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장춘희
ㆍ작성일	2019-03-30 11:29

ㆍIP: 119.xxx.12

중매쟁이
중매쟁이 장춘희

중매쟁이라는 말은 결혼이 성사되도록 중간에서 소개하는 사람을 말한다. 중매는 잘하면 술이 석 잔이요 못하면 뺨이 석 대라는 말도 있다.
사람의 일생 중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뜻으로 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한다. 그런데 요즈음은 결혼을 인륜의 대사로 여겼던 풍속이 사라지고 있다. 결혼문화에 대한 인식도가 바뀌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리라고 짐작되어 진다.
직장을 가진 여성은 결혼을 하면 남자와 달리 집안 살림이나 육아문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아이엄마가 직장을 다니면 온 집안사람들이 고생한다’, 는 새로운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시댁과 친정, 주변 사람들 모두가 분주하다.
사랑이 뭐 대단한 거라고 인생을 걸어, 어느 드라마 남자 주인공의 대사다, 사랑을 청춘의 특권으로 알았고, 인생을 걸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살았던 세대로서는 놀라운 발언이었다. 하기는, 오랫동안 혼자 누린 자유를 포기하고 자기만의 공간에 타인을 들여 서로를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은, 가슴 뛰는 사랑이 없으면 희생이라고 생각 할 것 같기도 하다.
거기에 더 보태서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은 것도 결혼은 걸림돌이 되는 모양이다. 독신주의가 늘어나는 현상도 우리나라뿐만이 아니고 세계적인 추세라고 한다.
내 아들이라고 생각하는 게 크게 다르지 않아서 결혼자체에 그다지 마음을 두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 때, 아들에게 간절한 바람을 가지고 있는 환자였다. 항암을 주사하고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직장암 3기여서 곧 이별을 맞을 수도 있는 상태였다. 아들과의 이별은 내가 죽음으로서 맞는 게 아니라 아들이 장가가는 것으로 나를 먼저 떠나주기를 소원하고 있었다. 내가 쳐준 울타리가 무너지기 전에 튼튼한 새 울타리가 아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싶었다.
다행히 아들은 지금의 며느리와 교제 중이었다. 며느리와 나는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무슨 옷을 입고 있었으며, 느낌이 어떠했다는 걸 잊지 않고 기억에 담고 있다.
우리는 궁합도 잘 맞는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일에는 더딘 걸음을 걷지만 자연을 우선하는 가치기준에는 뜻이 같다. 가족이 된 지도 십년이 훨씬 넘었지만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서로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겉치레와 형식적인 나눔이 아닌 진심이 꾹꾹 눌러 담긴 마음이다.
내가 세상에 끼친 공로보다 더 큰 선물로 와준 손녀 손자의 엄마인 내 며느리이수정.
고부 간의 중매를 썩 잘 서준 아들에게 늦었지만 이제라도 중매턱을 내야겠다. 한 잔도 아니고 두 잔도 아닌, 석 잔 의술을.

김상훈

2019-03-31 02:36

`장춘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중매쟁이에 대한 퍼즐이 그렇게 또 맞춰지는군요.
여간 다행이 아닙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작가님과 며느님의 소통이었으리라 봅니다.
여성의 목소리와 권리 주장이 한껏 커진 이 시대에
며느님의 어느 한편(특히 친구)에선 이해할 수 없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역설적으로 두 분 사이가 아주 아주 좋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요즘 젊은 세대들, 사실 너무나 일찍이 알아가는 것이 많습니다.
폭 넓게는, 일부일처제가 안고 있는 묘한 불합리 점도
놀라울 정도로 파악을 잘 하고 있으며
시대적 문화가 안겨주는 개인주의 사상들이
더 큰 권리 주장을 하게끔 만들어준 풍조도 무시할 수는 없지요.
그런 와중에 이렇게 며느님에 대한 소회를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이 복이기도 합니다.
늦은 밤, 잠시 다녀갑니다.


장춘희	잠시 여행중이었습니다. 서재를 들르는 걸음이 조금 늦었습니다. 제 실제 생활에서도 남의 집 방문을 잘 하지 않는 나쁜 성격이 우리 서재에서도 남의 집 방문에 게으른 편입니다. 다녀가신 분들 모두에게 송구한 마음입니다. 김선생님의 목소리가 얼마나 고운지요. 자주 듣습니다. 건강하십시요.	4/14 16:23

김경렬

2019-03-31 16:47

요즘은 옛날 시집살이 시키던 시고부 사이가 전설이 되가는 세대라지만,
그래도 시모가 사랑과 덕을 베푸는 사이가 쉽지는 않은 사이인 것은
받아 들이는 며느리의 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아마도 좋은 인성의 며느리에 진정한 사랑을 베푸시는 장 작가의 덕이지 싶습니다.
돈독한 시고부 지간을 느껴 미소가 절로나옵니다.
늘 행복 하시기를~~


장춘희	요즈음의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효도와 충성을 하는 게 일반상식인 듯 합니다. 선생님은 아들며느리, 딸과 사위 손주들까지 다 잘 감싸시고 훌륭한 어른으로서 살아가는 자세를 존경합니다. 건강하셔요.	4/14 16:26

박상현

2019-03-31 20:13

중매쟁이 즐감합니다
작가님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변덕스런 날씨에 건강 잘 챙기세요


장춘희	변변치 않은 글을 즐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글쟁이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건강 유의 하시고 행복한 날들이기를 소망합니다.	4/14 16:29

정찬열

2019-04-02 21:54

장춘희 작가님 안녕 하세요
서재가" 중매쟁이" 라해서 중매쟁이의 일화라도
올려주신줄 알았는데 어려움속에 아드님이 주신
귀한 행복의 드라마였네요
귀한글 잘배람 했습니다.

4월의 시작점에 일기가 고르지 못합니다.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다는 법칙이 무섭습니다.
부디 건강 하시고 뜻하시는 소망 이루시고 행복하세요^*^


장춘희	언제나 찾아 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정찬열선생님, 고맙습니다. 어느 날 며느리와 서로 고맙다는 문자를 주고 받다가 생각하니 우리 아들이 우리를 중매했구나 하는 생각이들었습니다. 건강하십시요.	4/14 16:34

김종덕

2019-04-04 15:30

장춘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중매장이 때문에 새 삶을 맞으셨군요. 암의 스트레스보다 즐거움의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겠지요. 항상 사람은 상대적인 것이겠지요. 서로 마음을 풀어야 함은 한쪽의 배려임에 틀림 없을 것입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장춘희	변변찮은 글을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항암을 주사하고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는 꼭 살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살아 남아서 아직도 살아가는 즐거움을 누립니다, 건강하십시요.	4/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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