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한문학세계 가을호 인물탐방 - 김복희 작가님
  
Q. 김복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2022 대한문학세계 가을호 인물탐방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작가님 소개 부탁해요.
A. 안녕하세요. 인물탐방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2020년 9월 대한문학세계 수필 부문에 등단한 김복희입니다. 저는 그동안 중등학교에서 교원 생활을 하다 정년퇴직하고 “밭 가꾸기”를 취미 생활로 하는 농업경영인이면서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으로 대한문인협회 대전충청지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Q. 작가님은 중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시다 교장으로 퇴임하시고 대한문인협회와 인연이 되어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되었는지요?
A. 예. 맞습니다.
사실 저는 글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사람입니다. 다만 고등학교 시절 책을 좋아하다 보니 그 당시 문학을 좋아했던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학원”이란 잡지를 보면서 나도 문학인이 되어 우리나라 문학인들이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노벨 문학상’을 받아 보겠다는 허황한 꿈을 꾸면서 글을 쓴 적이 있지요. 그러다 꿈이 변하여 교직 생활을 하면서 학교 일에만 몰두하여 글 쓰는 것을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답니다. 다만 교직에 있으면서 교원들의 승진 가산점에 사용되는 ‘현장 연구’라는 논문은 많이 써 보았지요. 그러다 퇴직 무렵 나의 인생에 대한 기록인 ‘자서전’을 준비하다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퇴직했지요. 이 자서전이 계기가 되어 작가라는 닉네임도 붙게 되었네요.
Q. 어찌 보면 제2의 인생을 다시 계획하고 살아가는 것인데 작가로 등단하기까지 망설임은 없었는지요?
A. “물결”이란 단편소설을 써 놓고 출판하는 데까지 근 4년이란 세월이 흘렀지요. 과연 내가 쓴 책이 책으로써 가치가 있는 것인가? 남들에게 비웃음을 당하지는 않을까? 고심하며 망설이고 있었지요. 그러다 우연히 선배 문인을 알게 되어 작품이 될 수 있겠냐고 봐 달라고 했더니 한번 읽어보더니 듣기 좋은 말로 “작품이 재미있다”며 정식으로 문인으로 등단한 후 책을 출판하도록 권하였지요. 그래서 문인에 등단하기 위하여 인터넷을 검색하다 ‘대한문인협회’를 알게 되었고 수필 부문에 등단 응모를 해 보았는데 운 좋게 당선되어 작가라는 닉네임을 얻게 된 것입니다. 등단할 때 받은 ‘신인문학상’ 상장은 교단에서 수없이 받은 표창장이나 상장보다 그 기쁨이 두 배나 세 배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보았지요.
Q. 코로나-19 이후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우리 삶의 많은 변화가 있고 어려운 점도, 아쉬운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실 때는 어떤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고 생각하시나요?
A. 나잇살이나 먹은 사람으로 근 2년이 가깝도록 친구들과 모임을 할 수 없어 아쉬움이 많았으며 나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것은 요양원에 계신 노모를 마음대로 만날 수 없어 마음 졸이며 살다 결국 자식들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절로 가슴이 메어 온답니다.
그리고 내 생각으로는 코로나-19가 우리들 생활에 미친 것은 관광문화와 퇴근 후 술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은 준 것 같네요. 흥이 많은 민족으로 관광을 좋아하고 퇴근하면서 친구나 동료들과 어울려 마음껏 회포를 풀던 술자리 문화가 사라졌지만 대신 가족 간의 모임이 활성화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작가님께서는 등단하기 전에 글을 쓰는 것과 등단 후에 글을 쓸 때 어떤 변화의 차이점이 있다고 느껴지시나요?
A. 등단 전에는 퇴직 후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하여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산책하면서 느꼈던 점이나 추억을 아무런 제재 없이 마음대로 횡설수설 기록했는데 막상 작가라는 닉네임을 받고 보니 이제는 마음대로 글을 쓸 수가 없고 내가 작성한 글이 문장이나 맞춤법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대로 글 쓰던 버릇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Q. 등단 후 1년마다 한 권씩 책을 출간했는데 그렇게 계획을 잡고 작품을 쓰시는 건가요?
A. 사실은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자서전을 발간하고 나니 시간도 많은 사람이라 소일거리를 찾던 중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아있는 추억 중에 인상 깊었던 것들을 골라 단편소설로 엮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몇 년을 거쳐 써 놓은 작품이 “물결”이란 단편소설이지요. 막상 소설이라고 써 놓았지만, 출판에 자신감이 없어 망설이던 기간이 족히 4~5년은 된 것 같았으며 그사이 매일 1만 보 이상 걷기를 하면서 보고 느꼈던 점이나 지난날의 추억을 블로그에 옮겨 놓았는데 그 분량이 꽤 많았지요.
이런 과정에서 정식 문단에 등단하고 단편소설을 출판하게 되자 용기를 얻어 블로그 속에 있는 횡설수설이란 글들을 정리하여 출판한 것이 “얼음새”라는 수필집입니다. 이 책은 나의 자서전을 기년체에서 벗어나 유사체로 작성한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자서전까지 세 권의 책을 발간하고 보니 아쉬움이 장편소설이 없는 것이 흠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모정의 멍에”라는 장편 소설을 발간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겨 앞으로 독자가 있든 없든 1년에 한 권씩은 장편이나 단편을 발간하면서 나의 나머지 인생을 즐기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작품을 보면 단편소설 “물결”, 수필집 “얼음새”, 장편소설 “모정의 멍에” 이렇게 출간되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서에 대해 소개를 해 주세요.
A.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물결”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오랫동안 남아 있는 추억을 소설로 엮은 책이고 “얼음새”는 내가 살아온 자서전을 유사체로 작성한 수필집입니다. 그리고 “모정의 멍에”라는 장편소설은 장애인의 아버지로 살아가면서 장애인의 아들을 키우고 보살피는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내 마음을 풀어낸 글입니다.
Q. 독자가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나요?
A. 모든 책은 책마다 작가의 사상이 들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 책은 가식이 없으며 칠십 평생이 넘도록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오면서 느꼈던 내 사고를 그대로 전달한 책입니다. 그러다 보니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또, 사람에 따라서는 이게 글이냐고 비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작가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을 가식 없이 사실대로 보여줌으로써 나와 같은 환경에 처한 사람이 읽어 본다면 그 환경을 벗어날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요.
Q. 단편소설, 수필, 장편소설 출간 후 작가님의 삶에 있어서 어떤 변화가 가장 컸나요?
A. 공직에서 40여 년간 몸담아 오다 막상 퇴직하고 나서 오는 허탈감과 공허함을 달래 주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사람마다 퇴직하고 나면 소일거리로 각종 취미 생활이나 재취업 등 새로운 인생 설계를 하게 되는데 어려서부터 특별한 재능을 키우지 못한 나 같은 사람은 부모님의 어깨너머로 배운 재래식 농법뿐이었는데 글을 쓰는데 재미를 붙이다 보니 늘 바쁜 생활로 노년의 행복을 만끽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장르가 다르긴 하지만, 이 중에서 작가님이 더 애착이 가고 아끼는 작품집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작품마다 특징이 있지만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이라면 내가 살아온 내용을 기록한 수필집 “얼음새”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위에 작품집이 더 애착이 가는 이유가 있다면요?
A. 그 책은 내 인생을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담아 놓은 책이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네요.
Q. “모정의 멍에” 장편소설은 장애 부분을 다루었는데 이쪽 분야에 많은 관심이 있는지요?
A. 특별한 관심을 가진 사람입니다. 나에게 늦둥이 아들이 발달장애 1급 중증장애인으로 장애인들의 삶과 떨어질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Q. 주로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해서 작가님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A. 지금까지 글들은 내 마음속에 담겨 있는 내면을 드러내 보인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우리 사회에 사는 보통 사람들의 애환을 작품으로 표현해 보고자 합니다. 아마 내가 쓸 글들의 소재는 내가 교단에서 보아 온 나의 제자들이나 우리 주변에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을 소재로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나는 10여 년 전부터 새벽에 2시간 정도와 오후에 2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한 달에 두 번 정도 ‘코리아 둘레길’ 트레킹을 하는 사람으로 동해안인 해파랑길은 끝났고, 다음 달부터는 서해랑길을 시작하지요. 그러다 보니 사색할 시간이 많은 사람으로 어떤 소재가 떠오르면 산책하면서 엮어 나갈 줄거리를 핸드폰의 메모지에 메모했다가 집에 와서 정리해 두었다가 시간이 있을 때 정리합니다. 특히 봄에서 가을까지 농장에서 ‘밭 가꾸기’나 산책과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으로 그때 떠올랐던 생각들을 긴 겨울 동안 정리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지요.
Q. 소설과 수필을 쓰면서 어떤 부분이 더 쉽게 다가오나요?
A. 언뜻 쓰기에는 수필이 더 쉬울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내 속을 보여 주는 것 같아 소설보다 마음에 부담이 되는 것 같네요.
Q. ‘詩’ 장르도 함께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A. 시를 지어 보려고 시도는 해 보았으나 시라는 장르는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지요. 시를 쓰려면 사물이나 사고에 대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해야 하고 또 어떤 내용을 표현하는데 적절하면서도 아름다운 함축된 언어가 풍부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 머리나 사고로는 좋은 시가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했지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 속을 마음대로 풀어낼 수 있는 산문을 쓰려고 생각하고 있지요.
Q. 글을 쓰면서 가장 좋은 점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작가가 평소 자기 마음속에 담고 있던 것들을 글로써 풀어냄으로 마음의 병이 생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앞으로 문학 활동에 개인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A. 현재와 같이 봄에서 가을까지 산책이나 트레킹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긴긴 겨울 동안 정리하여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을 돌아가면서 해마다 한 권씩 출간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과 좋은 작품으로 많은 사랑 받는 작가님 되길 바라면서 대한문학세계 독자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으면 해주시고 마무리하겠습니다.
A. 아직 작가라는 소리를 듣기가 어색한 사람으로 독자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수필은 자기 경험이나 느낌 따위를 어떤 형식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기술한 산문체의 문학 양식이고, 소설은 현실의 인생 내용을 중심으로 한 사건을 허구적으로 서술한 산문체의 문학 양식으로 모두 다 어떤 형식에 제약받지 않고 작가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자기 마음속에 담고 있는 생각이나 경험을 소설이나 수필로 표현하다 보면 마음에 병이 없어지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오늘날같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회에서는 그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로 보지 말고 하나의 글 소재로 생각하여 글로써 표현해 보면 살아가는 데 큰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쓰기를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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