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김재덕
ㆍ작성일	2019-12-19 10:03

ㆍIP: 27.xxx.11

보리밥

보리밥 / 김재덕

퇴근길 뜬금없이 보리밥 생각이 났다. 주차한 뒤 식당으로 들어섰는데 의외로 손님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었다. 하여, 주인아주머니가 "이쪽에 합석하시렵니까?" 하니 그럴까요. 대답하고 앉고 보니 세련된 아주머니도 젊은 세대들도 많은데 하필 할배 앞에 자리를 마련해준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보리밥을 시켜 놓고 그 옛날 생각들이 뇌리를 스치더니 하나둘 떠오른다.

보리가 없었다면 기근에 허덕인 사람들이 많았으리라. 또 싹을 띄어 엿기름 만들어 된장 고추장 식혜 막걸리 등등 얼마나 필요한 곳이 많았던가? 지금에야 청보리밥이 추억거리겠지만, 소실 적에는 추수가 끝나면 논밭을 갈아 종자를 뿌려서 여린 싹이 올라오면 눈보라 몰아치기 전에 지신 밟듯이 보리밭을 밟아준다. 그래야 서리와 엄동설한을 버티고 쑥쑥 자라 농번기 여름날에 보리를 베고 탈곡하여 방아를 찧어 물에 부풀었다가 밥을 한다.

보리 베는 날 운이 좋으면 꿩알을 주어 삶아 먹기도 하였지만, 베고 나서 묶고 탈곡하는 과정은 농부 아니면 못할 고초였다. 온몸이 슬 켜 상처 나고 옷 속에 꺼시락 들어가면 까칠까칠 아프면서 가렵다. 더더욱 나일론 스웨터에 달라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 꺼시락은 뱀 이빨처럼 역린이라서 더 파고드는 습성이 있어서 입에 들어가면 거의 초 죽음이다. 그러길래 농사짓는다는 것이 만만치만은 않았다. 방아를 찧어 방앗간에서 경운기 아니면 달구지에 보리쌀과 고운 보리겨 싣고 와서는 쌀 몇 주먹 넣어 밥을 해서 먹는다. 보릿겨는 거의 짐승들 차지인데, 간혹, 개떡을 빚어 먹으면 그때 당시 배고픈 시절이라 그 맛은 일품이었다. 가난하고 고단한 삶이었지만, 보리쌀은 우리의 식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였고 없어서는 안 될 곡식이었다. 또, 아무리 식량이 떨어져서 춥고 배고파도 종자는 꼭 남겨두신 부모님들 그 마음 헤아려진다.

그렇지만,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보리쌀 석 말이면 처가 신세 안 진다."란 말은 아마도 세파에 쓰러질지라도 청보리의 낭창낭창 꼿꼿함을 비유한 남자들 자존심이지 않나 싶다. 그만큼 곡식의 자존감 중에 으뜸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요즘 쌀과 과일에 각종 식품에 밀려나 천대를 받다시피 하는데도 건강을 위해서 때론, 추억 속의 별미로 먹는 사람들뿐, 그 옛날처럼 사랑받지를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농사의 부가가치가 떨어져 보리 농사짓는 농가도 줄어들었다는 것은 시골 나들이할 때면 느껴질 것이다.

드디어 밥상이 차려졌다. 구수한 된장국에 각종 나물과 딱, 먹기 좋은 열무김치 거기에 고추장에 스삭스삭 비벼 한 숟가락 떠먹은 감칠맛의 감회가 새롭고 맛있었다. 된장국은 두부에 야채 듬뿍 송송 썰어 미더덕을 넣어 끓였는지 맛이 기가 막혔다. 그땐, 마지못해 아니 살아남기 위해 배고파서 먹던 음식이었는데 이렇듯 별미라니.. 또 까칠한 보리밥보다는 보들보들한 쌀밥을 한 숟가락 떠먹으려다 얼마나 혼났던가? 보리 서리 하다 들켜서 혼났던 적, 보리대로 피리 불던 추억들이 새록거리는 와중에도 씹혔는지 모를 둘둘 굴러다니는 듯한 보리 밥알 따라 긴 터널 여행을 한다.

우리나라도 살기 좋은 나라인데, 요즘 경제가 갈수록 피폐해지고 인심은 사나워지는 이 시대에 보리밥이라도 함께 나눌 사람 있다면, 그 시절 삶의 추억들도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오늘은 방귀깨나 뀌겠다.

유등자

2019-12-19 17:36

`김재덕`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시인님 반갑습니다 추운겨울 입니다
강물처럼 거침없이 유유히 흐르는
새월도뒤돌아보면 속절없는 그리움만
쌓이는빠른질주 실감합니다.
탐욕없는 빈가슴.
편한 마음으로 하고싶은것 하시면서
연말 정리 준비 잘하세요
모두다. 포용하며 사랑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현실에 겸허히 순응하며
성실하면 마음은
항상 행복한 여정길 되겠지요
빈가슴에 고은사랑 가득담아 아름다운
미소로 저물어가는 한해 행복으로
가득 채우시고 결실있는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 시인님 ~~^^


김재덕	유등자 시인님 반갑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경자년에도 건안건필하십시오	2/10 10:27

김동철

2019-12-19 17:48

`김재덕`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재덕 시인님

집필하신 옥고
감사하게 배감합니다

젊음과 늙음은
믿음이 있으면 젊은 것이고
의혹이 있으면 늙은 것입니다

자신감이 있으면 젊은 것이고
두려워하면 늙은 것입니다

희망이 있다면 젊은 것이고
절망을 한다면 늙은 것입니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을 만들지만
사라진 열정은 영혼에 주름을 만듭니다

사람의 생명은
고귀하고 소중합니다

잠깐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지게 되니
항상 각별한 주의하시고
안전운행 하시길 바라며
건강한 하룻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김재덕	김동철 시인님 반갑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10 10:28

유등자

2019-12-19 17:46

`김재덕`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시인님 드디어 밥상이 차려졌다. 구수한 된장국에 각종 나물과 딱, 먹기 좋은 열무김치 거기에 고추장에 스삭스삭 비벼 한 숟가락 떠먹은 감칠맛의 감회가 새롭고 맛있었다. 된장국은 두부에 야채 듬뿍 송송 썰어 미더덕을 넣어 끓였는지 맛이 기가 막혔다. 그땐, 마지못해 아니 살아남기 위해 배고파서 먹던 음식이었는데 이렇듯 별미라니.. 시인님 실타래 처럼 긴글 읽다
시크대 주전자 보리물 새까막게 타버렸어요
하지만 보리밥글 잼나게 읽었습니다
고생많히 하셨습니다


김재덕	유등자 시인님 감사합니다	2/10 10:28

이세복

2020-01-12 16:01

존경합니다. 김재덕 시인님
곱게 집필하신 옥고에 머물며
구수한 시골 어릴 적에 정서도
엿보며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항상 좋은 글로 일깨워 주신
은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며 좋은 일만
하얀 백지에 가득 채우시길
기도드립니다
2020년 파이팅으로 응원합니다.^♡^


김재덕	이세복 시인님 열정적인 문우 활동 보기 좋습니다 건ㄱㅇ하시고 행복하세요	2/10 10:29

이젠, 지나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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