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한문학세계 봄호 인물탐방 - 김지원 시낭송가
 
Q. 안녕하세요. 김지원 낭송가님 여기서 뵈니 더욱더 반갑네요. 낭송가님의 소개와 인사 말씀해 주세요.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으로 등단한 대전충정지회 정회원이며 대한시낭송가협회에서 시낭송가로도 활동하며 홍보국장을 맡고 있는 김지원입니다.
Q. 봄이 다가오는데 시낭송을 하다 보면 계절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떠세요?
A. 맞아요. 중요한 부분을 말씀하셨네요. 여름에 겨울옷을 입으면 안 어울리는 것처럼 전체적인 흐름이 계절에 맞는 시낭송을 해야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시만 낭송하느라 주변과의 조화를 생각할 틈 없어 혼자의 감정에 도취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차츰 계절과 시간이 맞는 시가 더 감흥을 더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Q. 낭송가님 뵈면 정말 그 열정이 어디에서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가지 일을 하시는데 그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무엇일까요?
A. 제가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좀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몸에 무리도 많이 가곤 해서 이제는 좀 자제하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열중해 본 것들이 참 많은데 그래도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역시 시낭송부문이죠. 낭송은 당연히 좋아하지만,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어서 제가 만드는 PPT와 영상에 맞추어 무대 위에서 열연하시는 시낭송가님들을 보면 가슴이 뿌듯해지곤 합니다.
Q. 시낭송 하실 때 목소리가 정말 고우세요. 물론 유전자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시낭송을 위해 목 관리를 하시나요?
A. 감사합니다. 우리협회 낭송가님들 모두 음색이 고우시죠. 아주 매력적인분도 계시구요. 저는 특별한 목 관리는 안하는 편에 속해요. 하지만 시낭송 강의를 하다 보니 많이 강조하는 부분이라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주로 입 근육을 푸는 법과 표준모음 발성을 음성 5단계로 나누어 수시로 연습하곤 합니다. 맑게 살라고 맑은 음색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려야겠어요.
덕분에 제 나이보다 어린 시간을 사는 착각의 행복을 가끔 누리기도 합니다. ㅎㅎㅎ
Q. 시낭송가로서 누구나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으려면 어떤 것들이 고려되어야 할까요?
A. 시낭송가를 꿈꾸는 많은 분께 먼저 접한 사람으로 제 경험상 느낀 것은 일단 시를 많이 접하며 그 속에 하나 되어 느끼는 감성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음색과 기계적으로 훈련된 낭송보다는 좀 어설퍼도 낭송자와 관객 모두가 더 진한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진솔한 낭송이 좋다고 생각하지요. 협회에서 낭송 교육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기본적인 이론을 익혀가며 실습을 병행하는 수업도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Q. 낭송가님께서는 시낭송 뿐 아니라 시인의 길도 걸어가고 계시잖아요. 낭송이 시를 쓰는데 어떤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되나요?
A. 옛 문헌에 시를 가리키는 음풍농월(吟風弄月)이란 말이 있지요. 음(吟)자의 뜻이 시가 글자 화되기 전에 먼저 소리 내어 읊었음을 일러준다고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여러 가지 희로애락의 감정들이 감흥을 일구며 울림이 되어 저절로 흥얼거리는 운율을 따라 좋은 시가 탄생하는 건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낭송을 많이 하다보면 대하는 시어들과 소통하며 진한 감성의 세계로 몰입되곤 하는데 그것이 자꾸 반복 훈련이 되다 보면 자연스레 시의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게 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Q. 말씀이 나왔으니 낭송가님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가 있다면 한 편 소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아주 오래전에 남편이랑 잠시 대청호 주변에 나갔다가 백일장이 열린 것을 보고 즉석 참가하였는데 운이 좋게도 수상한 시가 있어요. 금강 줄기를 따라 그 깊은 뿌리를 더듬어 가다가 아득해진 시간 속에서 백제의 역사를 떠올리며 화려한 부활을 잠시 꿈꾸어보았습니다. 쑥스럽지만, 그때 쓴 시 한 편 소개합니다.
금강(錦江)의 노래
사비(泗沘)야 일어나거라.
궁남지 여울목 물안개 자욱이 피어오르면
새 움트는 기억 속에 연화(蓮花)가 온다고 했지
수북정 자온대 아침 햇살 불이 켜지면
천년된 이무기는 승천(昇天)의 용(龍)트림 하고
조룡대에 굽이치는 저 물결의 원성으로
강심(江心)의 거북이는 임금왕(王)자 옷을 입는다
부소산 선한 정기로 구름다리 만들면
천상악신(天上樂神) 내려와 그리움을 연주하고
백화정 욤마루에서 침묵하던 봉황(鳳凰)새
하나 된 세상 꿈꾸는 힘찬 날개 짓 한다.
사비야(泗沘) 일어나거라
연화(蓮花)가 왔다
이무기가 용(龍)되어 당신 부르고
거북이는 현무(玄武)되어 유영 하는 곳
봉황(鳳凰)새는 천년세월 꿈에서 깨어
영원을 노래하며 훨훨 날은다
Q. 시낭송을 하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인가요?
A. 시낭송 공연을 하다가 문득 관객의 눈과 마주칠 때가 있어요. 그때 간혹 그분의 감동어린 눈빛과 몸짓을 마주할 때 또 저는 기억에 없는데 저를 알아보시며 저의 낭송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을 뵈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또 협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에 올린 시낭송에 따뜻한 격려로 토닥임을 같이 하시는 시인님들을 뵈면 훈훈해집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댓글의 소중함을 느끼면서도 제가 바쁘기도 하지만 게으른 탓에 부지런한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송구함을 이 자리를 빌려 인사드립니다. 늘 아낌없이 주시는 사랑 감사합니다.
Q. 낭송가님께서 생각하시는 낭송은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시낭송을 정의하신다면?
A. 시가 시인의 고통의 산물이듯 시낭송도 그 시를 자기화시키며 음률의 옷을 입히는 작업입니다. 어떤 옷을 어떻게 입히느냐에 따라 펼쳐지는 세상이 다름을 먼저 생각하고 시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는 언어의 마술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감정에 너무 치우치지 않는 자연스러움으로 울림을 주는 게 좋다고 여겨집니다.
시낭송은 실생활에서 늘 함께하며 활력을 더하는 마음의 양식이며 새로운 내일을 꿈꾸게 하는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또 해보고 싶은 일이나 또 계획하신 일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지금까지 대한문인협회 이사장님과 이하 관계자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발전하는 시낭송협회에서 많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음에 감사드리며 욕심을 더 부린다면 앞으로는 시낭송뿐 아니라 다양한 독자층과의 교류의 장이 마련되어 소설과 수필도 낭독할 수 있는 터전이 넓혀지고 새로운 시낭송 낭독 퍼포먼스의 무대도 꿈꿔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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