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4월 30일 베트남의 최대 공휴일이다. 40여 연전 전쟁에서 승리한 전승기념일이며 이 나라가 통일된 날이다. 그래도 출근하여 이것저것 정리하고 보니 10시다. 자 출발하자 롱탄으로...............

골프장에 도착하여 reception desk에서 어여쁜 꼰 가이(아가씨)와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받은 옷장 열쇠 넘버를 보니 333이다. 와!~행운이다.

숫자의 3은 한국인에게는 행운을 뜻한다. 그래서 독립선언서의 33인도 행운을 바라며 맞추지 않았는가. 들뜬 기분에 티 박스에 올라 기분 좋은 티샷을 했다. 생각보다 몸이 가벼우며 비거리와 방향성도 매우 양호했다.

"그래! 오늘게임은 내 것이다. 다들 죽어봐라.ㅎㅎㅎ"... 동반자들을 등 돌려 세운 체 황금에 눈먼 서부영화의 악당처럼 야릇하며 음흉한 미소를 마음껏 머금었다.

아니라 다를까 전반에 버디 1개에 이븐을 기록했다. 내가 생각해도 버터와 모든 샷이 신기에 가까웠다. 이것이 진정 333의 행운 때문이란 말인가?  그늘 집에서 음료수 한 잔에 목 축이며 노력으로 수확한 두둑한 주머니를 만진다.

짧은 시간 바람처럼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이 야자나무 잎 사이로 남국의 태양과 함께 반짝인다. 행운이란 누군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며. 우연히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생각하는 인간의 체내에서 어느 물질이 생성되어 정신과 육신에 반응하여 이상의 결과를 만든 것이 행운이라 생각한다. 고로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이젠 후반전이다. "그런데 우째!" 하늘이 심상치 않다. 비가 온다....벼락도 친다..................................
하기야 베트남에서 생활하는 철칙3번은 날씨를 믿지 말라 하지 않았는가.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멈출 기미가 없다. 다들 동등한 입장에서 후반전은 우중의 결투로 결정했다. 그런데 아무리 애를 쓰고 333행운을 연상 시켜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무기력한 인간임을 다시 한 번 인증 받았다. 성적은 전반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9-오버를 쳤다. 그러나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두둑한 오늘의 행운이 비에 젖은 나를 반긴다.

찢어진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삼키며, 비에 젖은 생쥐처럼 꽁지내린 동반자들을 보고 출발 티 박스에서 머금은 미소가 흘러나와 다시 한 번 동반자들과 등을 돌린다. 아!~오늘아침 나에게 행운의 333키를 건네준 아가씨가 보고 싶다.  씬 짜오 ^^*
즐거운 하루 동반자님께 감사드리며, 오늘을 있게 하신 그분에게 영광을 돌린다.
그리고 푸른 잔디무대위에 펼쳐지는 라운딩 드라마가 항상 이처럼 행복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