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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박재도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박재도
ㆍ작성일 2016-05-24 15:31
ㆍIP: 113.xxx.88
네놈이 회 맛을...........
나에겐 유일한 한 놈이 있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손자 놈이다. 예쁘며, 착하기도 해서 가족 및 동네, 그리고 교회에서도 인기가 대단한 놈이다. 

그런데 한날이 놈이 바닷가에서 자란 할애비 앞에서 요롱을 흔든다. 언제 제 아비와 어미랑 함께 강릉에서 광어회를 먹었다느니, 또 어디를 가서 민물송어 회를 먹었다느니 하며, 자기가 생선회 맛을 잘 안다니 뭐니 하면서 대단한 회 맛 자랑을 한다. 

조금 싱거우면서 살이 쫄깃한 감성돔 맛, 구수하며 살이 탱글탱글하여 쫄깃한 광어 맛, 봄철엔 조그마한 도다리 세꼬시 뼈째로 씹는 맛의 구수함, 숭어 맛, 냉동 참치 맛까지 들먹이고, 그중에서도 자기가 먹어본 회 중에 우럭 회 맛이 제일이란다. 

상추 한 잎에 초고추장 듬뿍 찍은 우럭 한 점 올리고 곱게 싸 한입에 넣어 씹는 쫄깃하고 구수한 맛이란 천하일품이란다. 참, 가관이라 생각하면서도 기가 차는 노릇이라 할애비는 입을 헤벌리고 그 녀석 예쁜 주둥이만 쳐다본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생각해도 내가 생각하는 이상의 맛에 열변은 사전으로 찾았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는지 생선회와 우럭에 대한 지식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이 녀석은 먹는 데만 그치지 않고 그 맛을 느끼고 그것을 자기표현으로 나 타 너는 것이 참 대견스럽다. 그래서인지 학업성적도 늘 상위를 놓치지 않는다. 

 요즘 애들은 어미 아비들이 하나 아니면 둘 정도 낳아 이것저것 잘 가르쳐서 그런지, 이 녀석도 내가 알기엔, 제 아비 어미 따라 전국을 누비며 다녔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 아비 어미와 생활하면서 보고 익히고, 또 즐겨 먹으며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다. 오래전 제 어미를 키울 때 읽어본 책이 생각난다. 자녀 교육은 자연부터 가르치라는 교훈이.... . 

오랜만에 귀국한 할애비 앞에서 참새가 제잘 그리듯 한참을 자랑하든 놈이 친구와 약속한 시각이라 자리를 일어서는 순간, 옛, 보릿고개 넘어 세월을 먹고 살아온 할애비 안경 너머 주름진 눈시울에 비췬 초롱초롱한 네놈의 눈망울이 다시 돌아오는 저녁엔 온가족이 회집에 다녀와야겠다. 
네놈이 좋아하는 우럭 먹으로........
이름아이콘 백낙은
2016-05-24 16:07
회원사진 		초등학교 4학년짜리 미식가 손주를 두셨군요.
그리고 아주 똑똑한 손주라서 더 사랑스럽겠습니다.  
자녀 교육은 자연부터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가정이 화목해 보여 참 좋습니다.
행복한 신앙가정 만드셔서 행복한 나날 되시길 간절히 빕니다.
   
이름아이콘 김경렬
2016-05-25 06:36
 똑똑한 미식가 손자 입니다.
작가님이 흐믓해 하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저도 배독하는동안 마음이 따듯해지며 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계시는 동안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6-05-26 15:17
회원사진 		박재도 작가님 손주가 무척 영특하군요
참! 요즘 애들은 기특하기 짝이없어요
어른 못할 소리를 얼마나 잘하든지 . 지난해봄
저역시도 네살먹은 손녀가 서울에서 내려와
어느 일요일 승용차에 태우고 광주에서
고흥 우주나로도 주차장까지 두어시간 걸려
주차장에 도착하니 손녀만 내차에 집사람과
처재내외와함께 타고 내리니 내려서 90도 절을 하며
"할아버지 길도 않좋은데 수고하셨어요 "하더라구요
어찌나 귀엽든지 피로가 확가시더이다.

작가님에 "네놈이 회맛을" 즐감으로
배독했습니다. 늘 편안 하시고 알찬
6월이 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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