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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수남 문학서재

ㆍ작성자	정수남
ㆍ작성일	2014-12-08 04:16

ㆍIP: 112.xxx.138

서리태가 안방에 누워있는 이유
서리태가 안방에 누워있는 이유 // 정수남

어머니 생전에 감기 약 사오라 하시면
나는 순이와 사방 치기, 고무줄놀이, 공기하기에 여념 없었다
그래도 어머니는 야단 한 번 안치고 나를 귀하다고 하셨으니
전생에 우리 어머니는 엉터리 보물 상 주인이 셨는가보다
게다가 고무줄도 사주고 딱지, 구슬, 제기 등등
아들 대신 사내처럼 씩씩하라고 기를 살려주셨다

땅뺏기 놀이는 얼마나 다 뺏어야 만족하셨을까?
자치기를 할 때는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셨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어릴 적에 놀던 방식대로
땅뺏기도 잘했고 자치기도 잘하는데 어머니가 안 계신다
누군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치느냐 묻기에
나는 나를 위하여 종을 친다고 하였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건 분명히 아니다
나는 그동안 어머니를 위하여 종을 쳤으며 매일 속죄를 했다
살아계실 때 온갖 정성으로 좋은 약 못 해 드린 걸 속죄하고
땡볕에 온종일 싫고 다녀서 드리지 못한 상한 간장 게장을
다른 사람에게 맛보이느라 맛난 게장 장사도 해보았건만
어찌 이다지도 마음이 허전한지

담북장을 맛있게 잘 담그시던 우리 어머니!
순이가 그 손맛이 그립다고 나더러 담가보라 하기에
육천 평 바다 같은 땅에 콩만 잔뜩 심었더니 가을걷이가 늦어서
남들 쉬고 있을 때 나는 부지런한 척 비지땀 흘려가며 일하고
서리태는 안방 차지하고 누워서 군불 때 달라 곱게 단장해달라
어머니 대신 잔소리가 마르질 않네.

배정이

2014-12-08 06:31

`정수남`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하루 종일 고무줄, 딱지, 구슬, 제기, 자치기, 땅뺏기 놀이에 흠뻑 빠져 있다가 해가 저물어 집에 들어와 어머니를 보자마자 가슴이 찡한 글 고맙게 보고 갑니다. 시인님, 행복하고 달콤한 한 주 되세요.^^


정수남	배정이 시인님! 반갑습니다. 아니, 어떻게 하면 이렇게 서재마다 열심히 다닐 수 있나요? 감동합니다 또한 정성스런 댓글에 감사드려요 시인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12/8 10:00

사방천

2014-12-08 09:31

`정수남`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수남 시인님 서재의 들려 고운시
서리태가 안방에 누워이있는 이유
추억을 더듬는 아름다운옥고의 들려 감니다
환절기 건강하시고 만사형통하십시요


정수남	시인님! 안녕하세요? 보내주 신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연말 행사때 뵙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12/8 12:25

조양상 2014-12-08 23:11	`정수남`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수남 시인님! 오래 기다렸답니다. 바쁘셨군요. 서리태, 서목태 울엄니도 그 고랑밭에서 콩을 거두셨답니다. 죄많은 자식 콩밥이라도 먹여 사람 구실하라구요. 이번 대전 총회장에서 뵐 수 있으련지요?

홍대복 2014-12-09 02:07	정수남 시인님! 오랫만에 인사 올립니다 겨울밤 어둠을 밀어 내고 엄습해 오는 고독 오늘 밤은 유난히도 달빛이 곱습니다 깊은 밤 시인님의 서재에서 곱게 피어나는 시향에 머물러봅니다 시인님! 이밤도 편안한 쉼, 달빛과 동행하는 아름다운 꿈길이시길요

김광섭 2014-12-09 11:47	"서리태가 안방에 누워있는 이유" 향기로운 글 고맙게.. 감사히 보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정수남 시인님...

황은경 2014-12-10 04:15	정수남 시인님 반갑습니다 엄도열시인님 출판기념회에서 뵙고 처음이지요 추운날씨에 오셔서 처음뵙지만 반가웠답니다 서리태가 안방에 누워있는 이유 '그 어릴적 군불때며 상념에 젖던 시간도 떠오릅니다 건강하시고 대전 행사때 뵈어요 시인님.감사합니다.

윤순묵 2014-12-10 12:36	정수남 시인님 어머니는 언제 불러도 아련합니다 사랑덩어리의 본체이니 말입니다 오늘은 눈이 함박 쏟아질 듯 해요 건강 챙기시는 하루 하루 되시여요 아름다운 시어에 취합니다 오늘도 행복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주응규 2014-12-11 09:57	정수남 시인님 쌀쌀한 날 곱게 지피신 따스한 글에 마음에 온기를 뎁혀갑니다 연말이라 괜시리 바쁘지요 쌀쌀한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고 올 한해 마무리 잘하십시요 늘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

정수남 2014-12-11 18:44	《Re》조양상 님 , 어머나! 그러셨군요 ~ 죄송해서 어쩌지요? 어떤 경우라도 시인님은 이해하고 계시는 줄 알았어요 정말 다사다난했습니다 시인님의 끈질긴 성원 덕분에 희망찬 새해를 맞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말 행사에서 반갑게 뵙겠습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정수남 2014-12-11 18:51	《Re》홍대복 님 , 시인님! 감사합니다. 시인님께서도 편안한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정수남 2014-12-11 18:59	《Re》김광섭 님 , 시인님! 안녕하세요? 늦은 가을걷이로 햇살에 말려야 할 콩을 안방으로 끌어들였답니다. 오신 손님들이 한결같이 안방에서 콩이 잠을 자느니 따뜻해서 춤을 추느니 노래를 하느니 재미난 소재를 만드는데 저는 누워 계시던 어머니 생각이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정수남 2014-12-11 19:09	《Re》황은경 님 , 아하! 황은경 시인님! 반갑습니다. 초면인데도 어쩌면 그렇게 친절하시던지요...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오히려 따뜻하게 지내지 못하고 와서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저의 글에 공감해주셔서 더욱 감사하고요 연말 행사에서 뵙겠습니다 행복한 나날 보내세요.

정수남 2014-12-11 19:26	《Re》윤순묵 님 , 윤순묵 시인님! 안녕하세요? 제가 사는 곳엔 하얗게 눈이 쌓였어요 안방에 누워있던 서리태는 며칠 전 양양으로 이사 갔고요 대신 기르는 고양이 하나가 넙죽 엎드려 있답니다 모습만 고양이지 얼마나 순둥인지 하나는 마을 분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요 시인님!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에서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시인님께서도 늘 행복하세요.

정수남 2014-12-11 19:38	《Re》주응규 님 , 주응규 시인님! 안녕하세요? 서서히 무르익어가는 연말에 시인님께서도 매우 바쁘시겠지만 일일이 이처럼 꼼꼼하게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께서도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홍대복 2014-12-12 02:34	전국적으로 한파 주의보에 북풍한설 몰아치는 기나 긴 겨울밤! 소복소복 눈 소식 들으며 불 밝힌 시인님 서재에서 그윽한 시향에 젖어 머물러 봅니다 시인님! 오늘도 고운 밤, 행복한 꿈길이시길요.

정수남 2014-12-12 09:40	《Re》홍대복 님 , 안녕하세요? 시인님! 날씨가 춥기는 하지만 콩 농사 마무리를 끝내서 한시름 놓고 있답니다 연말 행사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지숙 2014-12-12 15:14	정수남시인님 바다 같은 넓은 밭에 콩을 다 심어 셨으니 타작은 우케 다 했심니꺼 저도 서리태를 심어는데 올해는 다 수확이 잘 되어서 값도 조금 내렸다고 하네예 청국장을 띄운다고 구들방을 차지하고 있는 서리태..냄새는 조금 나지만 요즈음 김치 넣고 끓여 묵으면 제 맛이지예 시인님 남은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12월이 되십시요

정수남 2014-12-13 07:14	《Re》김지숙 님 , 김지숙 시인님! 안녕하세요? 어려서부터 땅뺏기를 잘한 덕분에 땅 거지입니다... ㅎㅎ 콩 농사는 올해 처음 했어요 시행착오를 조금 겪었지만, 마무리는 잘했답니다 농사의 묘미를 실감하였지요 한 알의 씨앗이 수 십 배의 수확을 거둔다는 것을요... 글 밭도 마찬가지겠지요 뿌린 데로 거둔다는... 처음으로 시인님의 서재를 마실 다녀왔어요 이른 새벽,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선배 시인님이 계시는 줄도 모르고 부끄러웠습니다. 겸손을 가르쳐주신 유일한 선배 시인님이십니다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부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조한직 2014-12-17 16:44	서리태 콩 농사를 많이 하시는가 봅니다. 그 넓은 면적에 그 일 하시려면 힘도 드실텐데 추운 겨울 안방은 서리태가 차지하고 어쩌시나요? 그 서리태가 양반이네요. 고운 글에 머물러 갑니다.

정수남 2014-12-21 09:26	《Re》조한직 님 , 조한직 시인님! 안녕하세요? 어제 참 반가웠습니다. 따로 특별히 반겨주셔서 더 더욱 요^.^ 워낙 먼 거리라서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다가 하루가 다 갔어요 오순도순 정담도 나누며 삶의 체험현장 사례도 들려드렸어야 하는데요... ㅎㅎ 시인님! 설악산 가시는 길에 들리세요 따끈따끈한 서리태 밥 올리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요.

김선옥 2014-12-21 14:01	시인님. 뜻밖이었습니다. 넘~ 반가왔구요. 서리태. 그렇게 많이 하셨네요? 어떻게 수확을 하셨는지 잘 압니다. 우리도 서리태 9가마나 했거든요? 파란콩 2가마하구요. 어머니의 잔소리로 들리는 안방 차지한 서리태 . 귀하게 모십시요?ㅎ

정수남 2014-12-22 04:24	《Re》김선옥 님 , 김선옥 시인님! 안녕하세요? 또 한 해가 저물어가네요 시인님과의 인연이 켜켜이 쌓일수록 애잔하게 남아있는 대학로의 추억이 그립습니다. 뜻밖이셨다는 말씀 들을 만도 하죠. ㅎ 제가 그동안 너무 뜸했습니다.........zz 어머나! 서리태는 시인님이 더 많이 농사하셨어요 ~ 저는 흰콩을 훨씬 많이 했고요 서리태는 양양으로 벌써 시집 보냈답니다. ㅎㅎ 대신 고양이(하나)가 넓죽 엎드려 야옹거려요 때때로 어머니의 흔적을 빼앗기는 여러 사연이 생기지만 그럴 때마다 가슴속은 더욱 아리답니다. 언제 시인님께서도 사연 하나 더 보태시러 오시겠지요? 밖의 날씨가 도와주질 않으니 방안도 어깨가 시리려 합니다 시인님의 따뜻한 마음 얹으며 숄 한 꺼풀 두르니 훈훈해집니다... 시인님! 오늘도 행복한 아침 여십시요. 감사합니다.

전경전 2014-12-24 21:38	메리크리스마스! 거룩하고 아름다운 성탄절을 맞이하여 시인님의 가정과 가족의 평안 하심과 건강한 안녕을 손모아 기원합니다!

이석구 2014-12-27 19:13	해가 저물어 갑니다. 새해에는 소원 성취와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정수남 2015-01-07 02:56	《Re》전경전 님 , 전경전 시인님! 댓글 늦어서 죄송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수남 2015-01-07 02:58	《Re》이석구 님 , 이석구 시인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엄도열 2015-01-20 11:55	그래도 콩농사가 쉽다고 하는데 지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죠 ..ㅎㅎ 콩이 누워 있는 이유 잘보고 갑니다 ..

정수남 2015-01-20 22:35	《Re》엄도열 님 , 이심전심 이군요 농부끼리니까 이렇게 힘든것도 금새 알아주시고요 앞산에 흰 눈이 눈 깜짝할 사이 녹는것을 보면서 근심 걱정을 합니다 농사철 다달으면 어쩌나 하고요 농번기 전에 지회 모임을 해야겠지요? 항상 건강 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정재열 2015-02-05 07:37	정수남 시인님 아름다운 글향이 아지랑이 피어나듯 느껴져옵니다. 어릴적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고요 좋은나날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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