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복희
ㆍ작성일	2021-01-05 21:57

ㆍIP: 125.xxx.48

히말라야 ABC 등산기

1. 코스: 나야폴에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2. 동행인: 큰딸 진이와 함께
3. 산행일: 2016.10.17 ~ 2016.10.21(4박 5일)

호찌민에 사는 큰딸이 아빠 古稀 기념으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자고 지난 3월에 제의가 들어와 겁 없이 덜컹 승낙하고 말았다. 평소 걷는 것은 자신이 있기에 부담 없이 대답한 것이다.

10월 15일 호찌민에서 네팔에 직접 가는 비행기가 없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하루 자고 16일 카트만두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카트만두에 도착한 나는 엉성한 공항과 복잡한 출국 수속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팔은 공항에서 입국 비자를 발급해 줘 혼잡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자 발급이 까다롭지는 않지만, 줄을 서서 대기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택시를 타고 예약되어 있다는 호텔을 찾아가는데 겁이 나기도 했다. 택시가 모두 우리나라 모닝같이 조그마한 소형차인데 딸이 비용이 저렴한 차를 흥정해서 그런지 차가 고물차로 빽 미라가 부서져 덜거덕거리고 앞자리에 앉은 내 의자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앞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네팔의 수도라는데 도로가 곳곳이 패여 있으며 교통 신호 체계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어 불안 속에 긴장하게 했다.

20여 분이나 공포 속에 달여 온 택시가 도착한 곳은 차 한 대 겨우 드나드는 좁은 골목길로 접어들어 가더니 호텔이라고 내려놓았다. 우리네 시골의 여인숙도 이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번 매인 몸이라 피할 수도 없고 견딜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다음 날 아침 다시 포카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하여 택시를 불러 타고 시가지로 나오는데 잘 정비된 도로가 보이지 않고 모두 다 골목길이며 군데군데 패여 있었다. 그러다 조금 넓은 도로에 많은 버스가 일렬로 늘어서 있는데 이곳이 카트만두 버스 정류소란다. 딸이 일렬로 늘어선 버스 중 포카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나는 신기하고 어이가 없어 딸에게
“야, 우리가 지금 있는 곳이 네팔 수도 카트만두냐.”
“그런데, 왜 이상해”
“이곳이 버스 정류장 맞아”
“여기가 카트만두 버스 터미널이야.” 한다.
“그럼 시내 중심지는 어디야”
“호 호 호, 여기가 카트만두시가 중심지야” 한다.
아마 우리나라 60년대 군 단위 소재지 같은 풍경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를 타고 포카라로 가는데 도로가 아스팔트 포장은 되어 있는데 양쪽이 다 패여 있어 버스가 얼마나 뛰고 흔들거리는지 정신없는 상태에서 6시간 가까이 산을 넘고 또 넘어 포카라에 도착하였다.

포카라에 도착해서 보니 이곳은 국제 관광 도시라 그런지 수도라는 카트만두보다 도로와 건물들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호텔도 현대 건축물로 크고 멋져 보였다.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시가지와 페와호수 주변을 산책한 다음 딸이 지난번 왔을 때 가봤다며 한국인이 직접 운영한다는 한국인 식당을 찾아가 삼겹살과 된장찌개로 저녁 식사를 했다.

아침 8시가 조금 지나 다시 호텔에서 소개해준 포터 두 사람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다시 택시를 타고 나야폴로 이동하였다. 네팔의 택시는 소형택시로 작은 차에 커다란 배낭 두 개를 실고 네 사람이 타니 뒤에 탄 사람들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는 딸의 배려로 그나마 앞자리에 않자 다행이었으며 어제 카트만두 택시 같은 공포는 없었으나 이번 차도 거기가 거기였다. 패여 나간 도로를 제 마음대로 달리며 중앙선도 표시가 없는 도로를 마음대로 추월해 가는데 가슴이 쿵더쿵쿵더쿵했다. 처음에는 불안해 떨었으나 ‘에라 모르겠다. 죽어도 별수 없지’ 하는 마음을 가지니 마음이 가벼워해 젖다.

포카라에서 한 시간 남짓 달여 나야폴에 도착하자 본격 트레킹이 시작되나 보다 생각하고 등산화 끈을 단단히 조여 매고 산행을 시작하려 하는데 딸과 포터가 무어라고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더니 다시 지프를 타잔다. 이유는 우리의 트레킹 목적지가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라고 하니까 5박 6일 가지고는 절대 갈 수가 없다며 푼힐 코스를 권하는데 딸이 다녀왔다고 안 된다고 하자 일정을 줄이기 위하여 사우리바자르까지 차로 이동한다는 것이란다. 그리고 나야폴에서 히말라야 산을 들어가려면 또다시 비자를 발급받고 여권에 확인 도장을 받아야 한단다. 딸과 포터가 수속을 받으러 갔을 때 나는 차창 밖을 내다보니 한글로 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신기하게 느껴져 읽어 보니 【쉬리비레탄티 세컨더리 초등학교】로 엄홍길 대장이 히말라야 8,000m 등정에 도움을 준 네팔인과 셰르파 자녀를 위해 세운 학교라는 홍보 안내판이었다. 나도 모르게 내가 한국인이란 자부심이 느껴왔다. 등산 수속이 끝나고 지프로 이동하다 보니 차를 타고 온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가 비포장에다 그늘이 없는 신작로라 먼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먼 곳까지 와서 남의 나라 먼지까지 마시고 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우리바자르에 11시경 도착하여 본격적으로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70세 늙은이라 젊은 층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걸었다. 원래 매일 만 보 이상 걷기를 시작한 지가 3년이란 세월이 지나 지난 8월 지리산 대원사에서 천왕봉까지 혼자 산행을 하는데 별로 무리 없이 마친 경험도 있어 그리 뒤처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빨리는 걷지 못하지만 쉬지 않는 꾸준히 걷는 데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우리 일행들과 같이 걷는 것을 포기하였다. 그래서 딸에게
“진아, 너는 포터와 같이 걸어”
“왜, 아빠랑 같이 걸을 깨”
“나는 걸음이 느리니까 천천히 걸을 거야!”
“괜찮아, 나도 천천히 걸으면 되니까?”
“그게 아니라 너랑 같이 걸으면 내가 무리가 가니까 내 걸음 속도를 맞춰서 걸으려고 그래” 그래서 딸은 포터들과 이야기하면서 걷고 나는 혼자 내 걸음 속도대로 걸었다. 이렇게 해서 처음부터 산행은 나 혼자 걷게 되었다. 나는 그들이 쉴 때 걸어야 보조를 맞출 수 있기에 먼저 출발하고 그들이 따라오면 앞세우는 형태로 산행이 끝날 때까지 계속하다 보니 딸하고 이야기할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40여 분 걸었을까? 내 허리에 찬 만보기가 3,000의 숫자가 찍혀 있었다. 점심을 먹자고 하여 쉬는 곳이 어디인가 살펴보니 난두룩이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딸과 포터가 오늘 저녁 숙소 문제를 상의하는 모양이다. 5박 6일에 산행을 끝내려면 오늘 촘롬까지 가야 하는데 촘롬은 숙소가 없어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만약 거기까지 가지 못하면 예약 취소 대금을 물어야 한단다. 이 녀석들이 내 머리가 하얀 백발이고 40대 초반 젊은 여자와 둘이 산행을 하니까 만만하게 보이는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돈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두고 보자고 했다. 영어를 할 줄 모르니 답답했다.

점심 먹는 동안에 옆 좌석에 앉은 한국인 두 사람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들은 나와 딸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우리말로
“한국에서 오셨습니까?” 하고 물어 와 나는 이국에서 한국 사람을 만난 반가움에
“어, 한국에서 오셨어요?” 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한국 어디서 오셨습니까?”
“천안에서 왔는데요. 사장님들은 어디서 오셨습니까?”
“우리는 공주에서 왔습니다.”
“그래요. 정말 반갑습니다.”
“천안에는 여기 박 사장님의 자제가 대학교수로 있는데--”
“아~ 그러세요.” 이렇게 해서 우리는 금방 친하게 되었다. 그들은 내가 사는 천안의 옆 동네인 공주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포터가 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돈은 절대 맡기지 말고 촌롬에는 숙소가 많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란다. 그리고 오늘 촘롬까지 간다고 하자 내 나이를 물어 와, 이제 막 70이라고 하자 무리라며 지누단다 까지만 가라고 권했다.

딸에게 돈을 맡기지 말라고 당부하고 주변을 감상하면서 쉬지 않고 한들한들 꾸준하게 걷기 시작하였다. 딸과 포터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걷는 내 걸음은 결코 그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걸음이었다. 2시간 반쯤 걸었을까? 지누단다(1,780m)에 도착하니 오후 3시경이 되었다. 집에서 사전에 인터넷을 검색했을 때 히말라야 트레킹에서는 오후 3시 정도면 산행을 중지하고 일찍 쉬어야 다음날 지장이 없다는 것이 떠오르자 갑자기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 일행은 다음 쉼터인 촘롬(2170m)까지 가야 한단다. 지누단다에서 촘롬까지는 잘은 모르지만 언 듯 살펴보니 설악산 소청봉에서 쉬운각으로 내려오는 코스보다 더 가팔라 보였으며 거리가 멀어 보였다. 물 한 모금 마시고 까드락까드락 오르기 시작하였다. 포토의 말로는 두 시간이 걸린다는데 잘 해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난 8월 지리산 대원사계곡에서부터 중봉을 거쳐 천왕봉을 오르던 생각을 하니 이곳은 그보다 힘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르고 또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고산병이 올까 봐 가뜩이나 차오르는 호흡을 신호흡법으로 조절하면서 걸었다. 이렇게 혼자 오르는 도중에 50, 60대 한국 아줌마들이 골짝에 하야케 핀 고마니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수다를 떨면서 내려오는 일행을 만나 나는 한국말에 반가워 왈
"꽃보다 아름다운 분들이시고 만 그 꽃이 뭐가 아름답습니까?"라고 말을 걸자 쾌나 반가운지 내 하얀 머리를 보고
"어머나 누구랑 같이 오셨습니까?" 한다.
"딸과 둘이 왔습니다." 하니
"세상에 불어 워라 역시 딸이 최고야" 하면서 인사를 하면서 내려간다.

힘이 들어 보여서 그런가? 시간은 어두워질 시간이 아닌데 어두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원주민 젊은 친구가 올라오다 내 흰머리를 보고 감탄을 하며 나이를 묻는다. 영어를 모르는 나는 Age라는 단어가 떠올라 나이를 묻는구나 생각하고
“Seventy”라고 대답하자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원더풀, 원더풀” 하면서 앞질러 올라간다. 그러고 조금 뒤에 원주민이 당나귀에 자기 부인인지 여자를 태우고 올라오는 사람이 있어 좁은 길을 비켜주려고 10m 정도 빠르게 움직였는데 갑자기 숨이 차기 시작했다. 이곳은 해발 2,000m 정도였는데 혹시 고산병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겁이 났다.

촘륨 산장에 도착해서 보니 지누단다에서 한 시간 반에 올라왔지만 숨이 턱 밑까지 찾으며 머리가 띵하여 고산병인 것 같아 겁이 낮다. 숙소에 들어서자 방에 냉기가 가득했다. 체면이고 뭐고 필요 없이 엉터리 샤워장에 들어가 얼굴과 발에 물만 뭍이고 따뜻한 겨울옷으로 갈아입으니 좀 살 것 같았다. 저녁을 먹으며 맥주에 준비해온 양주를 한잔 타서 마시니 추위도 가시고 몸도 따뜻해졌다. 우리가 묶은 산장 주인은 동대문 시장에 있는 식당에서 3년을 일하다 온 사람이라고 하면서 아는 체하며 다가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식당 주인에게 3개월 치 품삯을 받지 못했지만 거기서 벌어 온 돈으로 여기에 산장을 꾸렸다는 것이다. 딸을 주인과 포터랑 이야기하게 놔두고 나는 먼저 숙소에 들어와 잠자리에 들었다.

산행 2일 차는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촘롬에서 산행 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여권을 맡긴 다음 들여보내 주었다. 나는 혼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고산지대에 있는 마을을 거치고 다리를 건너 고개를 오르고 내려가며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만끽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쉬지 않고 까드락거리며 걷는 내 걸음은 결코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지는 않는 걸음이었다. 걷는 동안 시누와에서 만난 검으면서도 커다란 소 떼의 눈치를 보면서 피해 걷기도 하고 수없이 많은 양 떼도 구경하면서 각국에서 온 수많은 사람들과 스치면서 주고받은 인사가 인상 깊었다. 많은 사람이 나에게 건네는 인사말은 네팔 말이나 영어로 하였지만, 간혹 우리말로 인사하는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머리가 하얀 내가 이 큰 산을 트레킹 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나는 그들과 인사할 때 처음에는 영어로 하다 우리말로 하기로 하였다. 상대방이 영어나 네팔말로 인사를 하도 나는 꼭
"안녕하세요?"라고 답하였다. 그것은 나만의 고집이요, 우리말을 보급하자는 의미도 있다. 하긴 해외여행 중에 가이드가 기사에게 그 나라 말로 인사를 하라고 가르쳐 주면 나는
"기사에게 우리말을 가르쳐주세요. 내 돈 주고 왔는데 왜 내가 이 나라 말을 써야 하나요."라고 하면서 기사들에게 아침저녁으로 인사할 때 꼭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나의 인사법이었다. 이렇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하다 보면 동양계 사람 중 중국인인가? 일본인인가? 아니면 한국인인가? 잘 구분이 안 될 때 한국인을 만나면 반가워서 다시 한번 더 바라보며 인사를 한다. 그리고 원주민들도 우리 인사말을 알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며 웃어주는 친구도 제법 만났다.

모든 잡념을 털어버리고 혼자만의 행복 속에 도취하여 걷고 있으면 간혹 서양의 건강한 젊은이들이 나를 앞지르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사람은 꾸준한 나의 걸음 속도에 뒤쳐 젖다. 우리 포터는 나만 보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웃으면서
"천천히"
"천천히"라고 말을 한다. 아마 내가 지쳐 쓰러질까 봐 걱정인가? 아니면 짐을 메고 가는 저희들이 힘들어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밤부에서 점심을 먹는데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 생강차 한잔과 수프 한 공기로 때우고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비닐 비옷을 배낭 위에 씌우고 우산을 받고 걷는데 빗방울이 점점 굵어져 소나기로 생각하고 금방 그칠 줄 알았는데 쉽게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다. 비를 맞으며 걷다 보니 중국 사람 같은데 아시아계통의 50대 두 사람과 아가씨 둘이 비옷을 준비하지 못했는지 비를 맞고 걸으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으나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나는 얇은 비닉 비옷으로 배낭을 씌우고 자그마한 우산을 받고 가니 이슬비보다 조금 더 굵은 비는 그리 걱정이 되지 않았으며 울창한 숲길 속을 우산을 받고 혼자 여유롭게 걷는 내 모습이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 먹을 때 포터가 오늘 저녁 숙소가 히말라야라는데 잠자리가 딱 두 자리 남았다고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고 했었다. 앞으로는 방 하나에 네 사람이 사용하며 샤워는 그만두고 발도 닭을 물이 없단다. 쉽게 말해 이제부터는 고산지대라 물이 귀하여 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를 맞고 5시경 숙소에 도착해 먼저 도착한 딸이 안내해 주는 방으로 들어가 보니 기가 막히었다. 2, 3평 남짓한 곳에 침대가 네 개가 들어 있는데 세 개가 초로로 있고 하나는 출입구 쪽 다른 침대 발끝에 놓여 있다. 그리고 좁아서 가까스로 문을 여닫을 수 있었으며 배낭 놀 자리가 마땅찮아 창틀에 올려놓는 비좁은 방이었다. 내가 사용하는 숙소에는 영국에서 왔다는 20대 아가씨 두 사람과 딸이 사용하는 곳에서 혼자 끼어 자는 신세가 되었다.

어제도 느꼈지만 이곳 기후가 낮에는 25도 정도로 따뜻하여 얇은 옷을 입고 트레킹을 하는데 해만 지면 갑자기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져 오리털 잠바를 입어야 했다. 비를 맞아 옷이 축축하게 젖은 나는 기온이 떨어지자 체면을 차릴 처지가 못 되었다. 젖은 옷을 갈아입을 곳이 마땅찮아 아가씨들에게 뒤로 돌아보라 하고 따뜻한 털옷으로 갈아입고 침낭 속에 들어가니 추웠던 몸이 좀 풀려나갔다. 영국에서 온 아가씨들은 침낭이 준비되지 않았는지 한참 동안 추위에 발발 떨다 산장에서 제공하는 이불이 오자 그 속으로 들어갔다. 몸이 풀리자 저녁을 먹는데 옆 좌석에 앉은 사람이 손꼬락으로 음식을 먹는 모습이 보이자 갑자기 비위가 상해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딸에게
“애, 나는 밥을 먹지 않을 테니까 시키지 마라” 했더니
“왜, 어디 안 좋아”
“그게 아니라 갑자기 비위가 상하네.” 했더니
“아빠, 우리가 음식을 시키지 않으면 포터가 굶어야 해” 한다. 우리가 음식을 시켜야 포터들의 음식이 나온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봤는데 잊혔다. 그래서
“그럼 내 것을 시켜서 네가 먹어라. 그리고 나는 가볍게 시켜서 먹을 테니까” 하면서 점심과 같이 수프에다 생강차 한 잔 그리고 맥주에 양주를 넣어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원래 여행을 나오면 잠을 잘 자지 못했는데 어제도 그랬지만 이곳에 와서는 피곤해서 그런지, 아니면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침대에 눕기만 하면 잠이 들었다.

산행 3일 차,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날씨가 언제 비가 왔냐고 싹 개어 있었다. 방에서 나와 내가 잔 숙소의 주변을 돌아보니 앞뒤가 험한 바위 절벽으로 되어있는 계곡에 있었다. 고개를 들과 위를 쳐다보니 산장 앞산 바위 절벽과 뒤쪽 바위 절벽이 V자 형태로 그사이에 보이는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 별들이 초롱초롱하게 보였다. 영국 아가씨들은 다섯 시에 아침도 먹지 않고 산행을 시작한다고 나갔다. 산행에 초보자들인지 침낭 준비를 하지 않아 비 맞은 몸으로 산장에 들어왔는데 산장에서 이불을 늦게 가져다줘 이불이 올 때까지 추위에 떤 기억은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여덟 시에 다시 산행이 시작되었다. 이곳부터는 고산 지대라 그런지 어제와 같이 산행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아마 중도에서 포기한 것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계획이 없었는지 알 수는 없었다. 이곳은 해발 2,920m니 대부분 사람이 밤부 정도에서 되돌아가는지 히말라야는 산장도 숙소가 별로 없었다. 히말라야에서 해발 3,230m인 데우랄리까지 가는데 산행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몸도 가볍고 주변의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이색적인 자연환경에 와 있다는 것을 기분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이 간혹 눈에 띄었지만, 주변의 경치와 하늘의 색깔이 너무나 아름다워 이쪽, 저쪽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느라 걸음이 느려 젖으며 사진 찍는데 정신이 없었다. 딸도 자연에 도취해 걸음 속도가 늦어 젖다.

처음에는 오늘 일정을 점심은 데우랄리에서 먹고 숙소는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3,700m)에서 자기로 하였다.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것은 내가 늙어 무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힘들어하지 않고 산을 오르는 나와 딸의 등산 실력에 탄복했다. 나는 평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만 오천 보 이상 걷기를 하는 사람이고 딸은 매일 테니스에 검도 유단자니, 외모는 둘 다 깡마른 체격이나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라 걷기만 하는 이런 길은 그리 힘들이지 않고 걷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일정을 바꾸어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에다 숙소를 정하고 점심을 먹은 다음 ABC를 다녀오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들이 하자는 대로 하기로 한 것이다.

데우랄리까지 오는 동안 아름다운 경치에 흠뻑 빠져 있었다. KBS 다큐멘터리에서 네팔의 히말라야 트레킹을 방영해 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스태프진이 촬영한 종착지가 데우랄리 였다. 그 너머는 눈이 와서 통제하여 더 오를 수가 없으며 이곳으로 가면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가 나온다며 아쉬워하는 장면을 생각하면서 나는 데우랄리를 거처 MBC를 향하여 걷는데 좀처럼 거리가 줄어들지 않았다. 저기가 MBC인가? 아니면 저 고개 너머에 MBC가 있는가? 하면서 걷는데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딸과 포터는 내 앞을 지나간 지가 쾌 되었으며 어디쯤 가고 있는지 골짝을 돌고 돌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아침에 출발할 때 그 좋은 날씨가 11시쯤이 되자 하늘이라고는 양팔을 벌린 만큼 골짜기 위로 보이는데 구름이 갑자기 몰려와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어둠침침한 날씨로 변하였다. 정신은 맑은데 몸은 지쳐있는지 허리가 잘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았다. 먹은 것이 부족해서 그런가? 아니면 물을 적게 마셔서 그런가? 각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이번 트레킹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먹을 것은 물에 탄 홍삼에기스 뿐이 없었다. 나는 걸으면서 목이 타면 홍삼 물로 목을 조금씩 축이고 있었다. 평소 물도 싫어하고 군것질을 싫어하여 흔한 알사탕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먹은 것이라고는 음식에 비위가 상해 생강차 한잔과 수프 한 공기로 버티었으니 몸이 지쳐갈 만했다. 아침에 출발할 때 그 좋은 날씨가 11시쯤이 되자 하늘이라고는 양팔을 벌린 만큼 골짜기 위로 보이는데 구름이 갑자기 몰려와 곧 비가 내릴 것같이 어둠침침한 날씨로 변하였다.

정신은 맑은데 몸이 지쳐있는지 허리가 잘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았다. 먹은 것이 부족해서 그런가? 아니면 물을 적게 마셔서 그런가? 각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이번 트레킹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먹을 것은 물에 탄 홍삼에기스 뿐이 없었다. 나는 걸으면서 목이 타면 홍삼 물로 목을 조금씩 축이고 있었다. 평소 물도 싫어하고 군것질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흔한 알사탕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먹은 것이라고는 음식에 비위가 상해 생강차 한잔과 수프 한 공기로 버티었으니 몸이 지쳐갈 만했다. 딸에게 전화하려고 핸드폰을 꺼내 통화를 하려고 하자 언제부터인지 이곳은 핸드폰이 통하지 않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못되어도 누구에게 연락할 수 없는 곳에 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고전하면서 MBC에 도착했을 때는 더 걷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왜 숙소를 제일 위쪽에다 정했나 원망스러울 정도로 지쳐 있었다. 점심을 먹는 둥 만 둥 하고 딸이 ABC를 가자고 하는데 혼자 갔다 오라고 하고 숙소로 들어와 누워 버렸다.

원래 계획은 여기다 숙소를 정하고 ABC를 다녀온 다음 내일은 일찍 하산하기로 했는데 나는 포기한 것이다. 이곳 숙소는 마지막에 잡은 숙소라 그런지 침침하고 잠자리가 부족하다며 포터와 같이 자는 창고만도 못한 후진 숙소였다. 그러다 보니 히말라야 숙소와 반대로 남자 세 사람 속에 딸이 혼자 자는 신세가 되었다. 딸은 포터 한사람과 ABC로 향하고 나는 침낭 속에서 한 시간 정도 잠을 잤나 눈을 떠보니 정신이 말짱하고 몸이 가뿐하게 풀어져 있었다. 인터넷에서 이곳은 공기가 좋아 아무리 피곤해도 한 시간만 쉬고 나면 풀린다고 하더니 정말인 모양이다.

내가 눈을 뜨자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포터는 밖으로 구경하러 가잔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MBC 주변을 산책하는데 올라올 때 끼었던 구름은 어디로 갔나 없고 올라오던 골짜기와 ABC로 올라가는 곳만 터져있고 바위산으로 벽을 두른 함박만한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진한 푸른색으로 보였다. 그리고 공기가 얼마나 맑은지 표현할 수 없었으며 머릿속은 텅 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조차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무아의 세계로 들어와 버렸다. 이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이 맑은 공기를 가지고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하는 욕심이 생겼다. 그동안 다녀본 지리산 천왕봉이나 설악산 대청봉 공기는 비교가 안 되는 공기였다. 포터는 나를 즐겁게 해 주려고 안나푸르나 남 봉과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주면서 빙하로 뒤덮인 삼각 칼날 같은 마차푸차레 모습과 웅장한 안나푸르나 남 봉을 가르치며
“원더풀”
“뷰티풀”을 외쳐 댔다. 이렇게 자연에 넋을 잃고 있다 갑자기 집사람 생각이 떠올라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려고 꺼내다 이곳은 인간의 기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아쉬움을 느꼈다. 그때 생쥐 한 마리가 바위 틈새로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참 신기한 동물이다. 이 험하고 추운 곳에서 어떻게 살아남아 있을까? 생쥐가 신비롭게 생각되었다.

포터와 주변을 산책하며 자연을 즐기고 있는데 우연히 50대로 되어 보이는 한국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도 MBC에다 숙소를 정하고 혼자 산책을 나왔단다. 이야기를 나눠 보니 고등학교에서 영어 교사를 하다 그만두고 스님이 되었다며 자주 가이드 없이 해외 나들이를 한단다. 얼마나 자유로운 영혼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두 사람은 말 몇 마디에 아주 오래된 친구같이 친해져 종교 이야기, 지진 이야기 등 한참을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얼마나 흘러갔나 딸아이가 돌아왔다.

4일 차 새벽 다섯 시가 되자 밖에서 사람 발소리가 들렸다. 나도 잠이 오지 않아 다섯 시 반쯤 옷을 입고 나와 보니 어제와는 달리 너무나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몸도 가볍고 어제 가보지 못한 ABC가 생각났다. 아침 해를 보는 것이 ABC에서 보는 것과 MBC에서 보는 것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갯마루 하나만 더 올라가서 보자고 하면서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런 나를 보고 딸이 뒤에 따라서 온다고 하여 혼자 으쓱 으쓱한 한기를 이겨가며 천천히 ABC를 향하여 오르기 시작하였다. 내가 머문 곳이 해발 3,700m이니 이왕 온 것 4,000m는 올라가야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될 것 같아 계속 오르기 시작하였다.

어제 데우랄리에서 MBC까지 오르는 데는 지쳐서 그랬는지 상당이 가파르다고 생각했는데 MBC에서 ABC를 오르는 데는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좋았다. 눈앞에 보이는 능선을 오르고 나면 또 능선이 나오고, 금방 눈앞에 ABC가 나타날 것 같은데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 뒤를 돌아보니 딸아이가 저만큼 뒤에 나타나 걸어오고 있다.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펼쳐지는 안나푸르나 남 봉 설경을 핸드폰에 담고 또 담아 본다. 구름 하나 없이 맑은 하늘에 너무나 아름다움을 시기하나 갑자기 한쪽에서 안개구름이 나타나더니 조금씩 가려져 혹시나 다 가려질까 봐 열심히 핸드폰에 영상을 담아 보았다. 딸아이가 빨리 와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 줬으면 하는데 나타나지 않아 혼자 셀카로 찍어보니 마음에 들지 않아 지워 버리고 또 걷고 걷었다. 이렇게 올라가고 있는데 내려오는 사람이 나타나 사진 한 장 부탁드렸다. 그러다 또 오르니 저만치에 ABC가 눈에 들어온다. 또다시 내려오는 사람에게 사진 한 장 부탁드리며 그의 모습도 한 장 담아 본다. 그렇게 걷다 보니 ABC에 다 왔는데 어제 저녁때 만난 스님이 언제 올라갔는지 내려오면서 인사를 하여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에게 또 한 장의 사진을 부탁했다.

내가 MBC에서 내려 온 것은 9시가 다 되어서 왔다. 딸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아침을 생강차 한잔에 토스트에다 꿀을 발라 한쪽 먹고 하산을 시작하였다. 오를 때 그리 힘들더니 내려오는 발걸음은 매우 빠르게 움직였다. 돌아간다는 기쁨에서 몸이 가벼워진 모양이다. 마음에 여유가 생겨 콧노래를 부르며 경쾌하게 걸었다. 아마 아침에 본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 봉우리의 기운이 내 몸에 뻗친 모양이다. 올라갈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힘차게 흐르는 빙하수 냇물도 사진에 담아보며 간간이 만나는 사람에게도 인사가 가볍게 나왔다. 도반에서 점심을 먹는데 나는 수프 하나로 때웠다.

아침에 토스트를 먹었는데 토스트에 버터를 얼마나 발랐는지 기름이 줄줄 흘러 억지로 먹은 것이 속을 버렸나 설사를 했다. 아침도 시원찮은 데다 점심까지 거르다 보니 오후에는 힘이 들었다. 그리고 시누이에다 숙소를 잡은 것이 무리였다. 이틀 올라간 곳을 하루에 내려오는 모양새가 되었으니 지칠 수뿐이 없었다. 더구나 올라 올 때는 몰랐는데 밤부에서 시누아를 오는데 오르는 계단이 몇백인지 오르고 또 올라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계단이 천개도 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 많은 계단을 올 때는 왜 몰랐을까? 생각하니 정신무장에서 나타난 모양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누이에 도착했을 때는 상당이 지친 몸이었으나 이곳은 침실이 침대가 두 개라 딸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를 맞이할 수가 있었으며 따뜻한 물로 발도 닦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핸드폰이 터져 집에다 전화도 하고 문자도 날렸다.

5일 차 아침을 먹고 힘차게 하산하기 시작했다. 말이 하산이지 시누와에서 촌롬까지는 골짝을 내려갔다 다시 오르는 험난한 고갯길이 있으며 촘롬에서 지누단다까지의 급경사 내리막과 다시 오르는 길들은 절대 만만치가 않았다. 딸과 포터는 오늘 일찍 지누단다에 들어가 온천에서 푹 쉬고 몸을 회복한 다음 내려가자고 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산에 오르면서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고 생강차 한잔과 수프 한 공기에다 양주를 칼테일 한 맥주 한 통으로 버티었으니 몸이 축날 때로 축났다. 그래서 빨리 포카라로 돌아가 한식을 실컷 먹고 잠이나 자야겠다는 생각에 점심도 하지 않고 걸음을 재촉하여 오후 3시쯤 사우리바자르까지 내려와 택시를 타고 포카라 호텔로 들어왔다.

오는 도중 택시 기사가 얼마나 난폭운전을 하는지 내 간이 콩알만 해진 것 같다. 차도 낡은 소형차에 도로는 다 패였는데 틈만 있으면 추월이라 사고 없이 온 것이 기적이었다. 다시는 이런 차는 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아마 운임을 깎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운전이었다. 갈 때는 좀 살살 가라고 잔소리를 했는데 올 때는 그런 잔소리도 하기 싫어 놔뒀더니 제 마음대로 달렸다.

포터가 6박 7일에도 어렵다는 코스를 5박 6일 잡고 트레킹에 나섰는데 4박 5일 만에 맡치고 온 것이다. 원래 트레킹을 마치고 포카라에서 하루 쉬고 카트만두에서 하루 쉬기로 되어 있었는데 일정을 조정하여 포카라에서만 3일간 푹 쉬며 페와 호수를 산책하면서 몸을 추슬렀다. 그리고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올 때 6시간씩이나 걸리는 버스를 타고 왔는데 갈 때는 비행기를 이용하여 30분 만에 카트만두로 돌아왔다.

포카라에서 칸트만두로 가는 비행기는 30인승 소형 비행기로 약 30여 분 걸렸다. 그리고 비행기가 소형이라 누구나 비행기에서 창밖을 내다볼 수가 있어 좋았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눈이 덮인 히말라야산맥이 너무 아름다웠으며 넋 놓고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 봉우리를 바라보다 보니 꼭 꿈속에서 헤매다 깨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다시 한번 더 도전해 보고 싶은데 이제는 기회가 영영 없을 것 같았다. 그저 마음속으로 ‘딸아 고맙다. 아비를 젊게 해 줘서’ 생각하며 창 너머로 보이는 길게 늘어선 히말라야 산맥에 시선을 응시한 채 무념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대수 2021-01-06 15:04	김복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칠순의 연세에 동네 산도 아니고 히말라야를 다녀오셨다니 참 놀랍습니다. 따님은 더 대단하시네요. 산중에서 좋은 분들도 만나시고 평생 기억에 남을 참 멋진 산행을 하셨습니다. 걷기에는 자신이 있으시다니 꾸준히 관리 하셔서 좋은 산행 많이 하셨으면 합니다. 그래도 항상 안전산행을 당부드립니다. 신축년 해가 시작되고 소한도 지났습니다. 코로나19가 여전하고 추위도 매섭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김복희 2021-01-06 20:41	《Re》정대수 님 , 정대수 작가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날 허리를 다처 척추 수술 후 척추 신경을 강화하기 위해 걷기 시작한 것이 재미를 붙여 노년의 인생목표로 일억 보 걷기로 정하여 실처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매일 만 보 이상 걷기를 8년째 하고 보니 걷는 것은 자신이 생겨 지금은 동해안에 있는 해파랑 50코스에 도전하여 한달에 두번씩 트레킹을 하고 있답니다. 노년의 건강 운동은 걷는 것이 최고인 것 같아 자랑해 봅니다. 오늘도 추위와 상관없이 새벽 만 삼천 보, 오후 만 삼천 보 도합 이만 육천 보를 걸어 보았지요. 감사합니다.

정찬열 2021-01-07 07:32	김복희 작가님 진짜 존경 스럽 습니다. 丁亥生인 것 같으니 己丑生인 저보다 두 살 이나 年輩 이신데 더욱 젊을 때도 아닌 古稀의 연세에 TV 에 서나 보았던 히말리아를 그것도 6박 7일 일정을 가야 한다는 곳을 4박 5일에 다녀 오셨다니 존경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빠를 달은 딸 역시 산행을 대단히 좋아하는 군요 부전자전 이 아닌 父傳女傳의 따님 이신가 봅니다. 듣기로는 호치민도 프랑스의 지배를 받고 살아 그때의 건축물과 오늘날 높은 건축물로 관광지로 좋은 곳이라는 데 저는 베트남 전선에 청룡 부대로 다낭 이나 호이안 을 보았지만 호치민은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따님이 호치민에 사신다니 베트남 이나 그 주변은 관광이야 즐기셨군요 아무튼 4,000m 알프스를 다녀오신 산행기 단숨에 잘 보았습니다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져 오늘 아침 이곳 광주에도 10cm가 넘는 눈에 칼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입니다. 신축년 새해 만사형통 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김복희 2021-01-09 20:52	《정찬열 작가님 안영하세요.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己丑生이 월남전에 참가하셨다면 마지막 참전용사들로 철수직전에 다녀온 모양이네요. 내는 야공단 소속으로 베트남에 가려고 돈까지 써봣지만 못가고 말았지요. 우리 공병은 비전투병력이라 경쟁이 치열했답니다. 딸 덕에 베트남은 다 다녀봤지요. 작가님이 근무했던 다낭과 호이안은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지요. 지금쯤 다낭에 있는 한강주변은 몰라보게 달라젖으리라 생각됩니다. 한국인의 투자자들도 쾌나 몰려들고 있지요. 그리고 북부에 있는 샤파는 한번 가볼만 합니다. 하노이에서 침대기차나 침대버스를 이용하는데 자연환경이 오염되지 않아 휴양 관광지로 가 볼만합니다. 아무쪼록 건강관리 잘 하시어 군에서 근무했던 나낭과 호이안에 꼭 한번 다녀오시기를 바랍니다. 아마 새로운 세계를 만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도연 2021-01-12 11:23	김복희 작가님 정말 대단 하십니다 . 대자연의 위대한 정기를 한꺼번에 품고 오셨군요 저는 기껏해야 영화 한 장면을 보고 히말라야를 꿈꾸며 감동을 받아 글 몇자를 적었는데 작가님은 몸소 몸으로 마음으로 모든 것을 체험하고 오시고 좋은 글로 생생하게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 주시고 정말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앞으로도 건강 관리 잘하셔서 좋은 산 많이 다니시고 향기나는 글 많이 집필 하시어 독자들의 사랑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미완성 1

귀싸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