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정근
ㆍ작성일	2015-04-17 18:01

ㆍIP: 183.xxx.242

엄마같은 누님

엄마같은 누님

박 정근

추석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바쁜 일들로 미뤄왔던 벌초를 하기위해
주말 오후 형제들이 모여서 대전으로 향했다.
아들 녀석을 데리고 가려고 그렇게 타일러 봐도 동아리에서 행사가 있다면서.
요리조리 핑계를 대며 이번만 빼 달라고 통사정을 한다.
하긴 요즘 아이들 벌초 같은 힘든 일에는 그다지 관심도 애정도 없는 게
비단 우리 집 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대전으로 가는 길에 청주에 계시는 큰누님 댁에 들리기로 했다.
올해 70세가 되셨으니 누님이 아니라 마치 엄마 같은 존재로 우리 곁에 계시는 분이다.
청주가 가까워지며날도 덥고 누님 번거로우시니 밖에 나가서 맛있는 것 사드린다고 미리 전화를 드렸건만
오랜만에 누나 집에 오면서 그게 뭔 소리냐며 펄펄 뛰신다.
누님 댁에 도착해 보니 집안에는 어느새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끓고 있고.
텃밭에서 막 뜯어온 싱싱한 채소들이 한 상 가득 푸짐하다.
밥상 앞에 앉아마자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커다란 양푼을 달라고 해서는
큰 양푼에다 열무며 가지나물 고추장 된장찌개를 함께 넣어
쓱쓱 참 맛있게도 비벼낸다.
옛날처럼 가마솥 밥에 찌어낸 호박잎은 아니어도 밥 위에 얹어 쪄낸
밥알이 묻어있는 호박잎.
호박잎을 된장찌개에 푹 담갔다가 밥숟갈 위에 척 걸쳐서 한입가득 오물거리면
말이 필요 없는 꿀맛. 그래 꿀이 이보다 더 달콤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랜만에 어머니가 차려주신 어린 날의 그 손맛이 떠올라 행복해지는 저녁 식사였다.
그렇게 청주에서의 맛있는 밤이 형제들의 옛 추억을 회상하는 따뜻한 웃음소리로 깊어갔다

그 다음 날 서둘러 대전으로 내려가 벌초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청주에 다시 들렸다.
현관 앞에는 어느새 싸 놓으셨는지.
된장이며 열무 애호박 같은 온갖 채소들이 한 보따리씩 싸여있다.
그리고는 아쉬운 작별.
언제나 그러셨던 어머니처럼.
차가 큰길로 나가는 그때까지 손을 흔들며 아쉬워하시는 엄마 같은 누님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왠지 아득하기만 하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 곁에 지금처럼만 계셔달라고자꾸만 되뇐다.

백낙은

2015-04-17 20:23

박정근 작가님.
정감 넘치는 시골 장면을 올려 주셔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큰 양푼에다 열무며 가지나물 고추장 된장찌개를 함께 넣어 쓱쓱 참 맛있게도 비벼낸다."
어릴 적에 많이 했던 비빔밥일 뿐만 아니라 저는 요즘도 가끔 그렇게 비빈답니다.
우리 한국의 비빔밥 문화는 모든 이색 문화를 잘 포용하는 정신문화의 발판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엄마 같은 누님이 계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저희들은 여형제가 없어 그런 기분을 맛보지 못한답니다. 모쪼록 행복한 가족관계가 되시기를 빕니다.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봄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샬롬.


박정근	백낙은 작가님 칠남매의 막둥이인 저에겐 각별한 누님 이시지요 큰 누님이 보신 아들중에는 저도다 한살 위인 조카도 동갑인 조카도 있으니 말입니다~ㅎ 제 마음 처럼 누님에게 막둥이 동생은 아들 같으신 모양입니다 어머님 장례를 치루던 날 제 어깨를 토닥이시며 누나를 엄마라고 생각해 막둥아~ 하시던 말씀이 생각 납니다. 이렇게 또다른 공간에서 작가님과 동행 할수 있음이 큰 기쁨입니다. 방문에 감사드리며 주말 오후 반갑게 뵐수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4/18 10:41

이민아

2015-04-18 01:27

별들의 속삭임을 들어봅니다. 바람의 속삭임도...... 그 예쁜 속삭임안에 박정근 작가님의 글이 있기에 저도 이시간 속삭여 봅니다.
'엄마같은 누님'
작가님께 엄마의 부드러운 모습을 닮은 누님이 계시기에 행복하시리라 믿어요.
저에게는 언니가 세명이고 제가 육남매중 막내인데, 지금은 저의 곁에서 사랑을 듬뿍 나눠주시는 사랑의 부모님이 세월흘러 저 하늘나라로 가시면, 저는 언니들을 통해 엄마의 손길을, 향기를, 사랑을 느끼며 엄마의 흔적을 바라보며 그리워하겠지요.
작가님의 누님의 삶도 축복드립니다.
더 오래도록 작가님 곁에서 힘이 되어주시는 귀한 누님 되시기를 원합니다.
작가님!
저도 시인서재가 아닌 작가서재에서도 인사드림을 기뻐합니다.
경상도 문경이란 참 좋은 곳에서 작사님의 꿈이 좋게 물들어 가는 귀한 날들 되시기 원합니다.
따뜻한 글 마음에 사랑심으며 감사로 읽고 갑니다.


박정근	이민아 작가님 행사에서 반갑게 건네시던 고운 인사가 떠오릅니다. 또한 이렇게 또다른 공간에서 문우의 정을 나눌수 있음도 참 기뿐 일이구요~ 소소한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 그 작은 행복 함께 나누며 행복한 동행 할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햇살도 하늘도 보기 드물게 밝고 맑은 봄날입니다. 이쁜 봄 맘껏 담아내시는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4/18 10:49

정찬열

2015-04-18 22:00

박정근 작가님 "엄마같은 누님"
그렇겟지요 칠남매에 막내 시라면
나이차이가 많은건 당연한 일이지요
지도 칠남매중 누님이 둘째지만 다섯째인 나와는
열살 차이니까요
작가님의 누님이 그러하듯
농사일을 하시는 우리 누님 이야기같아
가슴이 따뜻합니다.
좋은 글 拜讀 하고 갑니다.
즐겁고 행복한 봄날 되세요^^^


박정근	정찬열 작가님 이렇게 방문해 주시고 마음을 나눠 주심에 감사할 뿐입니다 부족한 글 앞으로도 애정으로 함께해 주시며 좋은말씀 부탁드려 봅니다 비와함께 시작하는 월요일 입니다 건강 챙기시며 평온한 한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월요일 되세요 작가님~~^^	4/20 07:50

서수정

2015-04-27 15:11

박 정근 작가님 엄마같은 누님 글 보며
눈물이 나는건 왜일까요?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엄마가 글 속의 누님 같은 분입니다
커다란 양푼이에 고추장에 된장 넣고 쓱쓱 비비면 꿀마 보다 달콤하지요~~향수를 일으키는 고운 글 잘 보고 갑니디


박정근	서수정 시인님 다녀가심에 감사 드립니다 부족한 글에 마음을 나눠주시니 기쁨입니다 늘 평안하시고 좋은시 많이 내리세요~~^^	4/29 17:50

내 아들아

어머니의 뒷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