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전병일
ㆍ작성일	2020-11-13 13:52

ㆍIP: 58.xxx.151

메주 만들기

메주 만들기/전병일

지난 연도까지 육 남매에 작은집 조카들까지 어머님이 담아주신 된장을 먹어왔다. 이제 어머님 연세도 있으시고 김장과 된장은 각자가 해결하기로 하였다. 사서 먹으면 편하지만, 어머님이 해주신 된장 맛 하고는 분명 맛의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다. 날 된장을 먹어도 찌개를 끓여 먹어도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아내는 어머님 살아생전에 된장 담그는 방법을 배워본다고 성화다. 어머님께 말씀 들었더니 그냥 사서 먹으라 한다. 그래도 아내는 어머님 된장 맛을 알기 때문에 한 번 배워서 앞으로는 담아 먹는다고 하여 어머님에게 콩을 사달라고 하였다. 시골 동네 콩 농사를 지으신 어르신한테 콩 한 말을 사만오천 원 주고 샀다고 한다. 이제 메주를 끓여야 하는데 아내는 본인이 11월 중순 주말을 임의로 잡았다. 어머님께 말씀 들었더니 끓이는 날짜가 있다고 하신다. 11월 첫 주말인 11월 07일 토요일과 11월 08일 일요일이 좋다고 한다. 아내의 계획하고는 2주 정도 차이가 있다. 농장에 갈 겸 어머님 집에 도착하니 어머님 메주를 끓이자고 하신다.

아내한테 연락하니 전날 집안일을 하느라고 힘들어서 못 온다고 한다. 그냥 푹 쉬라고 하고 어머님 곁에서 제가 돕기로 하였다. 행랑채 아궁이 재를 긁어내고 솥단지를 세척하고 불 지필 준비를 하는 동안 어머님은 콩을 이르고 계셨다. 예전엔 콩을 불구 어서 끓였었는데 어머님 무엇이 바쁜지 그냥 끊여도 된다고 하신다. 콩을 솥에 안치고 옥수숫대로 불을 지폈다. 김이 서리면서 끓기 시작한다. 메주를 끓일 때는 불 조절을 잘해야 한다. 너무 세게 지피면 콩물이 솥뚜껑을 밀치고 넘는다. 어머님은 솥뚜껑을 엎어놓고 콩물이 넘지 않도록 솥뚜껑 위에 물을 부어놓는다. 아궁이 앞에서 연기를 쐬면서 눈물 찔끔찔끔 흘리며 보초를 서서 불을 지피고 있다. 마침 호두껍데기와 밤껍질이 있어 불을 조절하기에는 딱 맞는 연료 재료이다.

아내한테 메주를 끓이기 시작했다고 연락을 했다. 그냥 필자가 어머님 보조를 해줄 테니 내일 와서 밥이나 사라고 하니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기필코 온다고 그때까지 다음 공정인 메주 찧기 작업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한다. 메주 끓이기 시작 4시간 해가 얼마 남지 않아 어머님 콩을 찧자고 한다. 아내를 기다리다가 어머님 성화에 삶긴 콩을 소쿠리에 물을 빼고 양은 대야에 마늘 찧는 절구로 필자는 찧고 어머님은 주걱으로 뒤집는다. 두 번을 찧고 마지막 세 번째 찧으려고 하니 막내아들과 아내가 도착했다. 마지막 찧는 공정은 막내와 아내에게 맡겼다. 해가 짧아 거실로 들어가 성형 작업을 하였다. 성형 작업 중 어머님 생신도 앞두고 아내가 오면서 케이크를 사 와서 간식으로 90세 생신 케이크를 자르고 축하 노래도 불렀다. 케이크로 허기를 면하고 남은 메주를 성형 틀에 넣고 다섯 개를 만들었다.

메주의 양을 대충 하다 보니 너무 큰 것 너무 작은 것이 만들어저 큰 것 2개는 절반으로 잘라 홀수로 만들어야 한다기에 7개로 만들어 볏짚에 눕혀 발효시킨다. 이것으로 장 재료인 메주 만들기 작업을 완료하였다. 매주를 만들고 난 후 아내가 음식을 대접하기로 해서 한방오리탕으로 식사를 하고 입동인 오늘 매주 만들기 작업은 완료하였다. 매년 메주를 삶으면서 콩물을 넘기고 콩을 태웠었는데 이번에는 아궁이 보초와 불을 잘 지피어 콩을 태우지는 안 했다. 아내한테 그 말을 했더니 기술이 누님들보다 좋다고 한다. 앞으로 발효 과정이 남았지만, 발효가 완성되면 된장을 담는 일이 남아있다. 메주 만들기는 여기서 끝내고 된장 담그기는 다음 편에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2020.11.07-(記)

신영애

2020-11-15 19:33

`전병일`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전병일 작가님.
댁에서 직접 메주를 만드셨군요.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니
어릴적 집에서 메주쑤기위해
콩을 삶을때면 옆에서 얻어먹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결혼하고 시어머님이 담아주신 온갖종류의 장을
편안하게 맛보며 살고있습니다
저의 어머니의 순창고추장맛과 된장,청국장, 특히
조선간장맛은 가히 일품이라고
자부할정도로 맛있습니다

메주는 홀수로 만들어야 한다는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메주를 만들고 난후 케익자르기, 한방오리탕 식사를
하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정겹습니다.
해를 보내면서 또 하나의 큰일을 하셨군요.
모쪼록 건강하시고 편안한 날 되세요~


전병일	신영애 작가님 주말 잘보내셨는지요 길고긴 농장 풀베기는 지난주를 끝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농사는 소득이 없으면서 참으로 힘이듬니다 농한기에도 남은일이 산재되어 있어 끝이없네요 시댁이 장류의 고장 순창에서 일품 그맛을 체험하셨군요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었네요 이번 한주도 행복한 한주 되시고 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11/16 16:59

정찬열

2020-11-16 06:29

`전병일`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전병일 작가 님~1
역시 부지런 하시고 근면 하심은 타고난 성품 이예요
뭐라 해도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된장 맛은 잊을 수가 없지요
또한 된장 맛이 좋으면 우리나라 국거리에 대부분 들어가는
맛을 좌지우지 하니 어머님 살아 실제 배워두는 것도 무리수가 아니겠네요
맛이 있는 된장은 발효 과정이 중요하니 잘 배우셔 좋은 식 재료 만드세요

상 달의 계절이 오니 문중 사에 이곳저곳 바쁘기만 합니다.
어제는 대 문중 하동 시제 참석 후 남해 정지 장군의 후손으로 흔적을 찾아보고
점검 하느라 늦은 밤에야 돌아와 오늘 하루도 문중 사에 시간을 할애해야 겠네요
항상 건강에 유의 하시고 알찬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전병일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다녀가신 발걸음 감사드립니다 장 맛은 어머님 장맛이 제일이지요 아내가 배워 보겠다고 하는데 그 맛이 날지는 모르겠어요 시재일에 바쁘신 작가님 늘 건강하세요 한주의 시작 입니다 행복한 한주 되세요 감사합니다.	11/16 17:04

염경희

2020-11-17 11:30

`전병일`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전병일 작가님!
여기와서 인사 올리니 새로운 맛이 납니다
일상을 글로 엮어 놓으니 된장찌개 같은 구수한 맛이
솔솔 코끝을 건드리는 듯 침샘이 솟는걸요
자주 놀러 오겠습니다
어머님의 손맛은 누구도 따라오질 못하지요
저도 쉐프로 몸 담은지가 30년을 바라보고 있네요
오늘저녁엔 두부, 호박 송송 쓸어 넣고 된장찌개 끓여 먹어야겠습니다
구수한 향기 나는 글 잘 담아갑니다
오늘도 수고하세요~~


전병일	존경하는 염경희 시인님 이곳 수필촌까지 오셨네요 감사드립니다 된장국 끓이기가 제일 쉬워요 쉐프30년 경지에 도달 했겠네요 오늘은 비가 찔끔 내리고 낼부터 많은비가 온다고 합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 이기도 합니다 비가 그치고 나면 날씨가 추워지겠지요 추위 건강관리 잘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11/17 21:30

민만규

2020-11-18 05:59

"메주의 양을 대충 하다 보니 너무 큰 것 너무 작은 것이 만들어저 큰 것 2개는 절반으로 잘라 홀수로 만들어야 한다기에 7개로 만들어 볏짚에 눕혀 발효시킨다"
메주를 밟고 볏짚에 메달던 그 옛날 소싯적 풍경이 새록새록 묻어납니다.
어머니 된장 만큼이나 구수한 리얼스토리가 너무 잼있습니다.
2부가 기대됩니다.
이른 아침 멋진 글로 아침을 여니 기분이 상쾌합니다.
2부에서 뵙겠습니다.


전병일	존경하는 민만규 시인님 다녀가신 발걸음 감사드립니다 수필촌까지 오셔서 뎃글 달아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그시절 풍광들은 역사적 뒤안길로 점점 사라지고 기업화된 완제품에 편리함으로 생활하지요 비내린 포근한 날씨입니다 오늘도 멋진하루 되세요.	11/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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