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종덕
ㆍ작성일	2017-09-29 16:12

ㆍIP: 168.xxx.229

세월 따라잡기

물 길 / 김 종 덕

아 ! 가을이다. 수 십 번의 가을을 보내고도 이렇게 멍하게 무엇 하면서 여기까지 왔더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잘 한 것 보다 아쉬움이 참으로 많은 것이 다가온다. 분명한 것은 항상 세월에 쫓겨 살아왔다는 것, 한 번도 세월에 앞서 세월을 기다리고 잇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세월은 시간의 함수이기 때문에 시간은 빼어 놓고는 세월, 인생은 논할 수 없음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래도 다른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 이놈의 세월을 지고 간 시간에 대해서는 큰마음으로도 용서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 시간을 누기 보냈냐고 말한다면, 참 부끄럽게도 자신임을 부인할 수는 없으면서 그냥 간 시간만 미워하며 지내왔다. 어렸을 때에도 시간을 미워했다. 그 때는 빨리 어른이 되어 시험공부 좀 하지 않고, 밤 샘하지 않고 잠 잘 자는 어른이 빨리 되고 싶어서 가지 않는 시간을 미워했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 난 후에도 여전히 시간은 미움의 대상이 되었다. 학창시절에도 시간이 조그만 천천히 가면, 좀 더 생각해 답안지를 적을 수 있었겠는데, 또 내가 좋아하는 저 아가씨와 조금은 더 같이 있을 수 있겠는데, 조금만 더 늦게 가면 내가 조금 편안하게 차를 탈 수 있겠는데, 조금만 더하면 영어 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높게 받을 수 있겠는데...

모두가 보면 자신의 입장에서 투덜댄 사실들이다. 함께 갈 수 있는 시간은 없었을까? 이 때에도 또 시간은 미움의 대상이 되어 왔다. 같이 간다는 것은 경쟁 상대와 같이 가야하므로 무엇이든지 시간은 욕먹을 대상으로 취급되어 왔다. 그러면서 자신이 차츰 시간속으로 빨려 들어 가고 있다는 것은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처지 및 위치만 불평하면서 시간이 갔다. 모두 보면 자신이 잘해서 간 시간은 거의 없다. 그냥 쫓겨 가면서 보낸 시간들만 원망스러울 뿐이다.

시간에 얹혀 지내면 그렇게 순풍에 돛 단 배처럼 지나가버리는 것이 또 세월일 것이다. 시간이 가고 세월이 가면 서 좋은 일은 없었던 것일까도 같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항상 후회만 하는 세월을 정지시키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 될 것이다. 세월이 간다는 것은 책임을 갖는다는 말이 된다. 이 책임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생명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세월이 가면서 어릴 때 갖지 못하던 책임으로 가족을 갖게 되는 것은 세월이 가서 이루어지는 삶의 행로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가야만 아기와 함께 할 수 있고, 세월이 가야만 집을 구할 수 있고, 진급을 할 수 있어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 여기서 시간을 멈추어 보자. 무엇이 행복으로 남을 수 있겠는가. 아이들은 자라지 않고 나의 월급도 그대로 이며, 마누라도 꼭 같은 이야기만 해댈 것이고 아이들은 탈출을 하고 싶어 할 것이다.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아니라, 집구하는 것도 요원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 아이들이 성장해감으로써 아기자기한 이쁜 것들도 놓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세월은 흘러야 한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을 방조하게 되면 세월은 그냥 자신도 모르게 흘러가버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시간에 쪼들리며 사는 것은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세월리 어디로 가는가, 내가 가고자하는 방향이 맞는가는 챙겨봐야 할 것이다. 세월은 시간의 함수이기 때문에 정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저축을 해둘 수 없다. 그때그때 맞게 써야 하는 것이다. 내가 잠자는 것을 좀 줄이고 저축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상큼한 일이겠는가. 우울한 시간, 괴로운 시간, 가난한 시간, 자신이 싫어하는 시간은 모두 저축해 버리고 나면 눈물 흘릴 일도 없고 얼마나 좋을 것인가. 세월의 물성은 가둘 수 없다는 것에 있다. 즉, 흘러가게 두고 그 위에 맞는 배를 띄워 같이 가야 하는 수밖에는 없다.

어떤 배를 만들어 세월 위에 띄울 것인가는 각자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디자인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어렵다. 세월이 늦게 간다고 하는 사람들은 배에 엔진을 달아야 할 것이고, 너무 빠르게 간다고 느끼는 사람은 할 일을 더 실어 배에 무게를 늘려야 할 것이다. 이것은 신도 도와 줄 수 없는 것이라서 오직 자신의 생각과 의지에 따라 만들어야 한다. 보통은 물이 잘 못 흘러서 사고 나는 경우는 희박하다. 배와 배를 운항하는 사람에 의하여 사고가 난다. 닥쳐 올 수밖에 없는 풍파에 대비를 해야 하고, 가다가 엔진이 고장 나는 경우도 생각해야하고, 배에서 떨어지는 일도, 물건이 한쪽으로 쏠리는 일 등도 배의 건조 계획안에 넣어야 한다.

그렇게 잘 만들어 진 배들도 세월 위로 항해하면 생각하지도 않던 일들이 일어나가 마련일 것이다. 이 때는 내가 배를 더 튼튼하게 만들걸 그랬어 라는 말은 필요 없다. 그냥 가면서 고쳐서 운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누구를 믿어야 할 것인가는 자명하다. 배를 이끌어 가는 자신일 수밖에 없다. 누가 이 위험한 배를 같이 타겠는가. 자식을 둔 부모 외에는. 항상 이 문제가 우리나라의 문제가 된다. 자식의 배에 부모가 동승하는 일은 우리나라 밖에는 없다. 배가 좌초되어 생명을 잃기 전까지는 부모는 지켜봐야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부모도 자신의 배를 운항해야하니까. 자신의 배를 두고 자식의 배를 탄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항해라는 것은 배가 좌초되고 나서야 알 수 있기 때문에 항해는 서로 방해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처음에 만들어진 배는 시간의 함수위에서 감가상각으로 낡아져가고 목적지는 저 만큼인데 노을이 내려앉고 밤이 다가오는 공포는 차츰 더해져 올 가을이 오게 된다. 가을은 이슬을 만들러 오는 것이지 눈물을 만들러오지는 않는다. 생명의 물, 깨끗한 이슬, 이슬이 가져다주는 가을의 수확, 좌초하지 않고 세월의 위에서 잘 버텨온 것은 빨리 가는 시간 위에서 서성거린 것이 아니라 이 세월을 따라잡기 위헤서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가를 뒤돌아보면 안그래도 감사한 이 가을에 감격의 눈물이, 또 다시 상큼한 이슬로 비뀌어 오지 않겠는가.

백낙은

2017-10-01 17:41

물 길 작가님. 안녕하세요.
"세월 따라잡기"라고 하셔서 보통 재주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항상 세월에 쫓겨 살아왔다는 것, 한 번도 세월에 앞서 세월을 기다리고 잇은 적이 없다"는 말씀 들으니 정말 그러했군요.
작가님이 해결 방법까지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월은 흘러가게 두고 그 위에 배를 띄워 같이 가야 하는 수밖에는 없다."는
말씀 듣고 무릎을 쳤습니다.
따라잡기 는 포기하고 세월에 맞추어 돛단배처럼 흘러 가려합니다.
중추 가절에 온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김종덕	백위원장님, 인사가가 늦었읍니다 . 고운 추석 잘 보내셨는지요? 제가 세원에 대하여 이야기 할 것은 아니지만 제가 살아온것에 대하여 너무 갑갑하게 살아왓다는 것에 대하여 화가날 때가 더러 잇읍니다. 꼭 바보같이 살아왔다는 생각에서 바보로 살아왓구나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정신을 존 차려서 살아야 겠다는 이린양을 피우고 잇읍니다. 해량하시옵소서.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10/10 21:44

이석희

2017-10-06 09:06

김종덕 작가님!
[어떤 배를 만들어 세월 위에 띄울 것인가는 각자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디자인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어렵다.
세월이 늦게 간다고 하는 사람들은 배에 엔진을 달아야 할 것이고,
너무 빠르게 간다고 느끼는 사람은 할 일을 더 실어 배에 무게를 늘려야 할 것이다.]
그렇습니다.
정확한 진단입니다.
그리고 옳은 처방입니다.
좋은 교훈 감사합니다.


김종덕	이석희 작가님, 추석 편히 잘 쇠셨읍니까? 세월은 잘도 흘러가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 알 수없어지고, 왜이렇게 살아야만하는가하는 꼬리만 붙어 잇읍니다. 저가 살아가는 세월에 대하여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참 정신좀 차리고 살자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입니다. 편히 뵈 주십시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10/10 21:46

박목철

2017-10-06 11:51

좋으 글에 공감해 봅니다.
저는 이제 바람과 물결에 배를 맡겨 놓고 가는데로 가게 합니다.
이제 아웅다웅 해 봐야 얻을 것도 없고, 얻고 싶은 것도 없으니
세월따라 흐르다 언젠가 멈추어 서는 날이 있겠지요,
사람의 생이 길다면 길고, 어찌 보면 한순간에 머리를 스쳐가는 찰나
인것 도 같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이 가을을 흠뻑 느껴 보겠습니다.
긴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행복하시고 좋은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작가님,


김종덕	박목철 작가님, 추석은 잘 쇠셨읍니까? 드릴 말씀이 없게도 세월은 그냥 흘러가고 있네요. 작가님의 생각에 딱 맞을 것 같습니다. 비우고 가을을 ㄴ껴보시겠다는 말씀 너무도 동감입니다. 이 가을에는 어ㄸㅎ게해서라도 가을과 함께 있고 싶습니다. 작가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10/10 21:48

가을의 마음

앞서가는 석양(夕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