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대수
ㆍ작성일	2020-05-04 14:24

ㆍIP: 175.xxx.110

속담체험

속담체험
피서에 휴가라는 명분으로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는 한여름 공교롭게도 여러 가지 일들이 꼬이는 바람에 휴가는커녕 거의 주말이면 가던 산행도 고사하고 적적한 마음과 씨름하며 지나던 해였습니다.

엎친 데 덮친다.(관용구)
가까이 지내던 이가 무릎이 아파서 병원도 다니고 침을 맞는데도 바깥 활동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염려스런운 소식이 추가로 날라 왔습니다. 활발하게 움직이던 사람이 갑자기 다리가 불편하니 무척이나 답답해하는 것 같아서 뭐 아는 게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형식적으로나마 상태를 보니 정강이 부분이 제법 부어 있었습니다. 자초지종이 등산 후 다리에 살짝 통증이 느껴졌는데 가볍게 생각하고 또 무리를 더했다네요. 씽씽 걷던 이가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한데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네요. 병원치료가 날이 지나도 차도가 없자 다른 병원에도 다녔다고 하는걸 보니 여간 답답한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
나이를 생각지 않고 천방지축 날뛰다가 이렇게 되었다고 연장자에게 위로보다는 호통을 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좀 심했나 싶어 자꾸 마음에 걸렸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아픈 사람이 생각나서 민간요법으로 도움 되는 게 뭐가 있는지를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는데 그동안 산을 다니면서 눈동냥으로 본 것 들 몇 가지가 무릎관절 통증에 효력이 있다고 하네요. 괜히 속상해서 격하게 야단을 친 게 미안하기도 해 뼈와 관절에 좋은 약초가 되는 식물들을 주말에 직접 채취해서 선물로 드리기로 했습니다. 약재상에서 구입을 하면 편하지만 잡념도 잊을 겸 산을 다니며 땀을 흘리고 얻는 게 더 의미가 있겠다 싶어 도구를 챙겨서 좀 멀리 갔습니다. 그전에야 여러 사람들이 같이 등산으로 갔으니 큰 부담이 없었지만 이날은 혼자서 그것도 깊은 산엘 갈려니 약간은 겁도 났지요. 그래도 먹을 것과 마실 물을 넉넉히 챙겨서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초입부터 숨도 차고 덥고 지치고 긴장까지 됩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8월의 폭염과 싸우며 한참동안 산을 오르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려 봐도 찾는 게 영~ 보이질 않아서 "이상하다?" , "이 산이 아닌가?" 헛소리 같은 말을 주절대며 깊숙이 더 깊숙이 들어갔는데도 허탕 이고 작업복에 장갑으로 무장해서 줄줄 흐르는 땀과 뒤엉킨 거미줄로 사람 꼴이 엉망입니다. 여러 종류의 벌레들과 살벌한 벌에 따라다니며 귓가를 맴도는 모기소리는 두렵기까지 한데 독기가 실로 대단하지요. 잠시 숨을 돌리며 물을 마시는데 불청객이 귀찮은지 바로 옆으로 뱀이 약 올리듯 빠르게 지나갑니다. 순간 화들짝 놀라서 물병도 떨어뜨리고, 간덩이는 극히 소심상태로…ㅎ 아무데서나 잘 자라며 흔한 식물이라 생각했는데 정작 필요로 해서 찾으니 모두가 꼭꼭 숨어버린 듯 했습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다른 산으로 가기에는 시간도 많이 되었고 이왕 이렇게 된 것 뭐 한 가지라도 건져보려고 헤매고 다니던 그때 드디어 찾았습니다.
“심봤다!!!” 외치고 싶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가방을 내려놓고 그놈과 씨름하기를 삼십 여 분만에 뿌리의 한 부분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그제서야 늦게나마 허기진 배를 채울 여유도 생겼지요. 그리고 곤충이며 각종 새들의 오케스트라합주도 들리며 자연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주변을 정리하고 다른 것을 찾아 가는 발걸음이 조선시대 명의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의 모습이 당시에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루 동안 산에서 구한 생명같이 귀한 것들을 계곡물에 적당히 씻은 후 가지런히 가방에 담아 돌아오는 발걸음은 뿌듯함 그 자체였지요.

알아야 면장도 한다.
개머루, 쇠무릎(우슬), 엄(음)나무, 달맞이꽃… 예전에 시골에서 보며 지내서 눈에는 익숙했지만 약효에 대해서는 몰랐죠. 이외에도 약해지는 뼈와 관절에 도움 되는 것들이 많지만 이번에는 이것들을 조금씩만 채집했습니다. 특히 쇠무릎은 찬바람이 부는 11월이나 되어야 약성분이 왕성하다는데 시기가 좀 이르기는 했어도 뿌리에서 전해져오는 진한 냄새가 피로를 가시게 만드는 것을 느낄 정도이니 달여서 간간이 마시면 큰 도움이 되겠다싶은 확신에 마음도 가벼워졌습니다. 우리주변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라서 식상하셨나요?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것들이 과거와 현재에도 사람을 치료하고 살리기까지 하는 훌륭한 약재로 사용되고 있답니다.

건강이 재산보다 낫다.
모두의 희망사항이라서 굳이 설명이 필요 없지요?
아픈 사람을 위해 갔다가 여기저기 상처가나고 멍도 들었지만 소중한 것을 얻는 귀한 체험을 하며 오히려 몸과 마음까지 치유를 받고 내려온 느낌에 감사하며 뒤돌아서서 다시 보는 산의 모습은 더욱 아름답고 웅장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약재상에서 구입하기로 결심…ㅎ
2019년 12월 12일에 처음 발생하였다고 추정하는 중국 발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고 2020년 5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공포의 전염병으로 대한민국은 많이 안정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끝까지 예방수칙을 잘 실천해서 건강을 지켜나가야 되겠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 라고 하였습니다.

※ 관용구 : 두 개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그 단어들의 의미만으로는 전체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특수한 의미를 나타내는 어구(국어대사전)

한영택

2020-05-05 07:34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한 여름날 피서는 못 갔지만, 멋진 속담체험 하셨어요
산야초를 전문으로 채취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잘 찾아 가지요?
관절 통증으로 답답해하는 지인을 위해 필요한 약초를 선물하려 더운 여름날
땀 꽤나 흘리셨겠습니다만 필요한 것을 얻었으니 기분은 좋았겠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은 약제상에서 편하게 구입하면 좋겠죠? ㅎㅎ
‘속담체험’ 작가님의 글 다녀갑니다
좋은 글로 자주 보세요.


정대수	한영택 작가님 반갑습니다. 아주 힘든 체험을 하였지만 그로인해 배우고 얻은 점도 많았답니다. 약재상에서 구입하면 편한것을 고생을 사서하게된 것이었지요. 그래도 나름대로 보람이 있어서 좋았답니다. 네~좋은 작품으로 왕래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가 생활방역으로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인데 그래도 건강에 유의하시고 좋은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5/6 14:27

김상화

2020-05-05 13:49

글을 읽으며 안타까움도 금할 길 없었지만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친구를 위해 더구나 혼자서 산을 올라 약초를 캔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요
고생 끝에 다행히도 찾았으니 그 기분 알 것 같습니다
그 지인은 얼마나 행복해했을까요. 눈에 선합니다.

정대수 작가님
연휴도 오늘로 끝이 나네요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네 군데 산행을 하고 왔습니다
그 나름대로 잘 보낸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는 생활 전선에서 싸워야 합니다
작가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정대수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심마니나 약초를 전문적으로 취급하시는 분들의 심정도 좀 이해가 갑니다. 그러니 약재상에서 가격을 싸다 비싸다 하지를 못하겠더구만요. 아무튼 힘든 체험을 하였습니다. 연휴기간에 네곳이나 산행을 하셨군요. 체력이 대단하십니다. 그래도 안전산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가 생활방역으로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인데 그래도 건강에 유의하시고 좋은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5/6 14:33

박재도

2020-05-05 13:53

정 작가님! 안녕하세요
아침나절 작가님의 좋은 글에서 많은 것을 느끼며, 한참을 쉬어 갑니다.
다시 한번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정대수	박재도 작가님 반갑습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홀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귀한 걸음 하시고 쉬어가셨다니 다행입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생활방역으로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인데 계시는 곳에서도 건강에 유의하시고 좋은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5/6 14:36

김종덕

2020-05-08 17:08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큰일을 하셨네요.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말 정말인것 같습디다. 매일 눈에 보이는 것도 찾으려면 없습니다. 약초에 대한 심오한 경지에 도달하


정대수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글이 중간에 끊어졌네요. 아마도 컴퓨터에 문제가 생긴게... 귀한걸음 감사드리고요. 코로나19가 다시 말썽입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좋은 일들로 행복하세요.^^	5/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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