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복희
ㆍ작성일	2020-09-07 18:26

ㆍIP: 175.xxx.146

뒤태

뒤 태

참 아름답기도 하네!
이른 아침 산책길에 집으로 들어서는 아파트 담장 길을 따라 들어오는 데 검은 바바리코트를 입은 아가씨가 옆을 스치며 지나간다. 언 듯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집사람이 시집왔을 때 처음 보았던 모습같이 느껴 젖다. 뒷모습에 나타난 생머리나 바바리코트에 감춰진 몸매나 다리맵시가 어쩌면 저리도 똑같을까?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일자 걸음을 걷는 모습마저도 똑같다고 생각하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집사람에게 보여줘야지 하면서 저 멀리 지나간 아가씨의 뒷모습을 겁도 없이 즘으로 당겨 아무도 모르게 실례를 해 본다.
아름다운 모습도 한때이듯 인생의 삶도 한때인 모양이다. 바로 엊그제 같은 지난날들이 이제는 까마득한 옛날의 추억으로 변한 것이 아닌가? 젊은 시절 '너는 늙지 않을 것 같지?' 하던 어른들의 말이 이제는 내 말이 된 것이다. 그와 같은 젊은 시절 내 모습은 어떠했을까? 스스로 지난날을 되돌아보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인생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매스컴에서 떠드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듣다 보면 매스꺼움이 목까지 차오를 때가 자주 있다. 어쩌면 사람이 그리 없어 저런 비양심적인 사람을 국민의 대표자로 뽑아 줬을까? 하는 의문과 그런 사람을 뽑아주고 뒤에서 흉이나 보는 우리네 국민이나 시민은 어떤 수준의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해 봤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1960대 대학을 다닐 때부터 줄 곳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었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우리 사회가 학력 수준이 낮고 주민들의 의식 수준이 낮아 먹고 살기 위하여 그랬을 것이라고 이해하려 했으며, 나라가 발전하고 세월이 가면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할 때 쉽게 의식 변화가 올 줄 알았는데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니 늘 쳇바퀴가 돈 형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TV에서 전직 대통령의 재판 중계를 듣다 보니 다 알고 있던 이야기지만 뒷맛이 더 씁쓸하며 내가 살아온 사회가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 내 인간들은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라는 것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고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 하여, 우리 사람을 인간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다시 말해 혼자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인간인데 내가 사는 사회 사람들은 자기만을 위해 사는 고집스러운 이기주의적인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그 심리를 이용하여 양심적이고 유능한 정치인보다 지연이나 학연 및 혈연을 이용하는 약삭빠른 사람이 판을 치는 후진국 선거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돈다. 어느 지역은 어느 당에 들어가야 만이 당선되는 악연이 벌써 몇십 년이 되풀이되는 이유가 무엇이며 도대체 언제 고쳐질까 하는 아쉬움이 서린다.
이를 근본적으로 지적하자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바르고 정직한 국민의 대표 선출을 국민 스스로가 포기해서 나타나는 일들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작은 나의 이해관계로 더욱 큰 민족이나 국가의 이익을 생각하지 못하는 우리의 민도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국민의 대표라고 하는 의원이란 사람들도 자기 스스로가 국가의 한 기관이라는 인식을 갖지 못하고 자기가 속한 정당의 힘 있는 사람 눈치나 살피면서 자기의 소신을 펴지 못하고 힘 있는 사람에게 좌우되다 보니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기보다는 자기 이익만 챙기는 정치를 하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람들의 버릇을 고쳐주는 방법이 선거인데 선거에서는 주민들이 더욱 크고 깊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조그마한 자신의 이익에 눈이 멀어 지연이나 학연 및 혈연에 얽매이다 보니 계속 반복되는 현상이 아니겠는가?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의 대명사로 알려진 영국이나 미국을 보면 어느 정당이 실정을 하면 다음 선거에서 가차 없이 바꿔 버리니 정치인들이 소신으로 책임 정치를 하는데 우리나라는 과거에 어떤 범죄나 잘못이 있더라도 지난날 것은 잊어버리고 그를 또다시 뽑아주니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죽하면 우리 민족을 ‘냄비 근성이 있는 민족’이라는 비유까지 나왔으며 과거를 잘 잊어버린다는 비아냥거리는 말까지 존재하게 되었을까? 하는 서글픈 마음이 가슴에 서린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사람은 뒷모습이 깨끗해야 오래오래 기억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이 전쟁에서 사망에 이르렀으니 뒤끝이 없어 두고두고 칭송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닐는지? 그런가 하면 류관순 열사나 안중근 의사 또는 김구 선생 같은 분들이 늦게까지 살아 있었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가 그분들을 칭송하는 것은 그분들의 뒷모습이 오로지 국가를 위하여 헌신하다가 돌아가신 분들이라 뒤가 없어 깨끗하고 아름답게 느껴져 더 추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선수도 전성기에 은퇴하면 많은 사람이 아쉬워하며 오랫동안 기억하는데 은퇴 시기를 놓쳐 쇠퇴할 때 은퇴하면 사람들에게 전성기 모습은 사라지고 쇠퇴할 때 모습만 기억에 남아 전성기의 화려했던 모습보다 은퇴할 때의 초라한 모습들만 기억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오는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잘하던 선수도 세월 앞에서는 무너지게 되어 있는데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허덕이는 추한 모습을 보여주면 전성기 명예까지 자연스레 묻혀들어가는 것이 세상사인 모양이다.
멋지게 차려입고 젊음을 만끽하며 당당히 걷는 저 아름다운 여성분의 모습에 집사람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되새겨 보면서 앞으로 남은 내 인생도 추한 모습 보이지 말고 나 스스로 나를 관리하여 아직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아름다운 내 모습을 간직한 채 조용히 살다 가야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정대수

2020-09-07 22:36

김복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참 반갑습니다.
뒤태라는 작품을 접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뒤태가 아름다워야 되는데...
좋은 작품으로 자주 만나뵙게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코로나19와 연이은 태풍에 많이 힘든 시기입니다.
무탈하시고 모쪼록 강건하셔서 행복한 9월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김복희	정대수 작가님 고맙습니다. 수필에 대하여 잘 모르는 병아리 작가입니다. 이번에 협회에 가입하여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글을 올려 보았는데 모든 것이 어슬프기만 하네요. 작가님의 격려로 힘을 얻어 열심히 노력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9/10 11:19

빈말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