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이다겸
ㆍ작성일	2020-05-12 16:35

ㆍIP: 221.xxx.107

약달력 면죄부

약달력 면죄부
- 이 다겸 -

벌써 두시간째다.
코로나가 만든 4급 치매 시어머니의
약달력을 만들고 있다.
1일부터 31일까지 약주머니를 다 만들 즈음
"니, 저녁 주머니는 안 만드나?"
남편은 오랫만에 내편이 되어
달뜬 목소리가 정겹다.

코로나로 아무도 오고가지도 못하고
시어른의 허리부상으로 어머님을 돌보지 못한 사이
어머님 머리 속에서는 끊긴 사고회로 위로
치매풀이 무성이 자라나고 있었다.
양쪽으로 응급실로 입원실로 쫓아 다니고
생업에도 종사하느라 자주 갈 수 없는 죄송한 마음을 담아
약달력을 만들어 갔다.

"니는 우예 그케 머리가 좋노?"
"아들도 둘이나 낳아주고"
"아둘 둘이도 다 잘 키워 지 밥벌이 하도록 해 놓고"
" 실패한 남편한테도 잘하고"
" 내는 니가 처음 집에 인사하러 집에 오는 날
조그만 창으로 몰래 보고 너무 좋아서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지쳐서 나쁜 며느리 되기로 하고
자꾸 눈물만 나고 여기저기 아프기도 해서
열 번 갈 걸 두 번 가며 농땡이 쳤는데
4급 치매 어머님이
본시 안하시던 칭찬을 하신다.
치매로 하시는 칭찬인지
아니면 본 정신이 나서 꼭 하고 싶었던
칭찬이신지

며칠째 갱년기 우을인지 자꾸
누군가에게 인정 받고 싶은데
아무에게도 인정 못받고
태엽 풀린 괘종시계처럼
내 삶은 늘어져만 가는데 치매 시어머니가
나를 위로해 주신다.
상처가 다 치료 받은 것 같아서
날아갈듯 가벼운 마음으로 어머님에게
가져갈 반찬거리를 마련해 본다.

김동철

2020-05-12 18:38

`이다겸`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다겸 시인님

집필하신 옥고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상큼한 풀냄새
그윽한 흙 내음이
짙어가는 푸르름 타고
코 끝을 자극하는 좋은 날

신록이 우거지고
초록 잎 사이의 향기
정화된 희망을 선물한다

반복되는 일상
밝아오는 동녘이
변함없는 우정과 희망 속에
좋은 일들 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하얀 웃음을 주는
아카시아 향기 따라
건강과 그리고 우정을
뜨락에 살며시 놓고 갑니다

아리아리 ~
빵빵 ~~~♡^^


이다겸	아~~~ 뜨락에 놓인 하얀 웃음 지닌 아카시아 꽃을 옛생각이나 한 입 베어 물으니 향보다 먼저 달콤한 꿀이 툭 터집니다.	5/13 13:29

염규식

2020-05-12 19:18

`이다겸`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시인님
멋진 시향에 젖어
감사한 마음으로 고운 시심에
아름다운 마음으로 배감합니다
건안건필하십시요---^^


이다겸	착함 치매 어머님께서 어제는 약달력에서 3일치 다 드시고 당뇨수치가 60까지 내려가 저혈당으로 쇼크가 오셨다는...	5/13 13:32

강한익

2020-05-13 06:40

`이다겸`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이다겸 시인님!
효부이십니다.
자랑스러운 어머니이십니다.
너무나 훌륭하신 며느리입니다.
이 시대 모든 어머님의 표상이십니다.
큰 박수 보내드립니다.


이다겸	헐~~~ 시라기 보다 마음이 지나간 자리로 지도를 만들고 싶었을 뿐인데 신변잡기가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러나 미문보다는 낫겠지요?	5/13 13:37

김상훈

2020-05-13 17:22

.
껍질이 벗겨진 계절은 다 어디로 가나
그 계절의 윤곽을 살균시키는 일은
누가 하는 걸까

다시 새로 돋는 잎들이 죄다
무엇 무엇과 누구누구의 전생이라면
한 방향으로만 달렸던 지난 삶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쯤
정착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장시간 서재를 비었다가
잠시 기지개를 켜고
인사차 들러 배람하고 갑니다.
행사 때 만나요.^^
.


이다겸	정착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한 때 인생의 세가지 목표를 사랑, 건강, 교육으로 두었더니 두가지는 스르르 비단처럼 쉽게 풀리더만 사랑, 그 화두는 20년 깊은 명상을 통해 풀려 나가고 있는 듯 정착할 사랑이 꼭 있으리라는 전제 속에선 풀어지지 않던 화두 '틀채로 바람을 낚듯이 하여라'는 메세지를 들은 날 화두가 풀리고 있었음을...	5/14 11:23

김정윤

2020-05-14 17:15

이다겸 시인님!
안녕하세요
곱게 집필하신 - 약달력 면죄부 - 배독하고
시인님의 심오한 시향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예쁜 꽃들이 향기와 고운 빛깔로 유혹하는 계절
삶의 무게에 고달픈 몸과 마음
오월의 싱그러움에 잠시나마 묻어시고
또 다시 극성을 부리는 코로나 조심하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이다겸	어이할거나 어이할거나 신록은 우거진데 아무도 오지 않는 빈집의 똘배나무 꽃처럼 저혼자 피고 저혼자 지고 저혼자 열매 맺고 저혼자 떨어지는 것을	5/15 16:15

박상현 2020-05-15 22:57	우산을 얹고 있는 연잎 위에 내리는 빗방울이 보석처럼 빛나는 날입니다 꽃잎을 내러놓은 나무엔 싱그런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네요 존경하는 시인님 안녕하세요 그동안도 건강하셨는지요? 온종일 비 내리는 금요일입니다 대지를 촉촉이 적시우는 빗방울에 이 세상의 고된 시름을 다 씻겨줬으면 좋겠어요 비 내리는 날 시인님의 옥 같은 시향에 젖어 봅니다 시인님 애쓰셨습니다 감사히 배람합니다 시인님 건강하시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안영준 2020-05-16 09:12	시인님 그간 안녕하셨겠지요? 게으른 봄비가 대지를 흠뻑 적셔 해갈시켜 놓고 그래도 부족 했는지 오늘도 한바탕 할 것 같이 잔뜩 찡그린 날입니다 비록 흐리지만 마음만은 화창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안미숙 2020-05-17 10:19	한 철을 삼켜버린 포식자의 크다란 입이 아직 다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틈바구니 속에서도 사람에 대한 배려와 따뜻한 심성으로 새로운 날들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난세에 오면 우리들 마음 속에 있는 악인의 모습과 선인의 모습이 더 또렷하게 보인는 것 같습니다. 모쪼록 내 안에 있는 사람향기를 불러 내어 더 아름다운 세상에 동참하는 오월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성구 2020-05-17 21:51	신록의 짙푸른 녹음으로 빨갛게 미소짓는 담벽에 줄장미 어울리는 오월입니다 짧은 하루속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기분좋은 휴일 되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이다겸 선생님 안녕하세요 곱게 집필하신 글 향에 머물다 갑니다 건강하시고요 건필 향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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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불해서 쓴 사회적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