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볕

햇곡식을 거둬들이는 가을철은 사람의 마음마저도 풍요로워 넉넉해진다.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다. 햇볕을 피하거나 가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었다. 주말을 이용해 작게나마 농사를 짓다 보니, 땡볕과 지긋지긋하게도 싸웠었다. 그렇게 무덥던 찜통더위도 계절의 순리에 꺾여 이제, 새빨간 고추가 빛살 좋은 햇볕에 오글오글 말라가는 가을이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땀 범벅이 되었던 몸을 파란 하늘빛에 풍덩 빠뜨려, 창창히 맑은 가을 하늘에 흥건히 젖어들어 최대한 느리게, 가을의 소소함을 음미하고 싶다. 가을볕이 참 좋다. 한 여름날에 화상을 입힐 듯이 햇볕이 빗발쳐 숨기에 바빴던 기억을 희석할양인가! 긴 여운이라도 남길 듯이 애틋함에 젖어 살갗을 감미롭게 감싸는 가을 햇볕이다. 햇볕이나 사람이나 끈적거리게 다가오는 것보다는 적정한 온도에서 교감을 나누는 것이 감미롭고, 오래 같이하고 싶은 것이다. 옛 속담에 “봄볕엔 며느리를 내놓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놓는다”는 말이 있다. 선인들의 오랜 경험으로 봐도, 가을볕이 사람에게 좋다는 말일 것이다. 햇빛은 만물의 근간이다. 햇빛이 사람 몸에 좋다는 근거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다.

햇볕의 적외선이 피부 노화와 피부암 발병의 주요 원인이라 하여, 햇볕 쬐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또, 뽀얀 피부를 가꾸거나 유지하려고 햇빛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리려 한다. 너무 과다하게 적외선에 노출된다면야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여름철 한때를 제외하고는, 햇볕을 피해야 할 만큼의 자외선 지수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게 정론이다. 햇볕을 무조건 멀리하는 것 또한,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기에, 우리에겐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적당한 자외선은 몸의 면역 기능을 강화해주고, 상처도 빨리 낫게 한단다. 통증을 진정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서 한방 병원에서는 적외선 치료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햇볕이 우울증 치료 및 각종 성인병 치료에 도움이 준다고 알려졌다. 요즘 들어 비타민D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늘었다. 햇볕이 바로 비타민 D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은 햇빛이 피부에 닿으면, 피부 틈으로 콜레스테롤 유도체에 의해 비타민 D가 합성된다 한다. 비타민 D는 면역세포를 생성해 각종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발표가 있었다. 또한, 사람 몸의 근간인 뼈에도 꼭 필요한 영양섭취 물이다. 그리고 나이든 노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침묵의 병이라 일컬어지는, 골다공증 예방에도 비타민 D가 필수적이란다. 비타민 D에는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골다공증 구루병을 예방한다고 한다. 햇빛이 이렇게 우리 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햇빛이 주는 비타민 D가 우리 몸에서 하는 역할은, 면역 기능 증진과 항암 예방 효과 그리고 칼슘 흡수 촉진이란다. 이렇듯 햇빛은 우리 몸에 보약인 셈이다. 

지구 상의 모든 동, 식물의 생명의 근원은 햇빛이다. 그러므로 사람도 적절한 햇볕을 받아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가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이제는 햇볕을 쬐는 일에 관심을 두자. 일광욕을 통해 합성되는 비타민 D는 간과 신장의 대사를 거쳐 활성형 비타민 D로 생성된단다. 비타민 D는 과잉증을 발견할 수 없다고 한다. 아무리 많이 축적하여도 부작용이 없다는 말이다. 현대인들은 갇힌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니, 햇볕을 쬐는 양이 부족하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소중한 선물을 바쁘다는 핑계로 거부한다. 비타민D 부족 현상으로 주사나 약으로도 보충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바쁜 일상이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그리고 틈틈이 짬을 내어, 햇빛을 우리 몸에 받아들이자. 햇빛 중에서도 가을 햇볕이 보약이라 한다. 가을 햇볕을 한철의 보약과도 같다고 한다. 우리 몸에 좋은 보약을, 이 가을 한 첩 내려 마시자. 햇빛을 하루 20~30분만 쬐면,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비타민 D에 함유된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은 정신을 맑아지게 한다고 하니, 자신의 건강과 일의 능률을 위해서라도, 하루에 20~30분의 햇빛 받기를 실천하며 건강한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