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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박정근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박정근
ㆍ작성일 2015-04-16 18:45
ㆍIP: 183.xxx.242
어머니의 뒷모습
어머니의 뒷모습

박 정근


명절 연휴가 끝나가던 날
마루 끝에 힘없이 걸터앉아서 물끄러미 삽작거리만 바라보는
옆집 영식 할머니를 보면서 문득 어린 시절을 떠 올린다

칠남매를 두셨지만, 대부분의 형제들은 일찌감치 객지로 떠나갔고
시골집에는 부모님과 막둥이 그렇게 단출하게 세 식구가 살고 있었다
지금은 교통수단이 좋아서 마음만 있으면 자주 모일 수 있는 시대지만
그 시절엔 명절이 되어야만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일 수 있는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래서 늘 외롭던  어린 막둥이가 가장 기다리는 것은 바로 명절날이었다
명절이면 멀리 있던 형과 누나 그리고 어린 조카들로 썰렁한 집안이 잔칫집 인양
들썩이기 시작했고 막둥이는 괜시리 신이 났었다

보름 정도 명절을 앞두면 그때부터 어머니는 바빠지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구경하기 조차 힘들던 자식들을 위한 먹을거리가 어머님의 손끝에서 마치
마술처럼 만들어져 차곡차곡 곳간에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둥이 에게는 정작 명절이 코앞에 다가 올수록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은 즐겁고 신이 나지만 그 달콤한 며칠이 지나고 나면
형제들이 훌쩍 떠나가 버린 적막한 집안의 기운이 너무나 싫었고
어린 막둥이가 감당하기엔 떠나가는 형과 누나들의 모습이 너무 야속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명절이 다가왔고 꿈같은 며칠이 지난 마지막 날 이른 아침상을 물리자마자
어머니는 곳간에 들어가셔서 이것저것 보따리를 싸시기 시작 한다
막둥이는 그런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고 원망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왜 형과 누나들을 빨리 보내고 싶어 안달이신지 이해할 수 가 없었다
식구들로 복작거리던 집안이 텅 빈 들판 같아지는 이별의 시간이 점점 다가올 때는
괜한 볼멘소리로 퉁퉁거리며 투정부리는 막둥이를 어머니는 물끄러미 바라보시다
쓸쓸하게 웃으시곤 했었다
어머닌들 왜 섭섭하지 않으셨을까. 하지만 그게 부모 마음인 걸 나중에 어른이 되니 알 것 같았다
내 품에 품고 있고 싶지만. 고단해 할 자식들 빨리 자기들 집으로 돌아가
마음 편하게 쉬게 하시려는 부모 마음.
그렇게 서둘러 등 떠밀어 올려 보내시곤
한참을 멍하니 마루에 걸터앉으셔서 눈물을 훔치시던 우리 어머니
그런 어머님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자꾸만 아프게 생각난다...,

요즘 들어 가끔 걸려오는 아들.딸의 전화 한 통이 얼마나 소중하고 반가운 일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닫는 중이다 그때마다 또한 밀려오는 후회도 있다
주고 주고 또 주기만 하셨기에
언제나 텅 빈 겨울 벌판 같았을 어머니의 가슴을 왜 좀 더 일찍 알지 못했을까.
자주 찾아뵐 순 없어도 전화로 들려지는 자식들 목소리
그것만으로도 온 세상을 다 얻은 거 같으셨을 욕심 없는 우리네 부모님들
그렇게 작은 마음 하나로 채워 드리는. 그 어렵지 않은 일조차 게을렀던 내게 남은 건 후회뿐이다.
이름아이콘 김경렬
2015-04-17 03:32
 박정근 작가님
등단을 축하 합니다
수필 서재에서 만나니 더욱 반갑습니다.
수필 서재가 많이 쓸쓸한것 같았는데 작가님이 오셔서
마음이 푸근합니다.
어머니의 뒷모습!
한자한자 잘 감상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봐야 부모마음 알거라는
옛날 어른들 말씀 이제는 실감하며 지냅니다.
잠시 어머니를 회상하게 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박정근 김경렬 작가님
반갑게 맞아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이렇게 행복한 동행을 할수 있어서 기쁠 뿐입니다
열심히 창작하며 문우의 정 듬뿍 나눌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햇살이 좋은 주말입니다
아름다운 봄 맘껏 누리시며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4/1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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