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8-07-20 22:55

ㆍIP: 1.xxx.128

신께서 귀하게 빚어 내린 칠보산의 빼어난 경관

신께서 귀하게 빚어 내린 칠보산의 빼어난 경관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칠보산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마음속엔 무지갯빛의 질문이 수도 없이 꼬리를 문다. 그토록 아름답던 계절의 여왕 5월도 아쉬움만 남겨놓고 떠날 준비를 한다. 초록으로 산야를 아름답게 물들여 놓고 마지막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더구나 가장 살기 좋고 부드러운 계절이었는데 강렬한 태양의 계절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그 아름다운 모습을 더욱 보고 싶다. 오늘은 산울림 가족이 신심도 단련하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산행하는 날이다. 보석같이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는 충청북도 괴산의 칠보산으로 떠난다. 상상만 해도 초록의 싱그러운 향기가 물씬 풍기는 듯하다. 지금 하늘은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다. 쪽빛으로 물든 하늘은 금세 신선한 파란 물이 똑똑 떨어질 것만 같다. 이렇게 좋은 날 배낭 하나 달랑 메고 훨훨 떠나니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다. 새들이 정겹게 지저귀고 태고의 전설을 싣고 졸졸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고즈넉한 오솔길을 걸어 보려고 떠난다

걸으며 사색도 해보자. 또 구슬땀도 흘려보자. 땀을 흘리며 걷는다고 생각하니 왜 이리도 기분이 좋을까? 사랑하는 임을 만나러 가는 사람처럼 가슴이 설렌다. 보석같이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으며 각자 개성이 독특한 일곱의 임을 보러 가는 날이기 때문일까? 그때 까치 한 쌍 예쁘게 단장하고 전깃줄에 앉아 필자의 기분을 아는지 반갑게 짖어댄다. 어느 곳에 있는 임이 제일 예쁘고 아름다울까? 누구나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이려고 수줍은 듯 자랑도 할 것이다. 그래서 만나자마자 무슨 이야기를 할까 하고 고민도 해본다. 많이 보고 싶었다는 말 한마디 던지고 방긋 웃고 싶다. 그러곤 포옹도 하고 싶다. 이러한 생각을 하며 버스에 올랐다. 모처럼 반가운 이준태 고문과 자리를 함께 했다. 두런두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남녀 관계가 아니어도 늘 보면 반가운 견우직녀와 같은 느낌이다. 이러한 우정이 오래오래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버스는 상상의 나래를 달은 회원들을 모시고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달리는 버스 안은 침목이 흐른다. 차창으로 밖을 내다보며 싱그러운 초여름의 신비로움에 감탄사를 연발 내뱉는다. 자연은 이렇게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신선한 공기와 빛 그리고 볼거리를 끝없이 우리에게 제공한다.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토해내다 보니 버스는 어느덧 칠보산 입구에 있는 쌍곡 주차장에 도착했다. 상큼한 공기가 우리를 맞이해 준다. 그러나 하늘에선 따가운 햇살이 쏟아져 괴롭다. 어깨엔 배낭 하나 메고 있다. 등산하며 즐겁고 재미있던 일과 자연의 아름다움과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까지 배낭에 가득 담아 올 것이다. 이준태 고문과 몇 분의 동료들이 어울려 떡 바위 아치를 통과한다. 필자와 같은 성당에 다니는 이태선(소피아) 자매도 함께 등산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 또 모처럼 최경자(연꽃) 고문과 이미희 미인도 보게 되어 반가웠다.

그런데 처음부터 올라가는 길이 심상치 않다. 울퉁불퉁한 바위로 형성된 등산길이다. 수도 없이 많은 계단 길을 올라가기도 한다. 얼마 걷지 않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소금물을 동반한 땀이 흘러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쓰리다. 등에서도 사정없이 흘러내려 옷을 적신다. 그런데 흐르는 땀이 괴롭다기보다는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까닭은 웬일일까? 그냥 더워서 흐르는 땀과 등산으로 생기는 땀은 기분 자체가 틀린다. 이러한 맛을 느끼려고 등산을 하는 것인가 보다. 땀방울을 흘리며 동료들과 걷는 등산길은 녹음이 우거져 있고 그 사이로 간혹 솟아오른 기암괴석이 나타나 기쁨을 더해 준다.

이준태 고문과 절벽을 오르면서도 힘든지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냥 즐거움이 쏟아질 뿐이다. 우리가 힘들까 봐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로 지저귀고 나무에선 독특한 향기를 뿜어낸다. 산들바람이 때맞춰 불어와 땀을 거두어 가니 온몸이 시원해진다. 옆에는 웃음이 아름다운 여경희 미인과 이 산악회 총무인 장미정과 그 친구 주명순 님이 있다. 뒤에는 땀을 흘리며 올라오는 산울림의 리더이며 살림꾼인 신인희 님이 있고 우리를 끝까지 돌봐줄 든든한 수석 산악대장 서완철 님이 있다. 이렇게 자연의 신선한 내음을 맡으며 새소리 바람 소리 듣고 회원들의 정담을 들으며 올라가니 어찌 힘들다 하겠는가? 참으로 행복이 쏟아지는 산행이다. 그 많은 계단을 즐거움에 취해 힘든지도 모르고 올라왔다. 여기서 정상까지의 거리는 불과 0.5km 정도 남은 듯하다

정상에 발을 밟는 순간이다. 오늘도 삶의 행복을 이곳에 와서 느낀다. "칠보산" 778m라고 써놓은 정상 표석이 눈에 들어온다. 얼마나 반가운지 정상의 표석에 기쁨의 입맞춤을 했다. 그 기쁨을 참지 못해 온몸에선 짜릿한 전율이 흐른다. 둥글납작하게 못생긴 얼굴에 한글로 새겨놓은 칠보산 이란 글자가 아름답기도 하다. 아담하게 세워놓은 표석은 행복해 보이는 나를 바라보더니 빙그레 웃는다.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신인희 리더와도 함께 찍었다. 사진을 찍곤 차분히 숨을 고른 다음 사방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눈길이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경이 절묘하게 펼쳐진다. 신께서는 어찌 이리도 아름답게 조각해 놓았을까?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황홀한 작품이다

칠보산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보자. 칠보산은 괴산군 칠성면 태성리에 있는 해발 778m의 산으로 쌍곡구곡을 사이에 두고 군자산과 마주하고 있다. 칠보산은 일곱 개의 봉우리가 보석처럼 아름답다 하여 칠보산이라 하는데 옛날에는 칠봉산이었다 한다. 쌍곡의 절말에서 바라보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풍경이다. 일곱 봉우리라고 하지만 산에 들어오면 열다섯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고 W자와 M자의 연속이다. 2분이면 오르는 봉우리도 있고, 몇 발짝만 뛰면 내려갈 수 있는 봉우리도 있다. 비켜 돌아가는 봉우리도 있고 뛰어나게 아름다운 봉우리도 있다. 이렇게 많은 봉우리를 세면서 넘다 보면 지루하다거나 힘든 줄도 모른다. 매우 보기 드문 명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산은 일곱의 봉우리가 보석 같다 하여 칠보산이라 하였는데, 북한도 함경북도 명천군에 명산 중의 명산인 칠보산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 의하면 괴산(槐山) 칠보산(七寶山)은 한국의 명산 중 79위다. "100대 명산"은 "2002년 세계산의 해"를 기념하고 산의 가치와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기 위해 2002년 10월 산림청에서 선정 공표하였다.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은 학계, 산악계, 언론계 등 1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추천받은 105개 산과 산악회 및 산악 전문지가 추천하는 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선호도가 높은 산을 대상으로 산의 역사, 문화성, 접근성, 선호도, 규모, 생태계 특성 등 5개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심사 후 선정하였다. 100대 명산에는 국립공원(16), 도립공원(17), 군립공원(11) 지역에서 44개, 백두대간에 인접한 산 중에서 34개가 선정되었다. 또 대암산, 백운산, 점봉산 등 생태적 가치가 큰 산과 울창한 원시림을 자랑하는 울릉도 성인봉,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인 홍도 깃대봉 등도 100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정상에서 10m 정도 내려와 점심을 먹으며 오늘의 하이라이트를 만들어 낸다. 조진순 총무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한 곡 뽑아 댄다. 그러곤 애교 넘치는 말로 회원들을 한바탕 웃긴다. 박종술 대장 역시 재미있는 유머를 뱉어낸다. 재미있게 연출하는 회원들이 있어 우리는 마냥 즐거웠고 칠보산도 행복했을 것이다. 한참을 웃다가 사방을 바라보았다. 이곳에서 5개의 산이 웅장한 모습으로 선명하게 보인다. 정상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속리산 국립공원 칠보산 경관에 대해 간단하게 서술해 본다.
*장성봉(長城峰, 915m)-마치 만리장성이 막아선 듯 길고 장엄한 모습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전한다.
*대야산(大耶山, 931m)-대화산으로 알려져 왔으며, [한국지명총람]에 의하면 큰 홍수가 일어났을 때 봉우리가 대야만큼 남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옥녀봉(玉女峰, 596m)-군자산과 비학산 사이에 감추어져 있는 산의 형세가 마치 수줍게 숨는 소녀의 모습처럼 보여
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군자산(君子山, 948m)-옛부터 송시열, 이황 등 덕망 있는 선비들이 머물기도 했고,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의
미로 군자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보배산(寶賠山, 750m)-일제강점기 때 금부처가 나왔다는 전설이 있어 보배산(寶賠山)으로 알려져 있고, 1921년 조선지형도에 의해 보개산(寶蓋山) 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괴산(槐山)은 이름도 특이하지만, 그 유래 역시 독특해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어 적어본다. 신라의 삼국통일 무렵 가잠성을 지키다 순사한 찬덕장군의 공을 기리기 위해 김춘추가 하사한 괴산의 옛 이름인 괴주(槐州)가 이후 지금의 괴산(槐山)으로 불리게 된다. 이 지역은 삼국시대 접경지대로서 백제와 신라 고구려 사이에 충돌이 잦았던 곳이다. 신라 진평왕(眞平王) 28년(606)에 신라장수 찬덕(讚德)이 가잠성을 지키고 있을 때 백제의 대군이 침입 백여 일을 포위 공격하여 성은 완전히 고립되는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신라에서 여러 번 원군을 보냈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패하게 되고 성안은 식량과 물이 떨어지고 군사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성주인 찬덕이 의롭게 싸우다 죽을 것을 역설하였으나 군사들은 항복하여 목숨을 보존하길 원하였다. 찬덕은 운명이 가까워져 온 것을 깨닫고 '너희들은 내가 죽은 후에 항복하라. 나는 죽어 귀신이 되어 백제 놈들을 잡아갈 것이다.'라고 외친 뒤 앞의 느티나무에 머리를 들이받고 장렬하게 죽었다.

후에 이 소문을 들은 김춘추(金春秋)는 찬덕장군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서 가잠성을 '괴주(槐州)'이라 부르라고 하였다. 이것이 지금의 괴산(槐山)이라 부른 유래라고 전해진다. 괴산(槐山). 언뜻 듣기에는 괴이한 산이 많은 곳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홰나무 괴(槐), 즉 느티나무를 지칭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관인 의정부를 지칭하는 괴부(槐府), 왕궁을 뜻하는 괴신(槐晨), 외교문서를 관장하던 승정원을 괴원(槐阮)이라 부른 것 등을 보면 '槐'자는 아무렇게나 쓰여지는 글자가 아니었음을 알 수가 있다. 어느 분야 혹은 인물이나 지명 등 으뜸이 되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괴산에는 유독 오래된 느티나무가 많다. 마을 입구를 지키는 당산나무가 대부분 느티나무로 괴산의 상징이자 자존심이 되고도 남음이 있어 보인다.

기암괴석과 산봉우리가 잘 조화를 이룬 칠보산이다. 난이도가 매우 발달하여 위험한 곳이 산재해 있는 산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세상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홀딱 반하고 말았다. 하산길도 맘만치 않게 위험하다. 그러나 산울림 가족은 오늘도 신의 보살핌으로 한 사람도 낙오 없이 즐겁고 행복한 산행을 했다. 황진남 회장을 비롯해 집행부 여러분 수고 많이 했습니다. 특히 산악 대장을 맞은 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산울림 가족 여러분의 가정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필자는 두 손 모으겠습니다. 아울러 여러분들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8년 05월 27일

김경렬

2018-07-22 09:19

괴산의 칠보산.
봉마다 다른 보물같은 칠보산을 앉아서 편히 산행을 하였습니다.
좋은 곳을 다녀오셨습니다.
폭염이 여일 숨막히게 합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산행에 몸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늘 감사합니다.


김상화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연일 더위가 치솟고 있습니다 오늘 성당을 다녀오는데 얼마나 더운지 이마에 머리가 없는데 더 많이 벗겨질뻔 했습니다. ㅎ 뙤약볕 피하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김경렬 작가님!	7/22 13:19

백낙은

2018-07-22 17:20

김상화 작가님.
이번에는 괴산 칠보산을 다녀 오셨군요.
"괴산(槐山) 칠보산(七寶山)은 한국의 명산 중 79위"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동해안에도 칠보산이 있는데 꿩대신 닭이란 말처럼 거기라도 한 번 가 보아야 겠습니다.
지구가 자꾸만 더워 지고 있나 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1천만 대나 되는 자동차에서 뿜어내는 매연,
수많은 에어컨에서 내 뿜는 열기, 아스팔트에서 달궈진 공기,
건물에서 피어 오르는 열기 등등이 모두 어디로 가겠습니까?
앞으로는 더욱 더워 지리라 여깁니다.
몸조심하시기 바라고 멋진 산행기 또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상화	서울은 오늘 38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놀랍게도 더운 날씨입니다 존경하옵는 백낙은 위원장님 이렇게 더운 날씨에 혹여 지치시지나 않으실까 걱정도 했습니다 위원장님 괴산 칠보산은 여느산에 비해 매우 아름다운 산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가을에 한번 다녀 오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한달은 더우리라 봅니다 위원장님 더위 잘 이겨내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7/22 21:10

작은 금강산이라 일컫는 소금산(小錦山)과 구름다리(소금산 제1편)

보석보다 더 아름다운 지리산 바래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