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한문학세계 겨울호 인물탐방 - 박미향 시인님
  
Q. 박미향 시인님 반갑습니다. 시인님의 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해요.
A. 산이 좋아 산을 찾으며 산행기 습작을 통해 이렇게 시인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보잘것없이 그냥이란 단어처럼 편하게 글을 쓰고 싶은 박미향 시인입니다.
Q. 시인으로 등단한 지 시간이 꽤 흘러간 것 같은데 돌아보면 어떤가요? 그때와 지금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2012년 8월에 등단하고 바로 시집을 내고 시인이란 이름 앞에 붙이고 살다 보니 좋은 점이 많이 있지요. 아무개는 시인이래. 10년을 지나고 보니 등단하길 잘했구나 싶네요. 한평생 살면서 나의 이름이 붙어 있는 시집 ‘산 그림자’는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지요. 일반 시민에서 시인이란 이름이 앞에 있으니까요. 시인의 명성을 아낌없이 사랑하는 시인 박미향으로 살고 싶네요.
Q. 가을인가 싶더니 벌써 겨울이 온 듯 날씨가 많이 추운데 시인님께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가요?
A. 요즘은 코로나19의 시대가 2년을 넘겨왔지만, 나름대로 내가 좋아하는 산과 시가 있으니 자부심으로 살아갑니다. 산이 거기 있으니 올라가서 마음 시린 추억도 새기며 또 버릴 것이 있으면 과감히 버려 마음 정리하고 내려옵니다.
Q. 올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시인님께서는 개인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기억보다는 시인으로 생활하고 여기저기 문학 활동하다 보니 낭송이 하고 싶어 낭송도 배우고 구연동화도 배우고 나름대로 배우지 못하고 지나간 시간들을 채우는 시기가 되어 좋습니다.
Q. 시인님의 시집 “山 그림자”가 출간된 지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아마 2013년도에 출간된 것 같은데 지금도 꾸준하게 사랑을 받고 있어요. 시집에 관해서 소개 좀 해주세요.
A. 산 그림자 출간이 9년이 되었네요. 첫 시집이라서 열정은 가득한데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그 또한 그 시절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제2 시집을 준비하면서 산과 야생화가 좋아서 글을 배우고 쓰면서 제2의 인생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힘든 시간에 산이 있어 산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이렇게 살아지네요.
Q. 1 시집 출간 후 2 시집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나요?
A. 새해에는 2 시집을 출간하고 싶네요. 창작지원금을 받아서 산 그림자 2집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10년의 긴 시간을 헤아려보면 가슴 뿌듯하고, 등단하길 잘했다 라고 생각합니다.
Q. 시집 출간 후 아쉬웠던 부분이나 아니면 2 시집을 낸다면 좀 더 보완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독자의 사랑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그냥이란 말처럼 서민들의 애환이 그려지는 시를 쓰고 사랑시보다는 삶의 힘이 되는 시를 쓸 수 있으면 바랄 것이 없습니다. 1집은 갓 구워낸 빵의 모양을 갖추었지만 구수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제 2 시집은 구수한 빵처럼 독자의 가슴에 스며드는 시를 쓰고 싶습니다.
Q. 시인님께서는 작품을 쓸 때 주로 어느 때 작업을 많이 하시나요? 물론 순간순간 떠 오를 때 메모하거나 그럴 수는 있겠지만요.
A. 그때그때 상황이 다를 수 있지요. 마음 시릴 때, 산에 가서 좋은 일이 있을 때, 화가 났을 때 모두가 글밭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상을 하고 퇴고를 합니다.
Q. 누군가가 시가 왜 좋은가요? 라고 질문을 한다면 뭐라고 이야기해 주실 건가요?
A. 첫 번째는 시를 읽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고요. 두 번째는 나의 성찰이라고 할까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이요. 어느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나와의 긴 삶과의 투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순수하고, 깊이가 느껴지는 자아성찰이라고 합니다.
Q. 시인님은 산하고 물하고 어느 쪽을 좀 더 선호하시는 편인가요?
A. 물론 산이지요. 산은 늘 거기에 있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풍미가 느껴지거든요. 요즘은 약초 산행에 빠져 5월부터 10월까지는 주로 야생 산삼을 뫼시는 일이 제일 큰 기쁨이고요. 겨울에는 뿌리 약초, 더덕, 도라지, 지치, 상황버섯 모두가 자연이 주는 제게는 제일 큰 선물입니다. 가족의 건강도 함께 따라오니까요.
개인적으로 바다는 왔다가 스쳐 가는 인생처럼 흘러 가버리고 나면 추억만 맴돌 뿐이라 생각합니다. 산이 있어 건강도 지키고 삶의 활력소도 되니까요.
Q. 시인님의 시를 보다 보면 산에서 많은 시적 심상을 얻는 것 같은데 산행을 자주 하는 편인가요?
A.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꼭 산행합니다. 약초에 빠지면 주말이 그리워지는 것을요. 워킹 산행은 올라갔다 내려오지만, 약초 산행을 조심조심 한 발 한 발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마음이 풍요로워지니까요.
Q. 등반했던 산 중 가슴 짜릿하게 설레었던 산이 있다면 어떤 산이 있을까요?
A. 약초 산행하기 전에는 일반 워킹 산행하던 중 서울 관악산에서 바위를 건너다 떨어져 헬기를 타고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말이 많았지요. 아이들이 산에 가지 말라고 하면서요. 그래도 산이 부르니 자꾸만 산으로 발이 갑니다.
백두대간 산행하면서도 여러 번 넘어지고 떨어지고 정신도 잃어보고 약 없이는 하루 10시간 이상 산행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간 산행하면서 2년 동안 산행기 쓰고 선물로 금강산에 2박 3일 다녀온 시간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금강산의 겨울 산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네요.
Q. 시인님의 작품 중에서 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은 대표적인 시가 있다면 어떤 작품이 있을지 한 편 소개해 주세요.
A. 산 이야기가 주 무대로 산을 누비며 쓰는 글이지요. 산삼을 캐면서 느끼는 짜릿함이지요.
심 봤다 / 박미향
당신 찾아 삼만리
험한 구석구석 산속을 뒤지며
어여쁜 당신 모습을 그려봅니다
낙엽 속을 뒹굴며 눈에는 광채가
도도한 자태를 본 순간
심 봤다 심 봤다
두근두근 이 마음 누가 알까
유월의 따가운 햇살 아래 찾아온 당신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향기가 아름다운 당신
Q. 이 시를 대표작으로 뽑으셨는데 어떤 심상으로 쓰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A. 처음으로 산삼을 보았을 때 가슴 설레고 흥분되었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마음을 담아 표현했습니다. 괴로운 일 슬픈 일 마음 복잡할 때 산으로 달려가 그곳에 정신을 쏟아부을 때가 제일 행복한 시간이 되니까요.
Q. 또 그 외에 시인님께서 애착이 가는 시가 있다면 또 어떤 작품이 있을까요? 두세 편 정도 이야기해 주세요.
A. 추석에 먹는 ‘송편’입니다. 어머니의 정성이 있어요. 그리고 곰취 따러 갔을 때 그 순간을 담아 시를 쓴 ‘곰취’ 시가 있어요. 곰취 따다가 길을 잃어 고라니와 놀던 시간도 있었네요. 다리 부러져 병원에 있을 때 병간호하면서 반찬 해서 달려온 아들 이야기도 생각나네요.
Q. 대한문인협회에서 해마다 현대 시를 대표하는 “名人名詩 특선시인선” 원고모집을 하는데 어떻게 응모하셨나요? 응모하셨다면 좋은 결과 있기를 응원할게요.
A. 몇 년 전에 한번하고 이번에 도전을 했습니다. 잘 되기를 바라면서 “名人名詩 특선시인선”이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기를 기원합니다.
Q. 시인님께서는 시 부문 말고 다른 문학 분야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있나요?
A. 시인으로 살다 보니 낭송도 하고 싶고, 또 딸아이 결혼하고 손주가 생겨서 동화구연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산과 함께 지내고 문학 동인지도 내고 신사임당 시문회 활동도 좋습니다. 모두가 존경하는 사임당의 후계를 이어서 글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Q. 오랜 시간 동안 글을 쓰면서 문학에 관심 있는 분을 추천하거나 함께 동행을 할 때 어떤 점이 좋은 것 같나요?
A. 동지가 있어 좋고요. 박사님이든 선생님이든 학자님이던 문학에서 만나면 모두 한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 좋고, 공감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Q. 박미향 시인님은 어떤 시인이 되고 싶나요? 또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씀해 주세요.
A. 독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 바랄 것이 뭐 있나요. 시집 중에 한편이라도 독자의 가슴을 이해하고 다독여 주는 시를 쓴다면 좋지요. 삶의 애환은 누구나 다 가지고 살지만, 그래도 시를 읽으면 살아가는데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와 힘을 줄 수 있는 산처럼 넉넉한 시인으로 남고 싶어요.
Q. 시인님께 시란 어떤 것인가요?
A. 마음의 정서지요. 감성으로 만나서 서로의 깊이를 다독이고 상처를 치료해주는 편안함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앞으로 또 어떤 계획이나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계획은 내년에 제2의 시집을 내고 아무 탈 없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금의 모든 시간처럼 지내고 싶습니다. 손주를 위해 동화도 읽어주고 요양보호사 하면서 어르신 공경도 한몫하면 좋지요. 자격증을 지난해 따고 요즘은 쉬고 있습니다. 어르신 공양하기가 쉽지는 않네요.
Q. 2021 대한문학세계 겨울호에 인물탐방 주인공 되심을 축하해요. 앞으로도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많은 사랑 받기를 응원하면서 인사하고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A. 보잘것없고 세울 것 없는 저를 이렇게 세워 주시니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대한문인협회에 누가 안 되는 진실한 삶의 시인이 되도록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박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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