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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주현중
ㆍ작성일	2006-04-25 (화) 17:29
ㆍ시인	죽송 주현중

변두리철거작전

어록 - 둘을 붙이면 한 사람이 간신이 되지만, 셋을 붙이면 서로 견제를 한다.

수필가 시인 주현중이 드리는 시와 음악과 여유의 시간

변두리철거작전

詩/ 竹松 주현중

♡누렁이의 후각은 어느새 비염에 걸려버리고♡

변두리철거작전

꿈이 현실이 되려하면 여지없이 까부수는
서울 시정市政의 하수인
저 육중한 첨단과학의 괴물이 짓이기는
저 처절한 비명소리의 땅,
야인으로 돌아갔던 산지니*가
참다, 참다못해 창공을 돌고
집채만 한 날갯짓에 겁에 질려 문고리를 부여잡은
어린 아이의 잃어버린
신 짝 하나마저도 압착기에 눌린 쥐포마냥 쭉 뻗고
방독면을 쓰지 않고는 시장조차 가지 못하는
장바구니 든 여인의 얼룩진 눈물과
엄동설한 시골 냇가 얼음장보다도 더 두꺼운
콘크리트 파편을 맞고 구급차에 실려 가는
백발머리의 신음소리가 신생명의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들리는 땅!

↑고재구 선생님과 김락호 (사)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이사장님과 함께
2005년 가을 시화전에서

옛 주인마님 그리워 고향집 찾아온
누렁이의 후각은 어느새 비염에 걸려버리고
젖 먹던 힘껏 대들보를 부여잡은
허리 꺾인 노구의 설움과 피고름의 땅에서도 살아보겠다고
정이라곤 벼룩의 간만큼도 없는
저 탁한 콘크리트도 마다않고 뚫고 나온 이름 없는 들꽃은
솜방망이를 쑤셔 박아도 끄떡없는 엔진소리에 가로막혀
뿌리 없이 사라지고
국경 넘어 바다 건너 인도차이나 사막처럼
핏기 잃은 뱃가죽이 드러난 승자의 기고만장은
이 시간에도,
이 시간에도
패자의 한恨의 눈물로 성벽을 만들고 있다.

* 산지니 - 산속에서 오랜 해를 묵은 매나 새매를 가리키는 말이며,
참말은 ‘수지니’라고 부르며, 이는 오랜 세월을 절치부심하며
새시대를 갈구하는 개혁가나 혁명가를 비유하여 부르기도 한다.

↓2006년4월22일 ‘석촌호수’입구에서 ‘허일’박사님과 문우님들과/
竹松 주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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