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0-09-20 13:06

ㆍIP: 1.xxx.128

사패산(賜牌山)의 신비로운 절경에 반했다.

사패산(賜牌山)의 신비로운 절경에 반했다.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계절의 여왕 오월의 마지막 산행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선을 보이지 않으려고 도봉산 뒤편에 꼭꼭 숨어있던 사패산(賜牌山)을 간다. 그 산이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자기의 고고함과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려달라고 필자를 초대했다. 필자는 사패산(賜牌山)이란 이름을 근래 처음 들어 보았고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산이다. 의정부와 양주에 속해 있는 산으로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산이지만 아마도 시민들이 거의 그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해피 가족이 처녀지인 그곳으로 등산하러 간다기에 초대를 받은 필자도 함께하려고 집을 나섰다. 아침부터 오월의 마지막 햇살이 대지를 달구어 댄다.

사패산(賜牌山)을 가려고 석촌호수를 지날 때 잠시 장미원을 들렸다. 그때 장미원에는 5월의 장미가 아름다운 웃음을 선사한다. 필자는 장미의 활짝 웃는 아름다운 모습에 매료되어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이것이 행복이다. 행복의 조건이 별거든가! 우리가 살아가는데 이렇게 아름다움에 감동하고 부족한 1%만 더 가진다면 행복은 하늘에서 쏟아져 가슴에 안길 것이다. 무엇을 위해 많은 것을 원하는가? 다 필요 없는 허황한 욕심이다. 많은 것으로 행복을 찾지 않고 적은 것으로도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전철역을 향해 걷는다. 전철을 타고 불광역으로 갈 것이다. 여기서 버스를 타면 사패산 입구까지 약 30분 정도 걸린다고 들었다. 송추 푸른마을 아파트 앞에 하차했다.

내리자마자 신작로 한편에 멋들어진 느티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그 나무는 알고 보니 운 좋게 보호수로 선정된 것이다. 길 건너엔 중화요리로 널리 알려진 유명한 진흥관이 있다. 사패산(賜牌山)을 가려면 길을 건너 진흥관 옆길로 가야 한다. 진흥관 옆길을 걷다 보니 그토록 아름답던 5월의 부드러운 햇살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늘따라 뙤약볕이 얄밉게도 쏟아진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이마에선 송골송골 땀방울이 솟아나기 시작한다. 옆에는 사패산(賜牌山)으로부터 내려오는 맑은 개울물이 졸졸 흐른다. 계곡으로부터 내려온 저 물은 얼마나 시원할까? 면경처럼 맑은 물은 덥다고, 우리를 잠시 쉬어 가라고 유혹한다. 그것을 뿌리치고 한참을 걸었다. 송암사도 보이고 거기서 더 가다 보니 송추 생태복원 야생화 단지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사패산(賜牌山)으로 가는 오솔길 같다.

사패산(賜牌山)의 유래는 산 전체가 삿갓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리 불렀다. 또 큰 봉우리와 바위 모양이 삿갓을 닮았다 하여 갓바위산이라고도 했고 삿갓 산이라고도 불렀다. 또 조개껍질처럼 생겼다 해서 사패산이라 부르기도 했다. 다른 주장은 조선 시대 선조(宣祖)가 딸 정휘옹주(貞徽翁主)에 하사한 산이어서 사패산(賜牌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일대는 오랫동안 조정에서 관리하여온 산이다. 부근에는 석천사, 석굴암, 회룡사, 성불사, 원각사, 원효사 등 유서 깊은 사찰이 많고, 산신을 모시는 성황당도 있다.

사패산(賜牌山)은 북한산 국립공원 북쪽에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전망이 매우 아름답다고 한다. 그래서 그곳을 빨리 올라가 그 아름다움을 보고 싶다. 얼마나 아름다운 산이기에 그토록 자랑할까? 사패산(賜牌山)의 높이는 552m이며 울창한 숲이 있어 계곡이 사시사철 신선할 것만 같다. 이 산은 양주시와 의정부시의 경계에 걸쳐 있으며 북한산 국립공원 북단의 한 봉우리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의 북쪽 끝에 있는 산으로, 동쪽으로 수락산, 서남쪽으로 도봉산을 끼고 있으며 의정부시 서쪽에 있다.

사패산은 한동안 군사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었다고 한다. 이 산은 도봉산이나 북한산의 유명세에 살짝 가려 자기의 아름다움을 알리지 못했다. 그래서 덕분에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 말을 들은 필자는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래서 더욱더 빨리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얼마 가지 않아 송추 폭포에서 시원하게 물줄기가 떨어진다. 바람에 날린 폭포수의 미세한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지갯빛을 만들어 낸다. 그 곱고 아름다운 광경을 필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았다. 폭포는 자랑이라도 하듯 웅장한 소리를 내며 바위를 타고 시원하게 떨어진다. 여기서 사패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2.7km이다.

오솔길을 걸을 땐 옆에서 맑고 시원한 물이 흘러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느끼게 한다.
그러나 때로는 더위가 쏟아져 내린다. 오늘따라 바람 한 점 없구나! 산행하려면 더위도 받아들이고 위험한 곳이 닥치면 해결할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모든 악조건을 감내하며 슬기롭게 대처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또 무엇보다 인내가 필요하다. 아무리 덥고 힘들어도 오늘 필자가 사패산 정상을 가고자 하는 의지를 막지 못할 것이다.
걸으면서 바람 한 점 없는 것뿐 아니라 오늘은 그토록 필자가 좋아하는 새들의 조잘대는 노랫소리도 한 번 들어보지 못했다.
7부 능선까지 올라왔을 때다. 젊은 연인들의 대화 소리가 향기롭게 들려온다. 언제 들어도 젊음의 소리는 감미롭다. 우리나라를 양어깨에 짊어질 믿음직한 젊은이들이다.

올라가다 보니 시야가 점점 넓어지기 시작한다. 도봉산에 올라가면 꼭 보고 싶은 명물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오 형제가 다정하게 한 줄로 앉아 있는 바윗덩어리다. 어떻게 보면 의좋은 형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을 우리는 오봉이라 부른다. 그 정겹게 보았던 오봉을 여기서도 보인다. 도봉산은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다. 그 정겨운 오봉을 이곳에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바로 앞에는 맷돌처럼 희한하게도 생긴 바위가 자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라고 손짓한다. 자연의 오묘함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우주 만물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신비롭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신께서는 자연을 창조하실 때 쓸데없이 만든 것이 하나도 없음을 알려준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화강암 바위가 멍석처럼 넓게 깔려 있다. 연인과 함께 온 젊은 등산객들은 여기저기 앉아 향기로운 대화를 나눈다. 그러면서 자연의 향기도 맛보며 신비로운 자연을 음미한다. 필자도 베일에 싸여 있는 대자연의 풍광을 감상하다 보니 그 아름다움에 취하고 만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신비로움이 밀려오면 괜스레 혼자서 빙그레 미소로 답한다. 참 아름다운 광경이다. 필자는 무엇보다 정상 표지석이 궁금했다. 넓은 방석 바위 한편에 우뚝 세워놓았다. 정상 표지석엔 사패산이라고 한글로 새겨놓고 밑에 552m라고 써 놓았다.

첫사랑 애인을 만난 듯 어색하면서도 반가웠다. 그녀는 나를 보곤 반갑다는 듯 빙그레 미소짓는다. 그 아름다운 웃음을 보는 순간 마음이 누그러진 나는 댓 뜸 달려가 그녀를 얼싸안았다. 돌덩어리지만 역시 향기로운 내음이 그녀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듯하다.
한참을 속삭이다 기념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났다. 기념 사진을 찍고 있을 때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웃음보가 터진다. 왜 저렇게 멋들어지게 웃어 댈까? 하며 쳐다보았더니 나를 보고 웃는 것이었다. 나이 먹은 사람이 표지석에 뽀뽀하는 장면이 그리 우스웠나 보다.

정상에서 사패산의 신비로움을 잠시 감상하다 간식을 먹기로 했다. 정상 바로 밑에서 가지고 간 음식을 즐겁게 먹었다. 일산에 학원을 경영하는 ㅇㅇ 여사께서 먹을 것을 계속 내 옆에 놓아주며 맛있는 먹거리를 챙겨준다. 오늘 처음 보는 여사지만 반가우면서도 미안했다.
이젠 하산할 시간이다. 한참을 내려가다 이정표에 범골 입구라고 있는 곳을 향해 걷는다. 이곳으로 내려가면 의정부가 나온다고 한다. 우리는 의정부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여기서 범골 입구까지는 2.4km이다.
범골입구를 약 1.5km를 앞두고 신정 약수터가 나온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쉬어 신선하고 시원한 약수를 마셨다.

오늘 해피 가족과 모처럼 한 산행은 매우 즐거웠다. 이렇게 동료들과 자주 즐거운 산행을 하지 못해 참으로 아쉬운 마음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생활과 삶까지도 송두리째 변화 시켜 놓은 것 같다. 오늘은 사패산(賜牌山)의 신비로움에 반하고 말았다.

2020년 5월 30일

정찬열

2020-09-22 06:55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루수 작가님 ~
오늘도 생전에 들어 보지 도 가보지도 못할 사패산(賜牌山)
정상을 작가님과 함께 동행하여 기쁨이 배가 됩니다.
하고 많은 산이름중에 왜 사패산(賜牌山일까 궁금하여 사전을 찾아보니
"궁가나 공신에게 산판, 논밭 따위를 줌/ 공로가 있는 시골 아전에게
나라에서 부역을 면하여줌" 라고 되어 있어 증표를 조개 껍질에 세겨준것일까?
아니면 공신에게 내려준 산이였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언제 배람해도 정감가는 기행문 감사히 배람 했습니다.
기온차가 심한 9월의 끝자락과 충추절 즐거운 시간 되시길 손모읍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그간 별고 없으셨는지요 제법 절기는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사패산은 저도 처음 가본 산입니다만 참으로 아름다운 산입니다. 높지 않은 산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산입니다 역사적 유물도 곳곳에 많이 있답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아직 코로나 19가 멈추지 않았습니다 늘 건강 잘 돌보시기 바랍니다. 추석 명절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명절 잘 보내시고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기웡합니다	9/25 12:20

정대수

2020-09-25 09:11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북한산국립공원의 한 모퉁이에 숨어있는 사패산을 다녀오셨군요.
작가님의 말씀처럼 사패산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정상에 올라서본 사람만이 누릴수있는 광희죠.
다른산들과는 좀 특이하게 정상은 평면의 거대한 바위로 되어있어서 저도 참 신기하게 느꼈답니다.
사패산의 신비로움에 반할만 합니다.ㅎ
이제 날씨도 선선해져서 산에 오르기가 참 좋은데 항상 안전산행 하시고요.
공기가 제법 차갑기에 감기와 코로나19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로나19로 온 가족이 다 모일수는 없겠지만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가위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대수 작가님 답글을 늦게 드려 송구합니다. 하는 일이 있어서 거기에 매달리다 보니 시간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사정이야 어떠하든 미안한 마음 금지 못 합니다. 우리 고유 명절 추석이 내일 모래로 다가왔네요 작가님께서도 사패산을 다녀오셨군요 산행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언제 시간을 내 함께 산행했으면 합니다 작가님 추석 연휴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추석과 함께 10월도 오네요 모쪼록 온 가족이 건강하시고 행복한 명절과 10월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9/29 23:27

호명산(虎鳴山)의 매력은 고통이었다

하늘을 만질 수 있다는 천마산(天摩山)의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