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대수
ㆍ작성일	2020-03-26 12:54

ㆍIP: 175.xxx.110

소나기

소나기

일기예보는 장마가 소강상태라고 영 미덥지 못한 방송을 하는데도 일단 귀담아 들었습니다. 예보 끝은 더욱 헷갈리게 만듭니다. 대기불안정으로… 여름 장마기라서 이해는 합니다.
하늘을 보니 기미가 수상합니다. 2009년 7월 어느 날 출근길에 작은 삼단우산 하나를 들었다 놓았다를 여러 차례 "에이~밑져봐야 본전이지 뭐" 하고선 우산 고리에 손가락을 끼우고 달랑 달랑 들고 나와서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역사 안 출구에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많이 모여 있네요? 소나기가 오고 있었던 거지요. 하늘을 보니 보통 소나기가 아니더구만요. 삼단 우산을 가진 저도 밖으로 나갈 엄두가 안날정도로 쏟아 붓고 있는 데다 우렁찬 천둥소리는 가던 걸음조차도 되돌릴 정도였어요.

조용했던 역사 내 가게는 신났습니다. 출근길 늦은 사람들은 값을 흥정할 겨를도 없이 우산을 가져가기 바쁘고요. 가게주인장은 큰 바구니에 아마도 있는 우산을 몽땅 꺼내 놓은 것 같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스쳐 지나가는 소나기정도로 생각해서인지 좀 기다려볼 요량으로 가게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있구요. 덕분에 가게 주인장은 들어오라고 눈인사를 보냅니다. 저도 빗줄기가 잦아들기를 기다렸습니다.

한참을 기다린 결과 조금 진정된 것 같아 밖으로 나왔습니다. 또 쏟아지까 겁이나 서둘러 가고 있는데 조그만 건물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계시던 영감님이 저를 불러 세웠습니다. 비를 피한다고 했지만 영감님의 양복바지 절반은 다 젖었습니다. 같이 좀 쓰고 가자는 거지요. 혼자도 작은 우산인데 두 사람이 쓰고 가기엔 무리지만 어쩌겠습니까.

생각지도 않게 그분과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몸을 바싹 붙이고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걷다가 "어허~ 오늘 비 온다는 말을 못 들었는데 쯧쯧쯧…" 하시며 연신 고맙다고 합니다.
걷다보니 제 한쪽어깨는 다 젖었습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분은 저의 도착지를 지나서 좀 더 가야 했습니다. 하는 수없이 영감님의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리고 되돌아 왔죠. 덕분에 지나가는 차바퀴의 물세례도 받았지만요. 에이그~

흘러가는 빗물에 길바닥은 실개천을 방불케 합니다. 사무실로 들어서자 제 모양을 보고 다들 웃습니다. 꼴이 좀 웃겼나 봐요. 직원들끼리 서서 비오는 이야기 천둥이야기 등을 하고 있는데 사무실 막내 총각이 빗물에 젖은 생쥐 꼴인데도 싱글벙글 들어옵니다.
“너! 왜 그래?”
"오늘 기분 좋은 일 있어“?
그 녀석 왈 소나기덕분에 이뿐 아가씨와 같이 우산을 쓰고 왔다는 겁니다.
가방에 작은 우산을 넣고 다니던 녀석이 뜻밖의 데이트에 행복해 하는 모습에 예보와는 빗나간 이날의 소나기는 아마도 각자 한 편의 추억으로 남았을 것 같습니다. 지루한 일상을 흔들어 한바탕 재미를 주는 소나기는 역시 갑자기 쏟아져야 제값 합니다.

한영택

2020-03-26 20:02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미덥지 못한 일기예보에 준비 없이 나갔다가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갈 길은 급한데 우산이 없다면 어떻게 할까요? 잘 아는 사람이 아니고는 남의 신세 지기가 쉽지 않을 텐데~~~ 본의 아니게 영감님께 좋은 일을 하셨군요. 사무실 총각은 예쁜 아가씨와 우산 속 데이트에 싱글벙글~~~ 작가님과 대조적입니다. ㅎㅎ
갑자기 내린 소낙비로 인한 여름날의 진풍경입니다.

작가님의 글 ‘소낙비’ 즐감하고 갑니다
좋은 날 되시고 건필하십시오.


정대수	한영택 작가님 반갑습니다. 저와 막내는 완전히 대조적이죠. 아마도 많은 분들이 소나기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들이 있자 않나 생각해봅니다. 특히나 시골에서는 농작물을 햇볕에 말리기 위해 늘어두었다가 소나기가 오면 부리나케 뛰어가서 멍석을 덮어 피했던 일들이 있었죠. 아주 더울때는 시원해서 몸으로 비를 맞기도 하고...ㅎ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우리를 참 힘들게 합니다. 잘 극복하셔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3/27 09:25

김상화

2020-03-27 01:36

반갑습니다. 정대수 작가님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거리는 전쟁이지요
우산이 없어 추녀 및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가 하면
우산을 사기 위해 가게로 뛰어 들어가서 한 푼도 깎지 못하고 삽니다.
작가님 처럼 예의 바르고 인정이 있는 분은 자기의 반쪽은
자기는 비를 맞으면서도 모르는 사람을 우산 속으로 끌어 드립니다.
이러한 풍경이 우리가 생활하며 사는 사회입니다.
정대수 작가님
소나기 내리는 날 연인들은 또 어떠하고요
조금이라도 더 바짝 붙어 가려고 애를 쓰는 장면은 참 보기 좋습니다.

코로나 19가 수그러들지를 않고 있습니다
작가님 늘 조심하셔야 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정대수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맞아요. 소나기가 오면 막 뛰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래봤자 모양이 좋아지기는 커녕 우스운 꼴이 되죠.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우리를 참 힘들게 합니다. 잘 극복하셔서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3/27 09:29

장선희

2020-03-27 15:42

정대수 작가님의 수필에 덩달아 미소짓습니다
혼자 쓰기에도 작은 우산인데
원래 씌어주는 사람이 더 젖었을 거예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기에
충분이 이해가 됩니다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 때문에
세상이 아름다운 거지요

코로나19에 정말 건강하시 길 기원합니다.


정대수	장선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귀한걸음 하시고 같은 경험을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갈려고 노력하는 중인데...ㅎ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많이들 힘들어 합니다. 모쪼록 잘 이겨내시고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3/27 16:53

전병일

2020-03-27 22:33

정대수 작가님

소나기에 친절한 동행을 하셨군요
제 친구중에 우산한번 씌워주고 결혼한 친구도 있습니다
우산에 대한 사연은 다들 많이 있지요
차에 두고 내릴때도 다른 사무실에 두고 올때도
비가 오락 가락 하면 더욱 깜박 깜박 하지요
아침에 같이간 친구가 저녁엔 빈손으로 오지요
코로나19 건강관리 잘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정대수	전병일 작가님 반갑습니다. 와~그 친구분 대단한 매력을 지니셨나봐요. 우산씌워주고 결혼까지..ㅎ 우산 잃어버리기도 많이 했죠.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점점 힘들어집니다. 잘 이겨내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3/30 14:36

김종덕

2020-03-28 19:16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모든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름 값을 해야 세상이 매끄럽게 돌아갑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오는 비는 정한비 이고 시간 없이 오는 것이라야 소나가라 해야 겠지요. 이름값하면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 날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정대수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맞네요. 소나기는 예고없이 와야 이름 값 하죠.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잘 이겨내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3/30 14:38

정찬열

2020-03-29 06:49

정대수 작가님~
"소나기" 지나간 한토막으 이야기는 작가님도
젊으셨으면 젊은 분이 함께 쓰자고 요청이 왔을 텐데
세상은 그렇게 분위기 환경도 그렇게 돌아가나 봅니다.
뭐 좋은일 하신분이 그래도 소나기 때문에 몸값이 금값 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모든것이 정지된것같아
아쉽습니다만 4월에는 더욱 알차고 보람된 나날이 되기길 바랍니다.


정대수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그러게요. 좀만 젊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ㅎ 이제는 받아들여야죠 뭐.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잘 이겨내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3/30 14:41

서울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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