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8-08-10 00:27

ㆍIP: 1.xxx.128

고령산 앵무봉으로 소풍을 가자

고령산 앵무봉으로 소풍을 가자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삼전 산악회와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회원들과 미운 정 고운 정이 녹아내린 것 같다. 날이 갈수록 깊은 애정을 느낀다고 할까, 새록새록 회원들과 돈독한 정이 쌓이기 시작한다. 힘든 일이 닥친다거나 기쁜 일이 생기면 서로 위로하고 때로는 함께 기뻐하며 서로 돕고 사는 회원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조금 섭섭한 일이 있어도 말다툼이나 얼굴 찌푸리지 말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회원이었으면 좋겠다. 문득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쁨이나 슬픔이 너무 커서 감당하기 벅찰 때 언제나 부르면 달려갈 수 있는 사이가 되길 소망도 해본다. 그러한 아름다운 인연이 오래오래 머물기를 간절히 소망도 해 본다. 회원 모두가 서로 아끼고 사랑한다면 이러한 꿈은 반듯이 이루어질 것이다. 흐르는 애정과 사랑을 조화롭게 가꾸어 가는 삼전 산악회 가족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오늘 사랑과 우정을 돈독하게 빚어내려고 파주에 있는 고령산의 앵무봉과 출렁다리로 소풍을 간다.

고령산(高靈山)은 처음 가보는 미지의 산이다. 얼마나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산일까? 또 출렁다리는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우리를 유혹할까? 하는 생각에 가슴은 벌써 뛰기 시작한다. 고령산(高靈山)에는 보광사라는 절이 있다. 이 절도 가서 보고 올 것이다. 아침 8시에 희망을 싣고 출발한 버스는 10시 30분에 고령산(高靈山) 입구에 멈췄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앞에는 사동(寺洞) 화단을 만들어 놓았다. 꽃도 심고 돌을 하나하나 쌓아 큰 돌탑도 4개 세워놓았다. 그리고 옆에는 고령산 보광사라는 표석을 세워놓았다. 우측엔 넓은 주차장이 있다. 여기서부터 산사까지는 걸어 올라가라는 뜻일 것이다. 걸어서 조금 올라가니 해탈문(解脫門)이라고 쓴 일주문이 있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사찰의 경내임을 암시해 준다. 보광사의 주산인 고령산(622m)은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산이어서 사찰의 진입로는 등산로로도 사용되고 있다. 나지막한 경사로를 따라 잠시 오르면 산사의 너른 앞마당에 다다른다. 마당 너머로 요사채(寮舍寨)와 범종각, 대웅보전, 지장전의 한옥 지붕이 겹겹이 고령산의 산줄기와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선보인다.
요사채(寮舍寨)란=사찰 내에서 전각이나 산문 외에 승려의 생활과 관련된 건물을 통칭하여 부르는 말이다. 요사(寮舍)라고도 한다. 이 외에도 사찰의 전각들에는 그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명칭이 붙는다. 심검당(尋劍堂) ㆍ적묵당(寂默堂)ㆍ설선당(設禪堂)을 들 수 있다

보광사는 통일신라 시대(894년)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한 사찰이어서 천년고찰로 불린다.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것을 1622년(광해군 4년)에 다시 복원하였고 한국 전쟁 때 일부 전각들이 소실되었으나 이후 꾸준히 복원하고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중심이 되는 대웅보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는 건물로 1740년(영조 16년)에 중건되었다. 겹처마의 팔작지붕, 다포식의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 대웅전 우측 위에는 어실각(御室閣) 이라는 전각 하나가 단아하게 자리 잡고 있다. 무수리로 궁궐에 들어와 내명부 정1품인 숙빈까지 올라간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의 신위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이 전각 앞에는 영조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심었다는 향나무가 자라고 있어 영조의 지극한 효심을 엿볼 수 있다.

신승식 대장이 인솔하여 고령산(高靈山)의 정상인 앵무봉을 향해 올라간다. 옆에는 본 산악회의 살림을 도맡아 하는 이승재 총무와 임수현 미인 손태명 산행 대장 등 몇 분과 함께 구수한 대화를 나누며 걷는다. 일기예보에는 오늘 비가 내린다고 모두 걱정을 했다. 그런데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고 엷게 구름이 하늘을 덮어 산행하기에 최고의 날씨를 만들어 낸다. 걷다 보니 앵무봉까지의 거리가 950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젠 조금만 더 올라가면 이산의 정상을 밟는다. 우리는 이곳에서 잠시 쉬며 사진도 찍고 환담도 하며 정상을 밟기 위해 숨을 고른다. 드디어 오늘의 목표인 앵무봉까지 올라왔다. 앵무봉은 622m의 높이이며 산세가 무난하다. 고령산 정상을 밟고 간다는 기분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무지개빛이다.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고 바라보니 세상이 온통 초록 물결이다. 참 아름답다. 무수한 세월을 이겨내고 묵묵히 정상을 지킨 앵무봉이다. 그래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고령산 앵무봉은 감악산 남쪽으로 뻗은 끝자락에 우뚝 서 있다. 이 산 위에는 앵무새가 마주 앉아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여 앵무봉이라 하였다고 한다. 이 봉우리에 올라가서 사방의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본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이 산은 양주에서는 개명산이라 부르고 파주에서 고령산으로 지금껏 맥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이곳이 바로 파주에 서는 고령산 앵무봉이라 하고 양주에서는 개명산 앵무봉이라고 한다.

고령산(高靈山) 또는 개명산이라 불리는 이 산의 전설적인 이야기를 적어본다. 아주 오래전부터 양주 장흥을 밤나무골이라 부르고 있었다. 백 년 전 한 장자의 집안에 아들이 태어났다. 이 아이가 걸음을 걷기 시작할 무렵 이 집 앞을 지나던 산신 도사께서 이 아이를 보고 혀를 차시며 장자에게 아들을 살리려면 닷새 안에 밤나무 1만 그루를 심으라고 명하였다. 만약 닷새까지 밤나무 1만 그루를 심지 못하면 이 집안에 큰 액운이 닥치고 아들은 죽게 될 것이라는 말만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장자는 일대의 산에 밤나무 1만 그루를 모두 심고 때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시간이 흘러 약속대로 닷새가 되는 날 산신 도사께서 나타나시어 말씀하시기를 “장자께서 심은 밤나무 중에 1/10은 도토리나무요 ” 하시며 약속대로 밤나무 1만 그루를 심지 못했기에 죽기로 되어있는 아들은 내가 데려가겠소 하시며 아들을 데리고 개명산 앵무봉으로 돌아갔다. 세월이 흘러 산신 도사께서 다시 나타나셨을 때는 훌륭하게 성장한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후 아들은 높은 벼슬의 자리에 오르고 수명장수 하여 자손만대로 복을 누리며 살게 되었다. 비록 1만 그루가 되지는 못하였지만, 그 공덕에 힘입어 산신 도사께서는 장자의 아들을 거두시고 집안과 아들의 액운을 모두 막아주셨다. 먼 훗날 이 장자의 아들은 밤나무골(양주 장흥)을 관장하는 산신 도사가 되어 현재까지 장흥을 옹호하시는 호법 신장으로써 보살펴 주시고 계신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이 산에서 내려가면 마장 호수와 출렁다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마장호수는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에 있다. 애인처럼 보고 싶었던 마장 호수며 출렁다리다. 상상하지 못할 만큼 기쁠 것이다. 그래서 회원들은 오손도손 내뱉는 대화 소리가 향기롭다. 그 아름다운 소리에 필자도 장단을 맞추다 보니 마장 호수까지 왔다. 잔잔했던 호수가 우리를 보고 기쁜가 보다. 바람에 흔들려도 고요했던 물결이 덩실덩실 춤을 춘다. 햇살이 쏟아져 반짝반짝 은빛 호수를 만들어 냈으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도 해본다. 관광객을 위해 호수의 둘레길 4.5km 중 3.3km는 데크를 멋지게 깔아놓았다. 관광하는 사람들의 뇌리에 영원히 남도록 파주시 지자체에서 신경을 쓴 것 같다. 수초가 우거진 호수 가엔 백로 한 마리 어슬렁거리며 점심 먹이를 찾고 있다. 목이 길어 더욱 멋이 깃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귀태가 졸졸 흐르는 백로의 여유로운 모습이 하도 아름다워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옆에는 임수현 미인이 호수의 아름다움을 감당하지 못해 부드러운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손태영 대장과 이승재 총무도 역시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있다

마장 호수야! 너는 어찌 이렇게 귀태가 흐르느냐? 나는 너를 보는 순간 너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고 말았다. 그래서 잘 깔아놓은 둘레길 데크를 걸으며 수십 년 전에 유행으로 부르던 배 사매 부처를 속으로 중얼거렸단다. 이 감격스러운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너의 아름다운 자태를 내 사랑하는 임과 함께 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의 그 아름다움에 반해 나는 너를 영영 잊지 못할 것만 같다.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은 데크를 걸으며 기념사진도 찍고 감상하다 보니 출렁다리까지 왔다. 출렁다리를 건너가려고 인산인해를 이룬 관광객은 약 300m 정도 두 줄로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마장 호수의 흔들다리와 전망대, 산책로, 캠핑장, 수상레저시설 등을 포함하는 "마장호수 휴(休) 프로젝트"가 2016년 9월 20일 처음으로 세상에 선을 보였다. 높이 15m짜리 전망대와 조망 데크 2곳도 조성됐다. 약 480여 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장도 만들어 놓았다.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흔들다리)다. 길이는 220m, 폭은 1.5m이며 돌풍과 지진에도 안전하게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다고 한다. 필자가 가본 출렁다리 몇 개를 적어 본다. 파주시 적성면에 있는 감악산 출렁다리의 길이는 150m로 산악형 출렁다리로 지진 설계를 완벽하게 했다고 한다. 강원도 원주시 간현면에 소재한 소금산에 설치한 출렁다리는 길이가 200m로 매우 스릴이 있게 설계된 매력적인 다리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에 있는 청량산의 하늘다리는 해발 800m에 자란봉과 선학봉을 잇는 길이 90m이며 높이 70m, 폭 1.2m로 가장 높은 곳에 설치하였다. 충남 금산과 논산시,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대둔산 출렁다리의 길이는 80m이다. 작은 출렁다리까지 합치면 수도 없이 많이 있지만 이렇게 5개의 출렁다리는 그 나름대로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령산(高靈山)의 정상인 앵무봉을 거처 매력적인 마장 호수와 흔들다리를 건넜다.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하려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달의 생일을 맞이한 회원들을 위해 축하하려고 케이크도 준비해 왔다. 이 산악회 수장인 정상춘 회장께서 먼저 인사말을 한다. 오늘 한 사람도 낙오 없이 산행을 해줘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달에 생일을 맞이한 회원들께 축하를 드립니다. 회원 여러분들께서 사랑으로 늘 응원해 주시고 협조해 주신 덕분에 삼전 산악회가 날로 발전합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서로 돕고 응원하는 산악회가 될 것을 기대합니다. 라는 짧고 간결한 인사말을 마친다. 신승식(신나게) 산악대장과 김봉순 명예회장도 생일을 맞이한 분들께 축하한다는 인사와 더불어 서로 노력해 잘 해보자는 인사말을 남긴다. 그리고 생일을 맞이한 모든 분과 함께 케이크 절단으로 마무리를 장식한다.

2018년 06월 10일

김경렬

2018-08-10 04:55

고령산 앵무봉/
새벽 맑은 정신에
한달음에 배독합니다.
마치 앉아서도 함께 산행을 하듯
자세히 펼처주셔서 아름다운 산을 하나 품은것 같습니다.
더위에 몸조심 하시고 다음 명산을 기대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김경렬 작가님 새벽에 첫 댓글을 달아 주셨네요 늘 감사합니다 자가님께서 쓰시는 화선지 소설이 장안의 화재가 될 거라 의심치 않습니다 참으로 맛갈 스럽고 사랑이 넘치는 글입니다 하도 더워 글쓰시기도 힘이 드시지요 작가님 더위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존경합니다. 또 사랑합니다 김경렬 작가님!	8/10 23:34

단양팔경에 숨어있는 보석들

우리나라 문학계의 별 박경리 작가의 문학관을 보면서(소금산 제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