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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박정숙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박정숙
ㆍ작성일 2015-01-04 15:24
ㆍIP: 59.xxx.127
사랑 한 스푼
사랑 한 스푼

사랑 차 한 잔 하실래요?
연애할 때는 요즘 아이들이 쓰는 밀 당이라는 것을 해 봤지만,
아주 짧은 연애 덕분에 그리 많은 연애 시절의 추억이 없다.
얼떨결에 치르게 되었던 결혼식, 방 한 칸짜리 하나 얻어
서울서 신접살림을 차리면서 시작된 신혼에는
남편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는 못했었다.
직업의 특성상 잦은 출장으로 늘 혼자서
신혼 집을 지켜야 했던 새색시, 그러니 가슴에서
하나 둘씩 접어진 신혼의 단꿈들은 어느 순간 가슴
속에 묻기 시작하면서 아이가 생기더니 사랑 타령할
여유가 없었다. 연년생으로 아들 딸을 낳고 보니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뒤돌아보게 된 나의 젊은 시절의 달콤했던
사랑은 어느 포켓에 접어 두었을까

언제부터인가 사랑이 별거야 그냥 나이 들어가면서
안쓰럽고 측은해 보이면 그것도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내 나이가 중년의 길을 접어 들어가면서
내가 사랑을 하기는 했었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 때도 있다.
거실에 앉아 TV를 보는 사람, 소파에 누워 잠들어 있는 사람,
거실에서 혹은 방에서 열심히 골프채를 휘두르는 사람을
바라볼 때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 사람 나를
사랑해서 결혼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서일까 아님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사랑이 밥 먹여 주느냐는 그 말씀에 공감해서
일까 그것도 아니면 사랑을 기다리다 지쳐서 식어버린 것일까,
그럼에도 나는 바보인지 가끔 그 사랑이라는 것을
이 나이에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이렇게 사랑 타령을 하나보다
사랑 한 스푼 듬뿍 넣은 따뜻한 차 한 잔으로 깊숙이
숨겨 놓았던 사랑을 찾고 싶어 하는 건 아닐까
마음속에서 간직하고 있는 사랑이 보이지 않는데 자꾸만
그것을 읽어내려 애쓰면서 함께 마주 앉아 사랑 한 스푼
듬뿍 넣은 차 한 잔으로 그의 마음을 읽어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랑은,
사랑하는 그가 느낄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주길 원하고,
사소한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사소한 잘못으로 상처를 내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부드럽게 이야기 할 줄
아는 사람이기를 누구나 간절히 원한다.
더 살아갈 삶이 반은 살아왔는지 그건 더 살아봐야 알겠지만
앞으로 더 살아가야 할 시간에 달콤한 사랑 한 스푼을 넣어주며
내게 부족한 것을 채워 주는 그라면 살아가면서 삶이
힘들다 해도 마음과 행동으로 보듬어 주는 따뜻한 그였으면 좋겠다.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5-01-07 22:09
회원사진 		옛노래가 생각나네요 . 사랑이 별거라드냐?
박정숙 작가님의 "사랑한스픈"고운 글에
젖다갑니다. 나이가 들면 더그리워지는 것이
사랑이고 더늙어가면 손녀 손주들안테
아까운시간 사랑이 옮겨가버리네요
행복한시간 되세요.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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