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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장춘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장춘희
ㆍ작성일 2019-05-01 10:16
ㆍIP: 119.xxx.208
굼요일의 유럽여행
         금요일의 유럽여행               장춘희

내 여행의 시작은 아주 오래되었다. 봄날 툇마루에서, 겨울밤 따뜻한 이불속에서도 이루어졌다. 러시아, 이태리, 영국, 프랑스, 단테, 셰익스피어, 그리고 그곳은 세상 저편어딘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삶의 모습인줄 알았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서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가 저지른 죄의 끔찍함과 벗어날 수 없는 벌의 굴레를 생각하며 무서움에 떨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는 왕인 남편이 죽자 남편의 동생과 결혼을 하는 햄릿의 어머니를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했던 이 땅의 작은 마을 무지한 소녀일 때도 여행은 하고 있었다.
여행의 의미는 몰랐어도 여행이 주는 매력과 재미는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어느 날 어떤 이를 만났을 때, 무작정 걸었던 내 걸음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걸음걸이였다는 것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의 도움으로 책속 세상을 보는 눈이 생겼다. 이어령과 김형석의 에세이집을 선물 받아 읽고 나서 부터는 자신감을 가지고 쓰는 글이 어떤 느낌이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두 분 책은 그 시절 소중한 감정을 놓치기 싫어서, 지금은 빛바래고 낡아 너덜거리는 모양이지만 책장에 꽂아 두고 있다.
그는 사법고시 준비생이었지만 문학서적을 즐겨 읽었고, 소년 같은 감성을 지닌 청년이었다.
그와의 이별로 여행도 멈추었다. 그러나 잠시 멈춘 걸음은 다시 그전에 걷던 대로 옮겨놓았다. 내 안에 살아 움직이는 여행 본능이 나를 떠다밀었다.
오랜 걸음 끝에 닿은 곳이 있었다. 수원 선경도서관 ‘감동과 울림의 명작읽기’다 그곳에서 여행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이병수교수다.
처음 강좌에 참여하게 된 1년은 20명 정도의 수강생들이 매주 금요일 교수님이 선택해준 책을 읽고 가서 해설을 듣고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2년째부터 3년간은 둘째, 넷째 주 금요일이었고, 5년째는 한 달에 1번 둘째 금요일이다.
날이 갈수록 이교수의 강좌에 감동한 수강생들의 울림이 퍼져나가서 드디어는 회원수가 120명까지 늘어났다. 근현대사를 풍미한 명작이 주는 감동만큼이나 교수님의 해설하는 내용이나 모습 또한 감동적이다. 열정과 성의가 가득한 2시간 30분이었고, 늘 행복한 모습이었다.
문학이 주는 가치와 의미를 이야기하고, 인간이 추구하는 문제가 자연과 인간의 교감이라는 강의를 하는 교수님의 품성 또한, 사람을 품어 안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감동이다.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고, 전생에서부터 삼천 번의 억겁이 쌓여야 닿는다고 한다. 불가의 인연만큼은 아니더라도 내가 읽은 책속 수 천, 수만의 이방인들이 끈이 되어 닿은 금요일 여행과의 인연도 결코 가볍지 않다고 생각된다.
눈으로 읽기만 했던 글을 마음깊이 새기게 되었고, 서툰 내 여행의 마무리를 잘 짓게 해준 이병수교수님께 고마운 마음 전한다.
     
이름아이콘 김상훈
2019-05-01 23:17
회원사진 		첫시집을 내고 부산의 모 예술대학에
잠시 외부 강사로 몇 번 강의를 하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참 건방지게 던진 말은,

" 여러분이 알다시피 나는 무명 시인이고 배우다.
내 시집 한 권이 고작 만 원인데
만 원 내에서 여러분을 유혹하는 먹거리들이 즐비할 거다.
그거 잠시 참고 시집 한 권 사라.
책 팔러 온 것이 아니고 이 책이 먼훗날
어떤 가치를 지니게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먹어 치운 것은 먼훗날에도 아무런 가치조차 느낄 수 없는
여러분의 똥으로 남겨질 뿐이다."

살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지금처럼
열심이 여행도 다니시고 책도 읽으시고
좋은 말도 많이 많이 들으십시오.^^

팔팔하게 살아있는 열정입니다.
장춘희 여행과 책읽기는 제 인생의
구원투수입니다.
책읽기는 지금도 열심히
읽지만 여행은 이제
무작정 떠나는 걸 잘 못 하고
있습니다.
혹시 연극무대에 오르실 때
알려주시면 한번 가서 관람을
하고 싶습니다.
건강하십시요,		 5/9 18:48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9-05-03 14:16
회원사진 		장춘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역시 문학도 다운 기질과 역량이 풍부해 보입니다.
저역시도 핑게같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문학에
부족함을 채워보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를 않습니다.
꼭 교수님의 강의나 강좌 가아니래도 책을 통해 얻어지는
교감말입니다. 마음은 읽을수 있을것같아 여러권의 책도
책꽂이에서 낮잠을 자고 있네요

"금요일의 유럽 여행" 감동으로 배람했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5월이 되시길 기원 합니다.^*^
장춘희 부끄러운 글을 내놔도
언제나 격려를 아끼지 않는
선생님의 넉넉한 품에 늘
감동입니다.
고맙습니다.		 5/9 18:43
   
이름아이콘 김종덕
2019-05-10 17:56
회원사진 		장춘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보람있는 여행을 하시네요. 꼭 어릴때처럼, 집밖에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기 보담은 더 빠른길로 여행을 했던 기억들이 요즈음은 이렇게 말도 안되는 글을 쓰게 한답니다. 항상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장춘희 현실에서도 남의 집 방문이
서툰데 여기 서재에서 조차
게으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두드려 주심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요.		 5/1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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