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5-12-07 16:07

ㆍIP: 115.xxx.86

베팅 (81회)

“그래서 인터넷 경마를 다시 부활시켜야 하는 거야. 편안히 집에서 인터넷으로 경마

하는 사람들은 거의 소액으로 베팅하니까 매출에 도움이 안 된다고 폐지 했잖아. 경

마가 레져라고 선전하면서 정말 속보이는 거 아냐? 그러다 사설경마 사이트 이용하

다 적발되면 전과자에 벌금 때리고 말이야.”

청조끼의 불만 소리가 끝나자 선우가 중얼거렸다.

‘그러면 앞으로 장소에 관계없이 깡촌 사람들도 경마를 할 텐데...’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인터넷 경마의 장, 단점이 분명 존재하기에 찬성도 반대

도 하기 어려웠다.

“기수는 또 어떻고? 어제 9경주 5번 마 박금성 기수 뛰는 거 봤지? 오늘 경마장 처음

놀러간 애가 보아도, 가면 큰일 날 것처럼 다섯 번이나 뒤돌아 봐가면서 올라올 놈 기

다리고 있더구먼. 4코너 진입 후에는 아예 빨래질은 한 번도 안 하는 거야. 내가 10년

만에 보는 두 손만 아래위로 살짝살짝 15cm 흔드는 딸딸이만 15회 치고 채찍질을

15번 때리더라고.

그런데 한 달 전 같은 샌드퀵을 탄 그 기수가 어땠는지 알아. 뒤를 한 번도 안 돌아보

았고, 4코너 진입 후 진정한 빨래질을 30회 추진하면서 채찍질을 25번 하더라고. 내가

동영상 분석하면서 빨래질, 채찍질 횟수까지 세었다니까. 결론은 동영상 볼 때 빨래

질, 채찍질 횟수까지 공부해야 겨우 본전 한다는 거야.“

마주와 마사회와 정부를 거쳐 추리닝이 기수에게 화살을 돌리기 시작했다.

“저, 빨래질이 뭐예요?

선우가 털보의 빈 잔에 술을 채우며 물었다.

“말의 뒤통수까지 밀어주는 추진법으로 서로 호흡이 맞으니 더 빠르게 뛰는데 도움이

되지요.”

“그러고 보니 오늘 위대한 마필 추진법을 새로이 발견했네. 살다 살다 두손 모아 아래

위로만 흔드는 딸딸이 추진법을 말이야. 그런데 그 기수는 어디서 그런 말 추진법을

배운 거나?”

“이 사람아, 그걸 모르겠나. 그 친구 아직 총각이니까 외로운 밤에 자연스레 터득한

손기술을 말에 적용한 거지. 그러니 잘 가던 말이 손에서 나는 밤꽃 향기에 취해 어디

제대로 달리기나 하겠나.”

산적 같은 사내의 말에 국방색 점퍼가 맞장구를 치자 모두 배꼽을 잡으며 웃었다.

“배턴 터치하는 릴레이 선수처럼 실수도 안 하고 순위를 넘겨주는 모습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야. 근데 어쩌겠나. 이 모든 것도 충분히 예상하고 배팅해야 하는 이 조선마

판의 슬픈 현실을 말이야. 또 알면서도 이 판데기를 떠나지 못하는 나의 마초 인생을.”

앞니 빠진 사내가 신세 한탄을 했다.

“그러니 역시 경마는 조작이여. 저 지랄로 쇼하고 자빠졌는데 어이 이긴단 말이고. 문

제는 9경주 그렇게 당했으면 10경주 하지 말고 일어나서 다 나와 버려야 하는대 1분

전에 당하고도 또 몰려가서 베팅하니 마사회가 고객 알기를 장기판에 졸로 보는 거

지.”

파마머리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맞는 말이야. 인기마들이 똥말들을 초반부터 들어가라고 문을 열어 주더라고. 아예

직선 주로에서는 승부의지를 찾아볼 수도 없고 말이야. 입상 못 할 확신이 서면 그때

부터 열심히 말몰이를 시작해 3착도 거리 재고 기술적으로 들이대니 원. 오늘 태영이

조차 3착 댈 때 직선주로에서 외곽으로 나와 팔 뻗는 동작을 보니 아주 티가 확 나더

군. 태영이가 견습기수냐?”

“기술적 3착은 아쉬움을 주어 경마 중독자 만들기 시나리오의 대표적 수법이잖아.”

녹색 점퍼의 고함에 샌님이 동조했다.

“그런데 마사회 참여광장에 박금성 기수가 해명 글의 마지막 부분을 이렇게 작성 했

더군.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는 깨끗하고 열심히 타는 기수로 거듭나겠다고 말이

야.’ 그럼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시인하는 거야 뭐야. 무지 헷갈리더구만.

그리고 더 웃기는 건 판타스틱한 연기를 한 그 기수에게 마사회가 내린 징계가 고작

면허정지 3개월이야.”

검은 버섯 사내의 어이없다는 말투였다.

백낙은 2015-12-09 14:30	이인철 작가님. 굳건하게 작품을 이어가시는 모습에 찬사를 보냅니다. 댓글 달지 않는다고 너무 외로워 마세요. 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회원들이 묵묵히 지켜 보고 있습니ㅏ다. 대작이 완성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화이팅과 함께 샬롬을 기도합니다.

정찬열 2015-12-12 10:14	이인철 작가님 금차도 79~81회차를 한꺼번에 배독했네요 한참을 읽다보면 재벌들의 수치 내용이나 베팅금액등이 현실인것처럼 느껴지는 건 빈틈없는 작가의 작법이겠지요 계속하여 좋은 글 승필을 기원합니다. 늘 건안 하시구요

이인철 2015-12-13 17:36	《Re》백낙은 님 , 백낙은 작가님! 먼저 관심과 격려에 감사 드립니다. 저 그런 생각해 본 적 결코 없습니다. 도리어 제가 시인님과 작가 분들께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공모전과 책 집필의 변명으로 성의 없음이... 백 작가님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만간 뵐 날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항상 주님 안에서 은혜가 넘치시길 기도 드립니다.^^

이인철 2015-12-13 17:43	《Re》정찬열 님 정찬열 작가님! 부족한 필력에 칭찬을 주시니 몸들 바를 모르겠네요. 나름 조사하고 썼다고 하는데 지루하시지나 않은지요. 아마도 내년에 출간 예정인 소설은 어떨지 염려가 되네요. 정 작가님은 언젠가 자주 뵐 것 같은 인연이.... 그때가 가능한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정 작가님께서도 건필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베팅 (8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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