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정근
ㆍ작성일	2015-05-04 20:56

ㆍIP: 183.xxx.242

문경 주암정(舟庵亭)

문경 주암정(舟庵亭) 글/ 박 정근

주암정은 조선 시대 유학자였던 주암 채익하 선생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세운 정자로 문경시 산북면 서중리 웅창마을의 강가 배 모양의 바위 위에 세워진 정자다.
웅창 마을 이라는 지명은 조선 시대 백성들에게 거둬들인 양곡을 보관하는 곰처럼 큰 창고가 있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라 전해지고 있다.

옛날에는 금천 이라는 강이 배 모양의 주암정 바로 앞을 지나고 있어 마치 흐르는 강물 위에 떠 있는 모양의 정자였으나 큰 홍수로 인해 물길이 멀어져 정자 앞에는 모래가 쌓이게 되어 더 이상은 물 위에 떠 있는 배 모양의 정자가 아닌 육지에 정박한 듯한 정자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지금은 제법 큰 규모의 연못이 생겨나 예전처럼 물위에 떠있는 정자로 제 모습을 찾고 연못 안에는 연꽃이 정자의 앞뜰에는 능소화가 탐스럽게 피고 연못 주위에는 산수유가 곱게 피어나서 지역의 예술인들이 찾아와 작은 음악회도 하고 전시회도 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는 문경의 숨은 명소가 되었지만 지금의 모습이 있기까지 알려지지 않은 숨은 사연이 있어 그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봄비가 장맛비처럼 쏟아지던 늦봄의 어느 날 우연히 주암정을 찾아갔다가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정자 앞뜰에서 주암정을 관리하고 계신 채익하 선생의 10대손인 채문식 어르신을 만날 수 있었다.
흔쾌히 정자로 안내를 해주시고 내어 주시던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와 향은 지금껏 잊히지 않는 기억이다.
그 일이 인연이 되어 일 년 이면 서너 번쯤 주암정을 찾아가 채문식 어르신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채문식 어르신이 들려준 주암정의 사연은 이렇다
큰 홍수가 지난 후 물길은 오십 보쯤이나 주암정에서 멀어져 버리고 주암정 앞에는 쓸모없는 진 모래만 가득 쌓인 채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던 어느 노스님 말씀이 물 위에 떠있어야 할 배가 육지에 발이 묶여 있으니 후손에게 좋지 않은 일이라는 말을 남기고 가셨다고 한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어르신은 주암정을 다시 물 위에 띄울 궁리를 하여 정자 바로 앞에 큰 연못을 파서 정자를 물 위로 띄우려 하니 발 빠르게 진 모래를 일궈내 밭을 붙이던 사람이 나타나 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했다 한다.
백방으로 알아봤으나 땅의 소유권이 그 사람에게 있음이 인정되어 연못을 만드는 공사를 할 수가 없었다 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질 좋은 채문식 어르신의 밭과 하천의 토지를 맞바꾸는 조건으로 땅을 매입하고 그때부터 연못을 파는 공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채문식 어르신은 젊은 시절부터 지병이 있어 남들처럼 사회생활을 해보지 못하셨다고 한다
지금은 등까지 굽은 불편한 몸이 되셨다
그 성치 않은 몸으로 모래를 파내고 정자 주변에 석축을 쌓아 드디어 물 위로 주암정을 다시 띄워내셨다 후손이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할 수 도 있겠지만
조상의 유지를 받들며 후손의 앞날을 위해 불편한 몸으로 평생을 바친 대역사는 누구도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고난의 길이였음이 분명하다.

어르신은 늘 웃으며 찾는 이들을 반겨 주시며 또 찾아오는 이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으신다 믹스 커피라도 꼭 한 잔씩 손수 타서 주신다
그래서 나는 주암정을 찾을때 200개들이 믹스커피 한 통을 들고 간다
주암정을 아끼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서 누군가는 야간 조명을 해줄 옥외등을 설치해 놓기도 했다. 돌이켜 보니 주암정을 다녀온 지도 한참이 지난듯하다
조만간 주암정을 다녀올 생각이다. 거친 손으로 타주시는 커피가 그립고 불편한 몸으로 해놓으신 주암정의 새로운 변화가 궁금하다. 인자한 웃음으로 반겨주실 어르신이 긴 역사의 주암정 처럼 건강하게 그곳에 오래오래 계셔주기를 소망해 본다.

김경렬

2015-05-05 07:07

귀하고 깊은 뜻!
후손의 노력을 담아주신 문경 주암정 !
감동입니다.
박정근 작가님의 따뜻한 정도 느껴집니다.
문경 새재를 다섯번씩 갔어도 몰랐던곳,
다음 방문때는 꼭 한번 찾아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정근	김경렬 작가님 반갑습니다~~^^ 옥답을 내 놓으시고 불편한 몸으로 평생을 바쳐 일궈내신 수고에는 그저 존경심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마음이 없었습니다. 다음 방문에는 꼭 한번 다녀오셔도 좋을듯 합니다. 허락 하시면 기꺼히 동행해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오후에 다녀올 생각인데 문경 찻사발 축제 관계로 촬영팀 동선이 확실치 않아서 조금은 더 기다려 봐야할듯 합니다. 오늘 하루도 평안 하시고 좋은일 가득하세요 작가님~~^^	5/6 13:04

백낙은

2015-05-05 10:16

박정 근 작가님.
주암정(舟庵亭)에 관한 글 잘 즉견하였습니다.
세상 일이란 모두 양면성을 가진 것이라 하겠지요.
저 같으면 주암정이 늘 물에 떠 다녀 정처없이 사는 떠돌이 삶 보다는 이제 정착하여 안주할 수 있어 평안할 것이라 해석 했을 터인데 말입니다. ㅎㅎㅎ
박정근 작가님. 그래서 더욱 주암정이 보고 싶습니다.
문경을 가고 싶은 마음이 더 굳어 지는 것 같습니다.
그 자손들의 가상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작가님과의 친교가 더 돈독해 지기를 바랍니다.
좋은 글 자주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건필, 향필 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샬롬입니다.


박정근	백낙은 작가님 반갑습니다~~^^ 모든 것은 제 자리에 있을때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ㅎ 이쪽 지역에 연고가 있으시다 하니 다니러 오시는 길에 연락 주시면 기꺼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독한 쐐기에게 혼쭐이 났습니다 밭일 하실때 각별히 조심 하셔야 합니다~ 늘 격려해 주시는 귀한 마음에 힘을 얻습니다 좋은 모습 보여 드릴수 있도록 열심을 내겠습니다. 오을 하루도 즐겁게 잘 보내시고 늘 평안하세요 작가님~~^^	5/6 13:11

서수정 2015-06-10 11:37	문경의 주암정 새롭개 알개 되었습니다 몇번을 가도 수박 겉핥기만 했나봅니다 박정근 작가님 좋은곳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안 건필 하세요~~^^

수박서리 이야기

글쟁이와 글 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