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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김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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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화 수필가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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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김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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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18-06-29 1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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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려준 천태산(天台山)의 비경(천태산 제1편)
하늘이 내려준 천태산(天台山)의 비경
(기행 수필 천태산 제1편)
루수/김상화
하늘이 심상치 않다. 비가 내리려나 보다. 잿빛으로 덮인 하늘은 세상을 음산하게 만들어 놓았다. 오늘만은 제발 파란 하늘 아래 황금 햇살 퍼지고 비둘기 나는 평화로운 날이어라! 하며 간곡한 소원을 청해 본다. 마음씨 고운 회원들이 모인 천사와 같은 산악회가 있다. 그 이름도 찬란한 산울림이다. 오늘은 본 산악회에서 충북 영동에 자리 잡은 천태산(天台山)을 가는 날이다. 천태산(天台山)은 비경(秘境)이 뛰어나 누구든 그 아름다움에 놀라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산이라고 한다. 필자 역시 그 아름다운 비경(秘境)을 본다면 감탄의 소리가 하늘 끝에 닿도록 질러보고 싶다. 또 동료들과 함께 오늘을 내 생에 제일 행복했던 날로 기억되도록 불사르고도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웃으며 천태산(天台山)의 절경을 감상하고 때론 그 절경(絶景)에 소스라치도록 매료되어 황금 같은 날을 만들어 볼 것이다. 오늘은 해님이 방긋 웃고 새들이 노래하는, 자연의 향기로운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와 행복한 날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행복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버스로 고속도로를 달린다. 차창으로 보이는 들녘은 아직 한가롭다. 조금 있으면 모내기로 바쁠 것이라고 논을 갈고 있는 농기계가 말하고 있다. 산은 초록 물결로 휘날리기 시작하고 고속도로의 어느 구간은 흐드러지게 핀 영산홍 꽃이 빨간 입술로 유혹한다. 이렇게 봄은 사랑스럽게도 무르익어간다. 버스는 천태산(天台山) 입구 시원스럽게 넓은 주차장에 멈췄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자연의 내음이 물씬 풍긴다. 더우기 영동은 필자와 인연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자연의 내음이 더 향기롭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피 끊은 대학 시절과 청년 시절 적십자 봉사 활동을 많이 했다. 그래서 매년 여름 방학 때면 약 50여 명의 남녀 학생이 열흘씩 양산에 있는 소나무밭으로 캠핑을 간 기억이 난다. 소나무밭 옆으론 맑은 냇물이 흘러 물놀이하기엔 매우 좋은 장소였다. 그곳에서 젊음을 마음껏 불살라 보았다. 로맨틱했던 아름다운 추억이 스크린처럼 지나는 까닭은 웬일일까? 이곳에 오니 그때 그 시절 추억의 향수가 그립구나! 그런데 안타깝게도 천태산(天台山)이란 이름을 그땐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천태산(天台山)이란 미지의 산으로 산행을 간다. 얼마나 아름다운 산일까 하는 궁금증이 머리를 파고든다. 글이 딱딱하게 느껴지겠지만 천태산(天台山)의 유래부터 적어보자. 천태산(天台山)은 충청북도 영동군과 충청남도 금산군에 걸쳐 있는 높이 715m의 산이다. 암릉과 각종 수목이 계곡의 맑은 물과 어우러진 경치가 '설악산' 못지않게 수려해서 '충북의 설악산'이라고도 불린다, 천태산은 조선 시대에 '지륵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천태산은 "하늘의 별이 잡힐 듯한 산"으로 작지만, 어찌나 매서운지 그 체구보다 서너 배는 더 높게 느껴져 정상에 오르면 정말 하늘의 별이라도 다 딸 수 있을 것 같은 산이라는 유래에서 비롯됐다.『신증동국여지승람』(옥천)에 "지륵산(智勒山)은 고을 남쪽 53리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관련 지명이 처음 등장한다. 『여지도서』(옥천)에도 "지륵산(智勒山)은 군 남쪽 양내면 53리에 있다. 주맥은 충남 금산군 서대산으로부터 온다."라는 기록이 있다. 『해동지도』(옥천)와 『대동여지도』에도 그대로 '지륵산(智勒山)'이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조선지지자료』(영동)에는 지륵산 대신 '천태산(天台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지금은 지륵산이란 명칭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천태산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천태산'의 다른 이름인 천대산 · 천주산 · 대성산 · 지륵산 · 국사봉 · 국수봉(國壽峯)이 소개되어 있다. 또 "영국사가 있어 부처의 지혜로 하늘과 같이 길이 편안함을 누리라"는 뜻에서 천태산이라 하였다는 유래가 언급되어 있다. 고려 시대 공민왕이 영국사에서 홍건적의 난을 피했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실제 1361년에 홍건적이 침입하자 공민왕은 인근의 마니산성으로 피난하였으며, 이때 누교리에서 국청사(國淸寺)까지 칡넝쿨로 다리를 놓아 공민왕은 그 다리를 밟고 국청사에 가서 국태민안을 빌었다고 한다. 국청사는 공민왕이 다녀간 뒤 왕이 나라의 평안을 빌었다 하여 영국사(寧國寺)로 고쳐 불렀으며, 다리를 만들어 건너간 마을을 누교리(樓橋里)라 불렀다는 전설이 전한다
이러한 전설이 전해오는 천태산(天台山)을 등정하면서 힐링하고 한 주 동안 녹슨 몸을 말끔히 닦아낼 것이다.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하기 시작했다. 몇 명씩 그룹 지어 영국사(寧國寺)를 향해 올라간다. 고즈넉한 오솔길 왼쪽엔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양옆엔 등산객들의 고달 품을 달래주고파 시인들이 향기롭게 시를 써서 걸어놓았다. 정성을 들이고 심혈을 기울여 써놓은 글인데 한 분도 읽어보지 않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가슴이 메말라서일까? 정서적인 결함이 혹여 있어서인가? 아니다. 모두 아닐 것이다. 빨리 산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짓누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자아(自我)를 발견하고 발전시키려면 좋은 글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주차장에서 영국사(寧國寺)까지는 약 1,100m 정도 된다. 올라가는 길목에는 기암절벽과 태고의 천연 숲이 심산유곡의 맑은 물과 장엄한 산세를 이루고 있다. "천태산 계곡"이라고 쓴 큰 바위를 세워놓고 그 위에는 서기 668년 문무왕 때 세웠다고 했다. 영국사와 천연기념물 제223호인 은행나무가 있으며, 원각국사비, 3층 석탑 등 많은 보물과 함께 자연경관과 동.식물 서식 환경이 우수하여 충북의 자연환경 명소로 지정된 곳이라는 글을 써 놓았다. 그리고 이곳을 충북의 설악이라고도 했다. 조금 더 올라기니 삼신 할멈 바위가 나온다. 삼신 할멈 바위는 가로로 싸여 있는 모습이 할머니의 쭈글쭈글한 주름을 연상시킨다. 삼신 할멈 바위는 상어흔들바위와 함께 천태산을 대표하는 바위 중 하나이다. 층층이 쌓인 바위틈에 작은 돌을 던져서 떨어지지 않으면, 삼신할미가 자식을 점지해 준다는 소문이 있으며, 지금까지도 그 덕에 아이를 가졌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삼신 할멈 바위에서 약 20m 정도엔 천태산 삼단 폭포가 있다. 물이 많이 내려가지를 않아 폭포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물만 많이 내려간다면 천하의 일품일 것 같다. 이 "삼단폭포"는 폭포수가 삼 단계를 거쳐 흘러내려 붙여진 이름으로 예전에는 "용추폭포"로 불리었다. 기암절벽과 송림이 멋지게 어울려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과 경이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영국사(寧國寺)가 보이고 영국사(寧國寺) 못미처엔 어마어마하게 큰 은행나무 한그루가 험한 세월을 잘 이겨낸 듯 묵묵히 서 있다. 이 은행나무는 수백 년을 영국사(寧國寺)를 수호신처럼 지켰는지도 모른다. 영국사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223호로 지정된 국가지정 문화재다. 이 나무는 높이가 31m, 둘레는 11m이며, 나이는 천 살 정도로 추정된다. 가지는 2m 높이에서 갈라졌으며, 동서 방향으로 25m, 남북 방향으로 22m 정도 퍼져 있다. 서쪽 가지 중 하나는 밑으로 자라서 끝이 땅에 닿았는데, 여기서 자라난 새로운 나뭇가지는 높이가 5m 이상이나 되고, 가슴 높이의 지름이 20cm가 넘는다. 이 은행나무는 국가에 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소리를 내어 운다고 하며, 가을에는 이 나무와 주변의 경관이 하나로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고 한다. .
은행나무 옆에는 시인들 3분이 다음과 같은 글을 써 놓았다. 필자는 하도 아름다운 글이라 몇 번을 읽고 옮겨 적는다.
*"은행나무 사랑"/정윤천
누군가 여기 와서 거닐다 갔다.
초록 위에 스쳐 가는 바람결같이
누군가 여기 와서 고백하고 갔다
빗금으로 반짝이던 빗방울같이
누군가 여기 와서 기다리다 갔다
언제나 제 자리에 스러지는 노을빛같이
그 일들 다 겪어주느라
천태산 은행나무 여기 서 있다
*"은행나무는 흐른다"/임윤
만추를 털어낸 샛노란 수액의 발자국
시위 당기던 해도 저물어
속눈썹으로 날아드는 시간의 화살
눈동자에서 파르르 떠는 저녁
선을 긋고 떠난 바람의 필체인가
우듬지에 보푸라기 이는 비행을
손차양에 금세 번지는 노을
가을의 촉수는 퇴적된 계절에서 움터
무넘깃둑에 쏟아지는 웃음들
천 년은 너무나 짧아
차라리 돌이 되고야 말
화르르 날아오르는 노랑나비 떼
*"은행나무 끙끙"/전건호
천태산에 와서 천태산의 끝을 바라본다.
오고 가는 길이 온통 구려도 가을은 가을이어서 황금빛인가 메주덩어리거나 숯검댕이 된 마음 망탑봉 지나
천년 은행나무 곁을 끙끙 거닐 때면
지상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둥글게 익어간다.
큰 사랑은 그 독한 구린내를 삭히고서야 찾아오는 거라고,
땅바닥에 주르르르르 말씀 없는 법문 펼쳐놓는다
영국사(寧國寺) 대웅전(大雄殿)은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61호다. 이 사찰은 신라 문무왕(文武王) 8년(668)에 창건하였다 하나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다. 고려(高麗) 문종(文宗) 때 대각국사(大覺國師)가 이름을 국청사(國淸寺)라 일컬었고 고려 고종 때에는 금당(金堂)을 건립하였다고 전한다. 고려 공민왕(恭愍王) 때 홍건적(紅巾賊)의 내습(來襲)을 피하여 이곳에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하였으므로 이름을 영국사라 고쳤다고 한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다포계(多包系) 맞배집인데 공포는 내 외삼출목으로 쇠서(牛舌) 위에 연화를 조각한 조선 후기의 수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창방(昌枋) 위에 놓이는 평방(平枋)은 건물의 측면 앞쪽에만 짧게 놓여 이 지방의 특징인 다포계(多包系) 맞배집을 꾸미는데 흔히 볼 수 있는 구조형식을 취하고 있다.
1편은 여기서 마무리한다. 2편에서는 영국사(寧國寺)에 있는 보물과 문화재 그리고 정상까지 올라감과 하산까지의 감동적인 일들을 쓸 것이다
2018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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