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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5-12-13 17:28
ㆍIP: 115.xxx.86
베팅 (82회)

 “샌드퀵 사건이나 싱그러운아침의 고의 낙마사건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야. 이 인기
 
1위 마들이 꼭 1등을 안 해서 다수의 경마팬이 분개하고 원통해 하는 거 아니라고. 꼴찌
 
를 하더라고 열심히 타서 최선의 승부를 해달라는 거지. 18년 동안 내가 보아온 이런 사
 
건 만해도 수백 건은 될 거야. 수십년간 그냥 넘어가니까 경마팬을 10원짜리 껌딱지로
 
알기 때문에 연속 이런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거지.”
 
 청조끼가 괘씸하다는 듯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건데 말이야. 모래만 보충하면 기수들 낙마 빈도가 매우 잦은 것 같
 
아. 장마로 모래가 쓸려 내려간 이후에는 기수들 낙마는 거의 못 본 거 같아. 모래가 큐
 
션 구실을 해서 기수들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좋은데 그게 되레 승부 회피 수단으로 매
 
트리스 역할을 하는 거 아냐?”
 
 “그럼, 답은 나왔네. 주로를 아스팔트로 깔면 되겠네그려. 아니면 콘크리트도 좋고 말이
 
야. 그러면 누가 목숨 걸고 낙법하겠나.”

 추리닝의 말에 산적 같은 사내가 벌떡 일어나 뛰어내리는 시늉을 냈다.

 “기수들이 낙마한 횟수를 통계로 낸 거는 있나?”

 선우 옆에 있던 대머리 사내가 곁의 바바리에게 물었다. 둘만의 속삭이는 대화가 가까
 
이 있던 그의 귀에 자연스레 들렸다.
 
  “그건 잘 모르겠는데.”

 “그럼, 낙마 예정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어디까지 일까. 기수?”

 “기수는 당일 출전 10분 전에나 알거야. 해서 애는 하수인이지.”

 “조교사는?”

 “추측건대 당일에는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최소 몇 시간 전에는 알아야 준비할거이
 
니까 말이야.”

 “마주는?”

 “아마 이 사람들이 진범이겠지. 가장 크게 베팅하는 사람들이니까.”

 “재결위원은?”

 “이들도 밥 먹고 하는 일이 그건데 당연히 알고 있겠지.”

 “경마처장은?”

 “경마장의 운영총괄책임자니 야도 당근 알고 있을 거라 판단해.”

 “마사회장은?”

 “그건 모르지.”

 “그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거기까지 올라가겠어?”

 “청와대 안방주인은?”

 “에이, 설마?”

 “주한 미국대사는?”

 “거기까지야.”

 “백악관 주인은?”

 “야까지는 안 가겠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거기는 경마 안 하는 곳인데!”

 “그러고 보니 그곳이 세계 도박공화국에서 유일하게 청정지역이네그려.”

  처음에 심각하던 그들의 대화는 길어질수록 개그로 변해 가고 있었다. 선우는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 그때 구석진 자리에서 폭탄터지는 소리가 났다.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5-12-18 15:53
회원사진 		작가님 안녕하세요
내용이 현실감이 있어 감흥이 새롭습니다.
늘좋은 글 다음호에 뵙겠습니다.^^
을미년 새해 마무리 잘하시고 병신년 새해
뜻하시는 소망과 승필을 기원 드립니다. ^^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5-12-21 18:40
회원사진 		《Re》정찬열 님 ,
정찬열 작가님!
늘 향기의 발자취를 남겨주심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작가님께서도 올해 계획하신 일들이 마무리
잘 되시고 멋진 2016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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