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좌절 끝에 어렵게 유치한 동계 올림픽이 예상외로 축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 게 이상하다.
제 나라에서 치르는 올림픽을 보게 되는 기회가 일생에 여러 번 있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는 하계 올림픽,
동계 올림픽, 월드컵까지 모두 치러낸 국가이고,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좋을 때 태어나 지구촌 축제를
가까이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은 셈이지만, 감격스러워 하는 사람이 별로 없이 치르는 동계 올림픽이다.
국민 모두를 축제 분위기로 달구었던 하계 올림픽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 전의 일이다.
스포츠 사회학적 시각에서는 스포츠 잔치를 정치적 측면에서 이해하기도 한다. 옛 독일의 히틀러가 그랬고
전두환 군사 정부에서 스포츠를 장려하던 배경도 다 국민적 관심을 한곳으로 모으거나, 또는 딴 곳으로
돌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 동기가 순수하지 않더라도 스포츠는 사람을 열광하게 만드는
善 기능이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대한민국- 을 소리쳐 응원하며 국민들은 행복했으니 말이다.
하계 올림픽 개막식과 폐회식에서 보았던 식전 행사는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하던 감격이기도 했다.
어쩐 셈인지 동계 올림픽의 식전 행사를 보지 못하고 넘어간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식전행사를 봐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고 아까운 기회를 날려 버린 셈이니 폐막식 행사는 잊지 말고 꼭 봐야겠다.
옛날에는 금메달은커녕 동메달만 따도 국민적 열광이 대단했다.
지금 금메달을 척척 따내는 선수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우리나라가 참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가난과 고난을 극복한 오기가 느껴지지 않는 신세대의 모습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고생 없이 자란 세대는 우선 생김새부터가 다르다.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좋고 무엇보다 주눅이 들어 있지
않아서 좋다.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억눌려 성장하지 않았다는 산 증거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을 보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둡지 않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대한민국이 경제적 성과를 이뤄낸 흔적은 선수들의 유니폼에서도 확연히 들어나 보인다.
유니폼 염색이 변변하지 않아 땀을 흘리면 색소가 배어 나오던 옷감의 질은 그렇다 쳐도, 디자인이
촌스러워 선진국 선수들과 비교하면 왠지 초라해 보이고 가난에 찌들어 보이던 옛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은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돋보이는 멋진 유니폼이라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빙상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은 자세히 살펴보니 태극기를 주제로 디자인한 것이다.
어깨 부분에 건(乾)과 감(坎)의 괘가 있고, 가슴에는 태극 무늬(위쪽은 붉은색 아래는 푸른색) 소매
쪽에는 이(離)와 곤(坤)의 괘가 멋지게 잘 조화되어 있어 빙판을 누비는 선수들은 태극기를 휘날리는
형상인 셈이니 멋진 디자인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생각이다.
주역과 태극,
중국인은 마음속으로 한반도를 자신들의 속국이라는 편견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했다는 말도 그렇고, 올림픽에 참가한 중국팀의 태도에서도 그런 우월 의식이
엿보이기도 한다. 자신들이 실격 처리되자 한국도 실격 처리돼야 한다는 주장을 보면 특히 그렇다.
왜 난데없이 중국 얘기를 꺼내는지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소운이 중국 영화를 보다 깜짝 놀란 사실은 우리나라 태극기가 중국 무당들이 들고나오는 주술적
의미로 쓰이는 문양이라는 사실이다. 흔히 우리가 강시라고 하는 괴기 영화에 주술사들이 든 부채나
문에 그려진 문양이 우리의 태극기라니, (태극기는 4괘이지만 8괘) 놀랍지 않은가?
태극은 중국 고서 주역에 나오는 복잡한 의미를 지닌 문양이기에 태극 자체는 중국과 우리가 같을
수밖에 없기도 하다.
원래 우리나라는 국가를 상징하는 기가 없었다.
조선을 침략하려고 일부러 도발한 일본의 雲揚號 포격 사건을 계기로 일본이 우리에게 따져 물었다.
엄연히 일본 국기를 게양한 군함에 포격했으니 일본에 포격한 것이나 같은 도발 행위가 아닌가?
이때 처음 국기의 존재를 알게 된 조선이고, 1882년 수신사로 일본을 방문하는 박영효가 급하게
배에서 만들어 일본 자신의 숙소에 내 걸었다는 것이 우리 태극기가 탄생한 배경이라고 한다.
옛 조선의 선비는 주역을 최고의 가치를 지닌 지적 보고로 여겨 이를 읽고 깨우치기를 학문의 지상
과제로 여겼으니 박영효가 주역에 오묘한 이치를 담은 태극을 인용한 것은 조선 선비의 한계였다고
할 수밖에 없고, 탓할 일도 아닌듯싶지만, 어찌 보면 남과 북이 갈려 북은 붉은색, 남은 파란 색이
서로 물고 물리는 태극의 형상은 오늘의 현실을 정확하게 묘사한듯싶어 착잡한 마음이다.
(태극은 서로 물고 물리며 순환하고 영원히 합쳐지지 않는 형상이기도 하다)
태극기의 복잡하고 오묘한 의미를 대부분 국민은 알지 못하고, 또한 이해도 어렵다.
(주역을 통달하면 귀신을 부린다고 할 만큼 주역은 어려운 학문이다)
동북공정이니 뭐니 하며 고구려의 역사를 자신의 지방사라 하기도 하고, 발해를 자신들에 속한
역사라고 우기고 있다. 북한에 정변이 생기면 가장 먼저 중국이 북한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도 하다.
평창 동계 올림픽, 동북아의 가장 작은 나라 한국이 일본과 중국을 넘어서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그들의 가슴에 새겨진 태극기가 빙판을 누비는 모습이 감격스럽기도 하다.
감격의 한편에 중국인들이 -제들 봐, 국기도 중국의 주역에 있는 태극이잖아- 이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마음 한쪽에 있기도 하다. 녀석들 나중에 태극기 저작권료 내라고 하거나, 우리나라를
통째로 자기들 나라라고 우기지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해봤다.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의 당당한 모습을 보니 杞 나라 사람이 했다는 憂를 범하는 것 같다.
* 가벼운 마음으로 쓴 글이니, 심각한 의미가 없음을 이해 바랍니다.
백낙은
2018-02-26 20:11
소운 작가님. 추위에 별고 없으신지요.
동계 평창올림픽에 대한 글 잘 보았습니다.
그 중에도 태극기에 대한 말씀은 박수를 보내야 하겠습니다.
"태극은 서로 물고 물리며 순환하고 영원히 합쳐지지 않는 형상이기도 하다.
태극기의 복잡하고 오묘한 의미를 대부분 국민은 알지 못하고, 또한 이해도 어렵다."
는 말씀은 백번 공감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국기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어떻든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서 국기도 음양이 하나되고
남북도 통일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목철
시시비비를 우려하여 태극기를 바꿔야 한다는 말은 차마 못했습니다. 중국애들이 볼 때 지네 나라 무당들이 들고 나오는 문양을 보고 뭐라할 까 은근히 걱정되기도 합니다. 태극기는 단순하고 간단해야 합니다. 제가 교사 시절 교사에게 불시에 태극기를 그리라 했더니 제대로 그리는 분이 한 분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일반인은 전혀 깜깜이지요, 누가 먼저 말을 꺼내느냐의 문제지만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2/27 08:58
김경렬
2018-02-28 08:36
무심했던 태극기에 관한 지식을 쌓은것 같습니다.
늘 영양가 있는 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감기 조심 하시고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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