 
살내음을 그리워하며 
둥글게 엉겨 붙은
젖은 조각들을 풀어 
따뜻한 햇살 아래 널면 

습기를 떨쳐 낸 
하얀 날개들이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듯 
빨래집게에 묶여
안타까이 파닥거린다 

2005.11
222.116.48.53 한승수: 시인님들께 오랜만에 문안드립니다. 모두 따뜻한 겨울 되시길 빕니다. -[11/21-03:17]-
211.253.121.34 이철호: 살기 바쁜세상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고 세탁기 안에서나마 서로가 맞대고 -[11/21-07:06]-
211.253.121.34 이철호: 정을 나누는 시인님의 시어가 가슴에 와 닿네요 ~~ -[11/21-07:09]-
211.230.223.93 전월석: 고운 글에 오래도록 머물다 갑니다 건필하옵소서 -[11/21-08:15]-
58.142.25.224 유덕희: 한승수시인님, 아름다운 시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낌니다. 그리고 참으로 편안한 느낌받고 갑니다.^^* -[11/21-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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