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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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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김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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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허순성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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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허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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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19-06-04 1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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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여름 사이
허순성
이제는 달 없는 밤
바람의 요정들이 지휘하는
찔레꽃들의 향연에 동반하자고는 못 하겠다
몹쓸 손님이
느닷없이 친구 하자며 찾아온 날
그날로 너에게서는 무단이탈을 하였다
보름달 뜨는 밤, 아무 일 없는 듯 돌아와
흰소리만 늘어놓고는 끝내, 문을 걸어 잠그고 말았다
사람 사는 게 그렇더라
좋은 일 아니면 숨고 싶고, 감추고 싶어진다
단 며칠로, 몇 년 아니, 몇십 년의 시간을 지우는 일이
어찌 가능한 일인가
오해가 더 새끼를 낳아 소문이 될까 봐
다시는 열리지 않을 문 앞에 이 글 써 놓느니
새 꿈 꾸시라, 가늘어도 끊어지지 않을
시간이 약이더라
나는 아직, 100년도 못 살았지만, 정말
하루아침에 눈물샘이 마르고 나니
아무것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통나무더라
아직 살아 있다는 건, 통증
그 통증에게 하루치씩, 행복이라고 세뇌 시키며 산다
달 없는 밤, 찔레꽃 향연에는
어쩌면 바람으로 내가, 먼저 가 있을지도 모른다
찔레꽃은 슬픈 전설이 있다
그를 위무하기 위해 찔레꽃 필 무렵엔 꼭, 바람이 온다
하늘 땅, 바람 요정의 그 섬세한 지휘봉 끝
곡선의 강 약에, 선율에, 온몸을 맡긴다
화르르 화르르, 승천을 예비하는 찔레꽃 요정들의 군무
고와라, 찔레꽃이지 못한 생이 슬퍼라
눈물샘이 아르켜 준, 비움의 의미며
온 들녘이 하얗게 출렁이는 황홀한 밤은 안고 갈 것이니
오늘, 푸른 바다를 그리려 붓 들었는데
산 그림자만 그리고 말았다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라, 사소한 살핌에서 조용히 미소 짓느니
곱게 늙고, 무엇보다 아주 건강하시라
13051906. 邨夫. Ador.
수정.6.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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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순성
2019-06-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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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아니 올리려고 6년 여를 버려두었는데....
상경하여 오래 머물다 보니, 작년 오른쪽 폐절제를 한 그날이 다가와서,
6년 전, 처음 발병했을 때는 어떤 상념이었나 궁금하여 찾아 보다가 다듬어 올린 글입니다.
첫 발병은 좌측 폐암(상피세포암)3기 진단으로, 치료조차 난감하나 신약개박이 부지런하니
기대하여 보자고 하는 의사의 변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귀가하여 스스로 갇혀 지내며 하루 이틀 사흘, 일주일이 넘어가니, 무슨 방도가 없을까라는 삶의 의욕이 생기더군요.
연줄을 총동원하여 얻은 정보는... 건질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는 되지 말자고, 메모를 시작하였습니다.
한 일주일을 나눈 것처럼, 쓰다 말다 한 .....
중증 암은 보통은, 치료 5년이 지나면 완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 5년이 되는 달 마지막 경과검진에서(작년 봄) 이번엔 오른쪽 폐 이상 소견을.....
바로, 등으로 생검 조직을 떼어내 검사한 결과는,
재발이 아니라 새로 발병한 착한 폐암이라하였습니다. 1기이니 치료가능하다는....
그래서 오른쪽 폐를.....
나처럼의 마루타가 있을지요.... 한 몸에 종류가 다른 두개의 폐암이 좌.우에 하나씩....
왼쪽은 상피세포암으로, 최악질이라(방사선과 약물로만 치료)하고, 오른쪽은 착한 폐암이랍니다.
불안과 초조 우울증이, 암보다도 더 무섭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죽더라도 정신을 놓지는 말아야한다는 생각에 다시 메모를.....
어두운 마음이 눈을 어지럽힌 것 같습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처지라, 참 가엾게 생각되는 또 하나의 나를 앞에 두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나에게 쓴 글입니다.
오늘, 두 시인님이, 오래가는 온기를 담아 이 마음에 놓아주시니
더욱 고맙습니다. 여름 지나 귀가하면 박주 한잔 사렵니다
두분 모두, 즐거운 계절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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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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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 큰 형님!
온화하시고 인지한 모습속에 너무나 큰 아픔을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어느 정도는 짐작 하고 있었습니다만
오늘 자세한 병마와의 투쟁기를 머릿속에 그려 봅니다.
마루타! 저도 어릴적 수없이 병원을 들락거려 하늘나라 어머님께
최대의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아도르 형님! 힘을 내십시요! 이겨내셔야 합니다.
응원 합니다. 아픔을 함께 나눔하지 못하는 안타까움!
착한 병마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무튼 쾌유를 소원 하오며 뵙는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아도르 큰 형님 화이팅입니다. |
6/5 17: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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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윤
2019-06-06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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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허순성 시인님！
안녕하세요
싱그러운 바람이 부는 이른 새벽 시인님의
서재를 찾습니다
오늘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의
명복을 비는 현충일 경건하고 엄숙하게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아픔을 담아 집필하신 - 봄과 여름 사이 - 배독합니다
시인님의 간절함의 시향에 젖습니다
아직 살아 있다는 건, 통증
그 통증에게 하루 치씩, 행복이라고 세뇌시키며 산다
달 없는 밤, 찔레꽃 향연에는
어쩌면 바람으로 내가, 먼저 가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푸른 바다를 그리려 붓 들었는데
산 그림자만 그리고 말았다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라, 사소한 살핌에서 조용히 미소 짓느니
곱게 늙고, 무엇보다 아주 건강하시라
때 이른 폭염으로 한 여름을 연상케 하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 됩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하루속히 쾌차 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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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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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김시인님~
빈서재를 분양? 받은 후에...
한번도 시인님들의 서재를, 위와 같은 연유로 답방을하지 못하였습니다.
아니, 답방을 자제하여왔다는 게 맞는 표현입니다.
다음 불로그를 운영하여오며, 암에 걸린 사람이 이곳 저곳에 어두운 기를 뿌리고 다니지 말라는 핀잔을 받은 게, 가슴에 박혔습니다.
시일이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답방은, 막지우 아니면 삼가해 왔습니다.
저의 빈서재를 찾아주신 시인님들에게는 천만 죄송한 마음입니다만,
혹시나...하는 기우일망정, 헤아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늘, 찾아주시고 격려하여 주셔서 마음 빚만 쌓여갑니다.
고맙습니다. |
6/6 0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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