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한문학세계 겨울호 인물탐방 - 정찬열 시인
  
Q. 시인님, 반갑습니다. 2018 대한문학세계 인물 탐방에 선정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시인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해병대를 전역한 후 고향 나주에서 이공계 무선사를 시작으로 40여 년 넘게 전기공사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 전기공사업 대표자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2013년 가을 대한문학세계에서 시 부문과 수필 부문에 등단하여 현재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네, 그러셨군요. 이공계 전문직을 하시면서 글을 쓰시기 쉽지 않았을 텐데 언제부터 글을 쓰게 되셨는지, 어떤 계기로 문인의 길을 가게 되었는지요?
A.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공계 관련 사업을 하던 중 2008년 2월에 불의의 큰 사고가 있었습니다. 전기공사 현장에서 2만 볼트의 감전 화상을 당해 한쪽 팔의 장애를 얻은 후 잠시 좌절과 낙담하던 시기에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젊은 시절에 못다 한 문학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시인의 길로 입문 후 현재까지 대한문인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불의의 사고로 인생의 큰 아픔을 겪으시고 많이 힘드셨을 텐데 좌절을 넘어서 마음의 글을 표현하는 문인의 길을 택하셨군요. 시인으로 등단하기 전과 후에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요?
A. 사실 등단하기 전에는 가정도 뒤로 한 채 친구들과 어울려 골프나 낚시 등에 빠져 있었지요. 그런데 등단하고 문학의 길을 걸은 후부터 가족을 돌아볼 줄 알게 되었고 가족과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는 계기가 되어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Q. 가족과 함께하시며 에너지를 얻고 긍정적인 삶을 사시는 시인님의 따뜻함이 엿보입니다.
시인님께서는 지난해 첫 수필집 <짓눌린 발자국>에 이어 지난 5월에는 개인 시집 <날개 꺾인 삶의 노래>를 출간하셨는데요. 열정적인 집필 활동에 박수를 드리며 축하를 드립니다. 수필집과 시집의 특징에 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감사합니다. 2017년 5월에 출간한 수필집 '짓눌린 발자국'은 글을 읽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독자들의 관점에서 보는 시각과 초점은 다를 수 있으므로 감히 말씀드리기가 쑥스럽습니다만, 필자가 지나온 자서전이라고 해야 할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인생 정체성이 남긴 발자국이며 덧붙여 25년 전부터 해외여행을 다니며 그때마다 기행문 형식으로 써 둔 여행기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쪽 팔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 되어 고희를 맞는 지금까지 아직도 고통 속에서 통증약에 의존하며 살아가지만, 인생이란 때로는 원하지 않는 불행도 품어야 한다며, 자신을 위로하고 자연을 통해 치유하고 감정이입이 내포된 졸 시(拙 詩) 즉 서정시와 자유시로 쓴 졸작의 시집입니다.
Q. 겸손의 말씀이십니다. 고통을 동반하면서도 긍정적이시고 멋진 삶을 꾸려 가시는 시인님의 내공이 존경스럽습니다. '날개 꺾인 삶의 노래' 제호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건강했던 삶이 한순간에 한쪽 팔을 잃은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적지 않은 무게의 축에서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Q. 많은 분께 희망과 용기를 안겨주는 시집 ' 날개 꺾인 삶의 노래' 출판기념회와 고희연 행사를 함께 치르시면서 많은 분의 축하를 받으시고 성황을 이루었는데요. 평소 사회생활에서 사람과의 관계는 어떻게 하시는지,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A. 먼저 바쁘신 중에도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자리를 빛내 주시고 고급스러운 시집과 수필집의 원판을 증정해 주신 김락호 이사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재치 있는 사회로 행사 진행을 멋지게 이끌어 주시고 행사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해 주신 박영애 낭송 회장님, 최명자 낭송가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함께 자리를 빛내주신 전남, 광주 문우님들과 식전 색소폰을 연주해 주신 김종덕 시인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경기지회 회원이자 고향 선배이신 이문희 시인님, 광주 평생 교육진흥원 김봉학 사무처장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가족, 친척들과 친구들, 지인들과는 모임도 자주 갖고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대소사에도 함께하여 돈독한 정을 나누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함께 한다는 것이겠죠. 인간관계에 대한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시집 출판기념회를 하시고 '아트 TV' 출연도 하셨지요? 시인님의 멋진 모습 저도 몇 번씩 시청하였는데요. 이렇게 또 인물 탐방의 주인공으로 초대되셔서 좋은 인연 함께 할 수 있어 기쁩니다. 주인공이 되신 시인님의 기분이 어떠신지요?
A. 고희연 때의 “출판 회”와 “아트 TV 출연”의 기쁨을 사고 이후 통증으로 우울한 기분을 한 방에 날려버린 기쁨입니다. 모두가 문우님 여러분의 덕분이며 김락호 이사장님의 배려가 크다고 보아야 하겠지요.
Q. 그 기쁨 오래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시집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의미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요?
A. 평소에 무심코 써 놓았던 시들을 막상 세상에 내놓는다고 하니 초라하기 그지없어 500여 편 저장된 시를 몇 차례 바꾸고 또 탈고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서예를 하시는 지인으로부터 표지 시제를 직접 써 주시겠다고 하셔서 감격이었습니다.
Q. 시집을 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시집을 내고 싶은데 자신이 없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누구나 처음부터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경험과 실수를 가지므로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첫 시집에 애착은 가질 수 있으나 다듬어진 보석 같은 작품은 나오기가 쉽지 않으니 경험으로 비결을 쌓고 능력을 발휘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날개 꺾인 삶의 노래' 시집 중에서 대표적인 작품이나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지요.
A. 시제가 되어준 글로써 '날개 꺾인 삶의 노래'라는 시가 있습니다.
날개 꺾인 삶의 노래 / 정찬열
순간의 판단은
천 리 먼 낭떠러지 길
그 길은 오로지
플러스와 마이너스
공식을 따르고
플러스의 확률은 2~30% 확률이다
순간의 선택은
요행도 행운도 없다
생생하고 쓰디쓴 열매는
노정의 여로에 몸부림이다.
오체투지 중
오체는 망가지고
투지는 땅에서 서성이며
기백은 무지의 무게에 눌려버렸다.
생생하던
결과는 비정상에 시달리고
간과하지 못하고 몸부림치며
환갑의 나이에 잃은 날개 퍼덕인다.
끝내는
하늘은 날고 싶은 소망도
고귀한 삶의 이끼 서린 생의 질곡에
허허하며 자탄가를 부르고 있다.
* 오체: 사람의 온몸이라고 말하며,
불가에서는 머리와 사지라고 말하지요
Q. 위의 작품에 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죽을 고비에서 살아나 제2의 인생을 살아가며 지금도 녹록지 않은 진통의 아픔으로 살아가며 고뇌의 자국이 문학으로 풀어내어 그에 묻어있는 자신의 사연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시인님의 삶이 담긴 작품 설명 잘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시인님께서는 굉장히 젊어 보이시고 건강해 보이시는데요. 요즘 여가시간 활용은 어떻게 하시는지, 건강을 위해 특별히 하시는 운동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할 일이 없으면 삶이 나태해지고 질서 없는 생활에 자신이 무너진다는 선배들의 경험담을 새겨 지금도 이공계 사업장에 나가서 바쁜 일과를 소화하고 있으며, 틈나는 대로 가족과 걷기와 산행을 하면서 인생의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문학 활동에 개인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살아오는 동안 딱딱한 이공계에 열중했던 일과를 기왕에 문학에 내디딘 발자국에 책 한 권이라도 더 읽어 문학에 정진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2집, 제3집을 출판할까 합니다.
Q.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으신지요?
A. 첫 시집을 내놓고 부끄러워했던 기억을 더듬어 몇 차례의 탈고를 반복하며 독자들께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Q. 시인님께 시란 어떤 것인지요?
A. 누구도 어떤 시가 좋은 시냐고 하면 정답은 없습니다. 특별하게 시를 정의할 수 없으나 마음속에 그려진 그림을 글로 승화하고 내 이야기처럼 가깝게 다가오는 표현의 예술이 좋은 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도 열정적인 활동과 소통으로 많은 사랑받는 시인님 되시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대한문학세계 독자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격려의 말씀 감사드리며 제가 대한문인협회와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몇 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 대한문인협회의 회원이 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김락호 이사장님과 묵묵히 일하시는 임원들께 감사드리며, 회원 여러분과 좋은 작품으로 함께하겠습니다. 끝으로 부족함이 많은 이 사람에게 2018년 대한문학세계 겨울호 '인물 탐방'으로 초대해 애써주신 최우서 기자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문우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글 / 최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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