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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4-09-07 09:29
ㆍIP: 112.xxx.120
누구세요?
누구세요? / 임정수
 
 
 
 
 
폰에 전화번호를 저장해둔다고 해서 폰이 무겁다거나 녹이 쓸진 않을테지만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나면서 귀찮기도 하고...
 
 
자주 오가는 번호같으면 매일같이 때빼고 광내서 이쁘게 치장도 할텐데...
해가 바뀌고 세월이 흘러도 숨소리 한번 내뱉질 않는 번호는 있으나마나한 번호다 싶어
2년 전부터는 매년 년말마다 불필요한 번호는 과감히 삭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고나니 폰이 한결 가볍기도 하고 마음은 고무풍선처럼 날아갈 것만 같다.
 
 
진작에 이럴걸 싶은 생각이 미련한 나의 뇌리를 깨우치고 있다니
역시 나는 좀 더 배우고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가 보다. ㅎㅎㅎ
 
 
삼,사일 전에도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인 팔월 한가위가 다가오고 해서
명절 안부 전화라고 할까 하다 한 두사람도 아니고...
 
 
그래서 늘 그렇듯 문자나 카톡으로 추석 안부 인사를 대신해야 했는데
안부 인사를 보내고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 중에 빠진 사람이 없는가 체크를 해보니
그다지 빠진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하긴,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몇이나 된다고...ㅋㅋ
 
 
나처럼 성격이 급하거나 부지런한 어떤 분(꼭 박현옥 시인님이라고 밝히진 못하겠지만...)은 일찌감치 답장이 바로 오지만
몸이 둔한만큼 생각이나 행동이 느린 사람은 조금 늦게 도착하기도 한다.
 
 
뭐, 살다보면 메아리처럼 꼭 되돌아와야 한다는 보장이라던지 그런 법은 없으니까
굳이 기다리진 않는데 어쩐지 허전한 기분은 뭐랄까...
 
 
어제밤엔 평소 전화연락도 안하고 지내면서 번호만 저장된 사람이
괜히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서 저장 공간만 축낸다 싶어 과감히 정리...
 

좀 전에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리까리 한게 알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고...
 
 
그동안 연락 못해서 미안하다고...
괜찮다고...
추석 잘 지내라고...
그래, 니도 잘 지내라고...



'어라...
그런데, 니는 또 누구세요?'
 
 
중요한건 전화를 끊고나서도 그사람이 도대체 누군지 전혀 기억에 없다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저히 생각이 안나는 것이다.
 
 
뭐가 잘못됐지?
 
 
성질 급한 내가 잘못된 것일까?
아님, 동작이 느린 니가 잘못 된 것일까?
 
 
아무렴 어때...
어차피 내후년 쯤에나 연락 한번 닿을까말까하는 사람일텐데...
이름아이콘 김주선
2014-10-01 19:03
회원사진 		그러게요  작가님! 삭제하기도 그렇고  그런 친구,   저는 삭제 하지 않았는데  전화가 걸려와서 몰라 봐서   무안했던 일이 있습니다  전번이 바뀐  친구죠 ..^^
일독 감사히 하였습니다 ..^^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4-10-03 08:40
회원사진 		《Re》김주선 님 ,
얼마전에 어떤 분에게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답니다.
십여년 전엔 자주 연락하며 지냈었는데...

아니,
작년까지만해도 그런대로 연락을 하긴 했었네요. ㅎㅎㅎ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지리산엘 가려고 한참 바쁘게 준비 중인데

마침 비까지 내리는 터라 비를 맞으며 전화를 받다보니
전화를 걸어온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른체 얼렁뚱땅 끊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고속도로를 한참 달리다 보니
그때서야 겨우 생각났던 적도 있습니다.

제가 착하고, 순진하고,
천진난만 하면서도 한 점 티없이 맑고 푸른 마음씨를 지녔기에

무엇보다도...
인간성이 기분나쁠 정도로 좋다는거...

그게 또 흠이라면 흠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알고 보면 성질 하나는 정말...더럽거든요. ㅎㅎㅎ

항상 좋다가 한번 아니다 싶으면 칼로 싹뚝~

자주 오가는 번호나 중요한 번호는 저장을 해두어도
평소에 쓰이질 않는 번호는 삭제를 해버리다 보니
아는 번호가 아니면 거의 받질 않는답니다.

귀한 걸음 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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