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8-06-0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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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리(正道里) 구계등(九階燈)에 반하다 (완도 제1편)

정도리(正道里) 구계등(九階燈)에 반하다 (완도 제1편)
기행 수필 (완도 제1편)

루수/김상화

청산도를 간다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마음이 부풀어 있다. 이 섬은 전라남도에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섬이라고 한다. 이번 여행은 무박 2일로 가는 색다른 여행이다. 금요일 밤 11시에 출발한다. 달리는 버스에서 하룻밤을 동료들의 잔잔한 대화 소리와 간혹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보내야 한다. 상상만 해도 낭만이 넘쳐흐른다. 장선덕 본부장의 말에 의하면 봄이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 한다. 노란 유채꽃이 만발하고 바다 내음과 유채 향이 어우러져 봄 향기를 더욱 그윽하게 만드는 4월의 청산도를 생각하면 웬일인지 가슴부터 뛴다. 아마도 필자의 마음은 마냥 뛰어놀기 좋아하는 꿈많은 어린 소년을 닮고 싶은가 보다. 미지의 세계에서 새로운 것도 보고 바닷가에서 철썩대는 파도 소리도 들어보자. 조약돌을 밟으며 갈매기와 정겹게 대화도 나눠보고 싶다. 이렇게 끝없는 호기심이 유발하는 까닭은 웬일일까? 나에겐 이젠 발랄한 젊음의 세계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잠시나마 젊음으로 돌아가 망가질 대로 망가져 보고 싶다. 이것 또한 인생의 삶을 되돌아보는 지극히 향기로운 추억이 아닐까요?

부풀어 있는 가슴이 진정도 되기 전에 어둠을 뚫고 버스는 달리기 시작한다. 웬일인지 출발서부터 기분이 상쾌하고 향기롭다. 행복한 꿈을 가득 싣고 둥실둥실 떠 있는 흰 구름을 사뿐사뿐 밟으며 하늘을 걷는 기분이다. 임을 찾아 무한대의 세계로 나는 새처럼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작은 새가 되어 날아 볼 수 있을까? 옆 좌석에는 필자가 너무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상갑 회장이 앉았다. 늘 미소지으며 대화하는 모습은 누구나 본 바다야 할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잠시 후 미남이라고 할까? 남성미가 멋지게 흐르는 장선덕 본부장이 생글생글 웃으며 청산도에 대한 설명과 내일의 여행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설명만 들어도 행복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좋다. 내가 그곳에 있는 듯 처녀지를 밟으며 유채꽃도 보고 봄을 향해 신비롭게 달리고 있는 사물과 대화도 한다. 때로는 동료들과 호호 하하하다 미소지으며 대화하는 착각이 뇌에서 영상으로 돌아간다. 마침 그때 순수한 자연미의 아름다움이 똑똑 떨어지는 미인 김명순 총무가 커피를 한잔 가져온다. 오늘따라 커피 향이 왜 이리도 은은하고 부드럽게 다가올까? 사랑과 행복 그리고 꿈을 실은 버스는 한참을 달린 것 같다. 코를 고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대화 소리도 끊겼다. 그래서 버스 안은 잠시 고요한 적막이 흐른다.

어둠이 걷히고 새날이 밝아 오기 시작한다. 밤새도록 달린 버스는 새벽 4시 20분에 완도항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하늘을 바라보니 먹구름이 하늘을 가렸다. 찌푸린 하늘은 금세 일을 낼듯한 기세다. 예감이 좋지 않다. 6시 40분에 승선하여 7시에 출항하기로 되어있다. 우리는 완도 식당이란 곳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그런데 바람이 상상외로 심하게 분다. 조금 있자니 가랑비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비 내리는 것은 좋으나 바람이 몹시 불어 배가 출항을 하려는지 궁금하다. 여객선 사무실에서 연락 오기만 초조하게 기다려야만 했다. 조금 기다리니 연락이 왔다. 이게 웬일일까? 파도가 심해 도저히 갈 수 없다는 청천 벼락같은 소리다. 갑자기 나의 눈에선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 하는 수 없이 오늘 여행을 총지휘하고 안내하는 장선덕 본부장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집행부 간부들이 모여 결론을 내린 것 같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청산도를 뒤로하고 본부장이 정한 대로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제일 먼저 갈 곳은 정도리(正道里) 구계등(九階燈)이다. 이곳은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 정도리 152번지에 있으며 명승 제3호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명승"이란 이름을 붙였을까? 완도읍에서 서남쪽으로 4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버스에 몸을 싣고 정도리(正道里)까지 왔다. 모두 즐거운 듯 바닷가로 달려간다. 바닷물에 깎여 반질반질한 크고 작은 돌멩이가 쫙 깔린 해변이다. 뒤로는 나무들이 울창하게 들어섰다. 구계등이란 이름은 파도에 밀려 표면에 나타난 자갈밭이 아홉 개의 계단을 이룬다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정도리를 지나 약 4~500m 걸으면 상록수로 전개된다. 자갈밭은 약 750m로 활 모양의 해안선이 그대로 뻗쳐있다. 자갈밭은 너비 83m로 약간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 동쪽의 자갈은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큰바람과 파도가 있을 때마다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해안으로 걷어 올려지기를 반복하면서 시시때때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해변의 아기자기한 돌밭 뒤에는 울창하게 방풍림이 들어섰다. 그 종류는 해송을 비롯하여 감탕나무, 가시나무 등이다. 상록수와 태산목, 단풍, 느티나무 등 20여 종으로 자갈밭과 조화를 이루어 이곳의 분위기를 평화롭게 하고 있다. 자갈밭과 벗이 되어 묵묵히 해변을 지키는 요상하게 생긴 나무 한그루가 있다. 매우 멋들어지고 보기가 좋다.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 만한 모양새를 갖추었다. 회원들은 그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바쁘다. 해피의 자랑인 심명자 부회장과 김인숙 홍보부장이 열성적으로 사진을 찍어댄다. 아마도 나무의 생김이 묘하게 생겨 뇌리를 자극했나 보다. 이 나무의 이름은 정도리 느티나무라 한다. 정도리 느티나무는 2012년 8월 28일 제15호 태풍의 피해를 받았다. 노출된 뿌리 부분에는 염분의 피해를 받아 황토로 덮어준 후 나무 주사를 투입하였다고 한다. 건강하게 태어나 영원히 이 해변을 수호신처럼 지켜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정겹게 생긴 자갈밭에 서서 한참을 바다를 바라보았다. 지평선 저 넘어엔 크고 작은 섬들이 외롭게 있다. 회원들은 모두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잠시후 갯돌 소리 들리는 정도리 자연관찰로를 돌기로 했다. 방풍림 사이로 만든 오솔길은 데크를 깔아 걷기 편하게 해 놓았다. 정도리 자연관찰로는 약 300년 전에 조성된 방풍림으로 온대림과 난대림이 함께 어우러진 독특한 곳이다. 과거 광활한 갯돌해변에서 바라보는 바다 경관으로 유명하여 1972년 명승 제3호로 지정된 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지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어 오고 있다. 완도 정도리 구계등(莞島正道里九階燈)은 통일신라 시대 황실의 녹원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겨울철 일출과 일몰이 일품이라 한다. 이곳은 탐방로가 잘 갖추어져 있어 쉽게 자연을 접할 수 있어 매우 좋다.

구계동의 방풍림 속으로 들어오니 아주 열대우림 같은 자연 그대로다. 마치 조그만 정글 숲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이 숲은 자연 숲이 아니라 오래전에 어느 때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추위와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심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정글같은분위기가 연출되는 멋진 공원이 되었다고 한다. 숲속엔 볼거리가 참으로 많다. 할머니 당이 있다. 정도리 주변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번영과 안녕을 위하여 서낭당을 만들었다. 보통 바닷가 마을에는 서낭당이 짝을 이루는데 정도리 숲속에 있는 것은 "할머니당" 하나다. "할아버지당"은 마을 뒷산에 떨어져 있다고 한다. 할머니당은 바다의 풍요와 재해 예방을 기원하기 위한 것이며, 마을 뒷산에 있는 할아버지당은 농사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정도리 마을 주민들은 매년 정월 초에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인터넷을 빌려 몇가지 적어보자. 구계동에서 바라보는 섬들은 좌측으로부터 청산도, 여서도, 소모도, 대모도, 불근도, 소안도, 횡간도, 보길도 등이 있다. 완도에서 배를 타고 청산도나 보길도로 구경을 많이 간다. "청산도"는 우리가 오늘 가려고 했던 섬이다. 아쉽게도 바람이 불어 미련만 남겨놓고 이곳 구계동으로 온 것이다. 그곳엔 지리해수욕장이 있고 읍리에 불교와 민간신앙이 결합한 하마비.석불과 주변에 10개의 고인돌이 유명하다. 서편제 촬영지로 이름이 난 곳이다.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 선생이 제주도로 가다가 이곳 경치에 매료되어 머물면서 "어부사시사"를 창작했으며 예송리 갯돌 해안의 아름다운 상록수림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소안도"는 일제때 항일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던 곳이다.미라리와 맹선리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이 아름답다. "횡간도"는 임진왜란 시 "충무공" 휘하의 군병들이 이 섬에서 지나가는 왜선을 몰살시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풍란으로 유명하다.

정도리(正道里) 구계등(九階燈)에서 좌측으로 약 3km 정도 가면 부끄지라는 곳이 있다. 그곳까지 가는 해안 절경이 매우 아름답다고 한다. 부끄지에서 너꾸지라는 곳 까지도 해안으로 트래킹을 한다면 가슴이 확트이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는 그곳을 가보지 못하고 정도리 구계등만 보고 가는 것이 좀 아쉽다. 다음 행선지는 완도 수목원이다.

2018년 04월 07일

김경렬

2018-06-01 11:47

비바람 때문에 청산도를 뒤로하셨으니 실망하셨습니다.
저도 서운합니다.
그래도 볼만한곳이 있어 다행입니다.
허긴 완도 자체도 관광지이니까요.
8년전에 남해일대를 돌아본적이 있었는데
작가님의 글에서 기억이 살아납니다.
감사합니다.


김상화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이렇게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안녕하셨지요 매번 답글을 늦게 드려 미안합니다. 그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갔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 목표한 곳을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더 좋은 곳을 다녀온 것 같습니다 김경렬 작가님 늘 감사합니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네요 더위 잘 이겨 내시고 건강하셔야 합니다 항상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경렬 작가님!	6/18 06:06

정찬열

2018-06-01 22:40

루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저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전라남도 완도하고도
풍랑에 완도를 일주 하며 내가 어릴적부터 수차례다녀온
정도리에 구계등이라는 명명은 무심코 지나친 지명이네요
벅찬 감격으로 올려주신 옥고에 잘쉬어 갑니다.
6월의 초입부터 무더위가 기승입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안 하시고 행운넘치는 6월이 되시길 기원 드립니다.^^


김상화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아름다운 정도리까지 왔네요 참으로 가슴이 탁 트이는 아름답고도 멋진 곳입니다 이렇게 섬지방이 아름다운지를 몰랐습니다 시간이 나는 대로 전남에 있는 유명한 섬을 한바탕 돌아보고 싶습니다 매번 늦게 답글 드려 죄송합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더위 잘 이겨 내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찬열 작가님!	6/18 06:16

백낙은

2018-06-04 09:15

루수 작가님. 반갑습니다.
저도 완도를 몇 번 다녀 왔습니다만,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해초가 많았다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제일 먼저 갈 곳은 정도리(正道里) 구계등(九階燈)이다. 이곳은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 정도리 152번지에 있으며 명승 제3호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명승"이란 이름을 붙였을까?" 라는 말씀 보고 기억했다가 기회가 되면 한번 가 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명승지를 두루 섭렵하시는 작가님이 부럽습니다.
늘 건안하시고 즐거운 여행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상화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유월도 반이 지나갔습니다 존경하는 백낙은 위원장님 안녕하신지요 오랫동안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일 관계로 행사에 자주 참석을 하지 못하는 관계로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다녀온 정도리는 참으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저도 시간이 되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위원장님 늘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백낙은 위원장님!	6/18 06:25

많은 것을 보고 배워온 완도 수목원(완도 제2편)

연산군의 유배지 강화 화개산은 말이없다(화개산 제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