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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김계중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김계중
ㆍ작성일 2019-01-17 05:24
ㆍIP: 125.xxx.19
나의 자전거의 역사

내가 처음으로 자전거를 접한 것은 1972년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그때 초등 2학년은 지금보다 훨씬 작았다. 나는 또래들보다 더 작았다. 조회 때 줄을 서면 제일 앞이나 두 번째가 내 자리로 기억된다. 초등 학교 6년 동안 제일 앞줄이 앉아서 공부했다. 방앗간을 하신 부모님 덕에 어릴 때부터 기계를 고치는 아버지 모습을 항상 보아왔기에 아이 때부터 기계에는 관심이 많았다. 6살 무렵 중고 경운기를 처음 사 오셨는데 기름탱크에 뚜껑이 없이 종이로 막아 다니시는 겉을 보고 땅속에 있는 화장품 뚜껑을 캐내어 기름탱크 뚜껑을 막아 주었더니 아버지가 너무 칭찬하시고 동네에 자랑하셨다. 그것이 내가 기계를 좋아하는 시초가 아닌가 싶다. 그 이후 경운기나 방앗간의 원동기 수리를 할 때 아버지 옆에서 손에 기름을 묻혀 보조 기사를 했다. 아버지한테 한번 칭찬을 들으니 기계를 만지는 일이 더욱더 재미있어 다른 아이들처럼 놀러 가는 것보다 경운기 수리가 더 재미있었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는 늦게 도전한 것 같다. 그것은 자전거가 덩치가 작은 나에게는 너무 크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키가 자전거 안장 높이 정도였다. 강 건너 사시는 아버지 친구이신 박만복 아재는 우리 집에 자전거를 두고 집으로 돌아가시곤 했다. 어느 날 집에 자전거를 두고 버스를 타고 함안에 나가신 틈을 타 혼자서 자전거 타기 연습을 했다. 처음엔 페달에 발을 올려 한발로 앞으로 나기를 하다 양쪽 페달 사이에 다리를 넣어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박만복 아재가 작은놈이 자전거 가랑이 사이로 타는 내 모습이 신기했는지 자전거를 사 주시겠다 하셨다. 아재가 자전거를 두고 가시면 온 동네 타고 다녔다. 기계 수리하는 것보다 자전거 타기가 더욱더 재미있어했다. 어느 날 서툰 자전거 타기를 하다가 집에서 조금 떨어진 농로 다리 위에서 추락하였다. 다행히 자전거 떨어지지 않았으나 추락하면서 팔 관절 부위를 다쳐 퉁퉁 부었다. 다친 상태에서 겨우 집에 자전거를 갖다 놓고 너무 아파 이불을 둘러쓰고 울고 있었다.

할머니가 나의 팔을 보더니 쑥뜸을 설탕 봉지를 찢어 감아 주셨다. 매일 쑥을 갈아주는 것이 치료는 그것이 끝이다. 그의 한 달을 그렇게 지낸다. 그래도 관절이 삐뚤어지지 않고 성장판 손상도 없이 상처가 치료되었다. 왜 우리 집은 방앗간도 하고 못살지도 않았는데 깁스를 안 해 주셨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5학년 무렵 송권섭 친구가 소 먹이러 갔다가 버드나무에서 떨어져 팔에 깁스했던 것을 보고 몹시 부러웠던 것이 생각난다.

썩 좋은 자전거는 아니지만 요즈음 나는 자전거를 탄다. 기계를 좋아하니 내가 손수 수리 점검하며 운동으로 하고 있다. 로드 형과 산악용 두 대를 가지고 한 번에 50km 정도 주파할 정도로 초보 수준은 아니다. 이렇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원조는 자전거 가랑이 사이로 어렵게 배운 박만복 아재의 자전거 덕분이다. 자전거를 사 주시겠다고 말만 하시고 아직 왜 안 사주시는 만나면 물어볼 작정이다. 아버지는 몇 년 전에 작고하셨지만, 아재는 예전에 살고 계신 강 건너 동네 아직 생존해계시다. 이제는 나도 똑같이 강 건너 박만복 아재 옆 다른 면 소재지에 귀농하였지만, 계속하여 초대하려 해도 어떤 때는 병원에 계시고 어떤 때는 내가 바빠 어린 시절 이후 한 번도 만나 뵙지 못하고 있다. 돌아가시기 전에 꼭 만나 뵈어야 할 분이시다.
이름아이콘 주응규
2019-01-22 16:34
회원사진 		좋은 글에 머물러봅니다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
   
이름아이콘 김계중
2019-01-28 05:29
회원사진 		좋은하루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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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영합니다 2 admin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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