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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정연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정연
ㆍ작성일 2019-06-27 18:38
ㆍIP: 118.xxx.118
달팽이의 나들이
 달팽이의 나들이

                                          이 정연

빗방울이 대지를 흠뻑 적시던 날  
민달팽이 나들이를 감행했다.
흙도 풀도 없는,
좋은(?) 길만  길이라 여기는 사람의 노력으로
비가
그치기 무섭게 땅이 마른다

변덕스런 요지경 세상
갈 길은 감도 못 잡았는데
오뉴월 뙤약볕이 내리쬔다.
대낮 광명은 세상을 말리고
한 밤 황홀한 빛은 슬픔을 말리는 것쯤은
달팽이도 알기에
비온 날 나서지 않았던가
번개보다 빠르게 물기 가실 줄은 몰랐다
작은 몸 숨길 풀 그늘마저 없을 줄은 더 몰랐다.

돌아갈 수도 새 터를 잡을 곳도 없다
온 몸이 쭈그러들기 시작한다.
한 발짝 옮길 때마다
점액이 말라가는 몸
생을 앗을 지푸라기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어두운 집에서
죽은 듯이 있지 않은 탓일까?

산자락에 난
넓고 단단한 이 길
태초의  주인은 뉘며
누구의 구역인지 몰라도
살 수 없어 죽을 수는
없는 일
생살 찢기는 아픔일지라도
풀섶 찾아 한 발 또 한 발
내딛는다


 
이름아이콘 김상화
2019-06-28 13:57
회원사진 		반갑습니다. 이정연 작가님
달팽이의 나들이  
제목이 참 재미있네요
무슨 뜻인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왜 달팽이에 비유해 글을 쓰셨을까?
더위가 무럭무럭 익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장마철이라네요
작가님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관리 잘하셔야 합니다
늘 행복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이름아이콘 이정연
2019-06-28 23:08
회원사진 		《Re》김상화 님
작가님 ! 반갑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달팽이. 지렁이. 두꺼비. 적당한
수분이 있어야만 사는 생물들이 기어 나옵니다.
비온날 큰 길 한 복판까지 나왔다가  비가 그치고 땅이 마르면
달팽이나 지렁이가 말라 죽습니다. 너무 느려서 갈길을 다 못가고
말입니다. 안타까워서 적어 보았습니다.
더위와 장마가 시작 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 가득한 나날이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름아이콘 김상훈
2019-06-29 21:10
회원사진 		담쟁이가 문득 떠오릅니다.

달팽이의 그 처절함이
나름의 굳센 존재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고 갑니다.
   
이름아이콘 이정연
2019-07-01 10:50
회원사진 		《Re》김상훈 님 ,
위원장님!
바쁘실텐데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들도 행복 하시길 바랍니다.
   
이름아이콘 전병일
2019-07-01 14:04
회원사진 		작가님 안녕하세요???
달팽이의 험난한여정
이슬 말리러 나왔다가 로드킬 되어버리죠
영리한 놈들은 아예 배추잎,상추잎속에서
둥지를 틀고 삶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칠월의 첫날 입니다
작가님의 작품도 청포도처럼 주렁주렁
맺기를 기원합니다~~~
   
이름아이콘 정옥령
2019-12-22 17:37
회원사진 		달팽이의 삶
우리네 같아 눈시울 뜨거워집니다
한 발. 한 발 내딛다보면 언젠가는 목표점에 서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감기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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