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김숙자

8월 7일(금) 빅토리아 섬에서
 8월 6일 오후 1시 30분, 캐치칸에서 출발한 유람선은
캐나다 빅토리아 섬을 향해 밤낮으로 28시간을 바다를 가르며 남쪽으로 내려왔다.
수평선과 하늘 사이엔 크고 작은 기다란 산맥들이 늘어선 모습이, 

거대한 파도가 몰려오는 것처럼 멀리 또는 가까이에서 보인다.
이따금 원양 어선의 조업을 돕는 커다란 배도 지나간다.
이 배는 가공 시설을 갖춘 커다란 어선이며,

바다에서 잡은 어류를 바로 가공하는 통조림 공장의 시설도 갖춘 기능성 선박이다.
노부부는 거실과 난간을 오가며 휴식을 취하면서 짐을 꾸린다.
빅토리아 섬의 관광을 끝으로
8박 9일의 크루즈 여행이 끝나는 마지막 날이다.

8월 7일 오후 18 : 00 빅토리아 섬 항구에 도착하였다.
유람선이 안전하게 정박하자, 관광 일정 안내 방송을 한다.
저녁 7시에 하선하여 밤 9시까지 빅토리아 섬을 관광한단다.
관광이 끝나면 승선하여 밤 10 : 00까지 큰 가방을 객실 밖의 복도에 내놓으라고 안내한다.
자정이 되면 다시 유람선은 시애틀을 향해 77마일을 항해할 것이다.
내일 아침 6시 30분, 시애틀에 도착할 예정이다.
여행객들은 조식이 끝나는 대로 아침 8: 00부터 하선할 수 있다고 한다.
7박 8일의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을 마감하는 시각이다.
 여행객들이 하선할 때 혼잡하지 않게 대기 홀에서 기다리도록 시간 조정을 하여 안내한다.

하선을 기다리는 대기 홀에서

빅토리아 중심가와 Butchart Gardens(부차드 가든)

 우리 가족은 저녁을 먹고 빅토리아 관광을 위해 선실 밖으로 나왔다
넓은 선착장 앞에는 크고 작은 수십여 대의 버스와 승합차,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다.
아직 서산의 태양이 유람선 뱃머리에 길게 걸려있다.
우리 가족은 시내 관광과 Butchart Gardens(부차트 가든)을 보기 위해 버스에 오른다.
'늦은 저녁에 관광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빅토리아(Victoria) 중심가는 정원의 도시답게 화려하고 잘 정리된 도시였다.

 길가엔 아기자기한 화분들이 잘 진열되어 있고 건물도 깨끗하게 보인다.

 주 의회 건물

Fairmont  Empress Hotel

해가 서산 너머 나뭇가지 사이로 숨바꼭질한다. 
여행객을 태운 여러 대의 버스는 거의 1시간을 달려서 부차트 가든에 도착하였다.

넓은 주차장엔 수십 여대의 버스가 주차되어 있고, 또 떠나려는 버스도 많다.

많은 인파에 밀려 부차트 가든에 입장한다.

꽃향기가 온 정원을 덮은 것 같다.

정원 한쪽 언덕에선 음악 콘서트가 한창이다.

 여가수의 은은한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선큰(Sunken) 가든, 장미정원, 일본 정원, 이탈리아 정원, 지중해 정원으로 나누어진

이 넓은 정원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아름다움에 취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부차드 정원은

1904년 제니 부차드가 남편 로버 핀 부차드의 시멘트사업으로 채굴되었던 옛 석회암 채석장을

아름답게 가꾸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장미와 스위트피로 시작된 Sunken 가든이 물에 잠기면서

로버 핀 부차드 부부가 52만 평의 넓은 땅에 부차드 정원을 꾸미기 시작하였단다

선큰 가든, 장미 가든, 이탈리아 정원, 일본 정원, 지중해 정원으로 

이 아름다운 정원을 보기 위해서 매년 백만 명 가까이 방문객이 온다고 한다.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연중 50명 이상의 정원사들이 동원되며

매년 100만 그루가 넘는 꽃식물들을 심어서

3월부터 10월까지 꽃을 피우도록 가꾼다고 한다.  

100여 년 이상 가꾸며 키운 아름다운 정원수, 수 많은 꽃, 시설물,

우리 가족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에서 꽃의 향기 마시며 음악을 듣는다.

우리나라 외도를 비릇해, 아침고요수목원, 허브정원도 아름답지만,

부차드 정원의 어마어마한 규모와,

 아름답게 잘 가꾼 꽃과 나무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

외도를 가꾼 부부도 이곳을 27번이나 답사하였다고 한다.

2003년 8월, 북유럽 여행 중

꽃과 나무와 물, 조각품과 어우러진 궁전 속의 넓은 공원,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여름 궁전과 분수공원을 보고 감격했던 추억을 회상한다.

또 2011년 9월 동유럽 여행 중

오스트리아에서 잘츠부르크를 관광하며 미라벨 정원의 아름다움에 도취했던 추억도 회상된다.

 이 공원들도 매우 아름답고 화려해서 지금까지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지만,

부차드 정원을 둘러본 후,

 궁전 안에 있는 작은 규모의 정원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관광 버스에 오르기 전

막내며느리는 모자 쓰기를 좋아하는 시어미에게

예쁜 모자를 선물한다.

딸은 부차드 정원 휴게소 탁자 위에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펼쳐놓는다.

우리 가족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의 벤치에서 꽃향기 흠뻑 마시며 아이스크을 먹었다.

부차드 정원 입구

야외 음악당

2015년 12월 7일 뉴저지에서  Kim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