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세계 2010년 여름호

       시인탐방 - 박종영 시인

시의 운율로 세상을 담는 박종영시인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과묵한 것이다. 가끔 협회메일을 보면서 난감할 때가 많았다. 실제 밖으로 드러나 보이며 일하는 것이 나의 몫이기에 그런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지만, 협회에는 사무국장님이 따로 계신다.

조용하면서도 필요할 땐 언제나 제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 주고 있는 분. 하지만 크게 드러내거나, 과시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분이시다.

박종영 시인의 글을 읽다가 보면, 첫 번째 생각은 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함축성 있는 시가 아니라, 그는 산문시를 쓴다. 실제 산문시는 함축적인 시보다 더 어렵다. 풀어 쓴 듯하지만, 의미부여가 되어있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는 듯하지만, 풀어헤친 그 문장의 마침표를 읽었을 때 가슴으로 다가오는 감동은 난해하면서도 크다.

박종영 시인의 글에서는 힘찬 함성이 들린다. 무언의 함성, 단어 하나하나에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지만, 문장이 되면 짧은 감탄사가 흐르고, 한편의 산문시가 되면 진한 감동이 밀려온다. 아마 그의 삶에서도 조용한 함성들이 흐르는 것은 아닐까.  

큰 오빠 같기도 하고, 후덕한 작은아버지 같은 느낌이 드는 박종영 시인의 삶으로 오늘은 한 발짝 다가가 보기로 하였다. 그의 문학관과, 삶. 그리고 협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였다.

Q 박종영 시인님에 대해 소개 좀 해주세요.

ANS: 고향은 교육도시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고요.

청주와 대전에서 학교를 다녔고 대학시절에 문학 동인회를 결성하여 문학공부를 하였으며

신춘문예 도전을 위해 동인들과 조그마한 암자에서 글공부를 하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르네요.

그때는 꿈도 많았고 글에 대한 필력도 좋았는데 30년이 지난 지금은 다 잊어버리고 잊혀졌던 기억을 하나씩 더듬어 찾아나서 보는데 쉽질 않네요. 아직도 제 글이 부끄러워 내놓기가 항상 망설여집니다.

Q 어떤 일에 종사하고 계시나요?

Ans: 현재 대전에 가족들이 있고 현대제철이 있는 충남 당진에서 환경건설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이곳 서해안 바닷가로 발령을 받아 내려온 지 벌써 20년이 되었고 바다가 좋아, 산이 좋아, 물이 좋아 자연을 찾아 여행하다보니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네요. 자연과 함께하며 자연 속에 푹 빠져 살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 주말이면 낚시가방 둘러메고 자연을 찾아 나섭니다. 낚시하며 새벽 물안개 피어오르는 저수지에서 커피 한잔 마셔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기분을 모를 거예요.

Q 요즘 어수선한 일들이 많은데, 하시는 일에 지장은 없으신가요?

Ans: 요즈음 건설경기가 바닥이니 당연히 하는 일에 지장은 있죠.

하지만 저는 주로 컨설팅과 관공서 인허가 업무를 주로 하다보니 조금은 경기를 덜 타는

편입니다. 전반적으로 경제가 위축되어 있으므로 소비자 물가지수나 거시경제지표가 아직은 하향곡선에 머물고 있으니 조금 더 지켜봐야죠 뭐.

Q 문학의 장르가 다양한데, 시를 쓰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더군다나, 산문시를 주로 쓰시는데, 산문시를 주로 쓰시는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Ans: 별다른 이유는 없고요. 신춘문예에 투고하던 버릇이 있어서 그런가 봐요. 함축성 있는 운문 시 보다는 장시에 가까운 산문시를 위주로 뽑으니까요.

Q 시에 대한 느낌이나 정의에 대해서는 많은 답들이 있는데요, 박종영 시인님께서 생각하는 “시란 이런 것이다”를 말씀해 주신다면?

Ans: 시란 자기 자신을 글로서 보여주는 표현 이죠. 즉, 떨리는 손끝에서 전해오는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요? 

Q 작품을 쓸 때 가장 고뇌하는 것이 있다면?

Ans: 의미와 주제

내가 쓰고자 하는 글에 어떤 의미를 담을 것인가. 그 주제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 떠오르는 문장을 무작정 써 내려간다고 해서 그것이 하나의 작품이 되지는 않습니다. 떠오르는 문장에 의미부여를 하고, 주제를 담아내야 하고. 작품을 쓸 때 가장 힘든 부분이 의미와 주제인것 같습니다.

Q 이제 막 등단을 하셨거나, 글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ns: 아직 제 글도 부족한 면이 많아서 이런 질문에 대답을 하기가 좀 쑥스럽습니다.

 글에 대한 이해를 하기 전에 아름다운 미사여구만 나열하여 즉흥적이고 감각으로

 글을 쓰시는 분들이 많은듯합니다. 기본 철자법은 기본이며 단락, 행, 연 등을 맞춰

 글의 기본은 살려주고 시의 장르에 따라 주제를 선정하여 정해진 목적어를 다듬고

 어우르며 살짝 간도 보고 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도 남기고 즐거움을

 전해주기도하며 다듬고 깎아 완성시키는 것이 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글을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추구하시는 분야의 장르에 대한 서적을 다독 하시고

그에 상반된 기초적인 문법을 탄탄히 익히신 후에 비유법이나 반어법 등을 차례로 섭렵하시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어느 정도 필력이 다져지면 나무는 보이지 않고 넓은 숲을 바라보게 될 때면 자신의 안목이 생길 것입니다.
그릇이 가벼우면 분명 소리가 난다고 했습니다. 글에 대한 필력이 쌓이면 결코 남의 글을 섣불리 판단하거나 치부하지 않을 것이며 함부로 자신의 글을 가벼이 하거나 마음가짐을 추스르지 못하는 어리석은 과오는 범하지 않을 것이리라 믿습니다.

글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무기가 될 수도 있고, 감흥을 주기도하고,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시간 날 때면 짬을 내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시면 언젠가는 빛이 나겠죠?

Q 작품이 꽤 많은 것으로 아는데 시집 출간하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Ans: 아직은 부족한 글들이 많아 퇴고할 부분들이 많아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퇴고도하고

정리도 해야 하는데........(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글 말미에 미련을 남기는 곳은 소수점을 일곱 개를 찍어 줘야하는데 많이들 틀리는 경우가 많아 예를 들어 보았습니다.)

Q 현재 (사)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사무국장님으로 계시는데, 요즘 협회가 많이 침체되어 있다고 생각하시죠? 협회에서, 또는 협회원들이 이렇게만 해주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신 방안들이 있으신지요. 

Ans: 회원 한 분, 한 분 관심과 이해보다는 내 집이라고 생각하시고 자주이용하고 찾아주셨으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죠? 내 집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당연 관심이 멀어지고 침체되는 것 같아요. 이사장님을 찾아가 자꾸만 괴롭혀 드리는 것이 협회의 발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Q 매주 금주의 시를 선정하고 계신데, 기억에 남는 시가 있나요?

  Ans: 몇몇 시인 분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계셔서 저도 부족한 부분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대한문인협회에는 좋은 글을 쓰시는 시인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Q 정말 바쁘신 와중에도 금주의 시를 선정해 주시고 계신데요. 금주의 시를 선정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힘든 점이 있다면?

Ans: 제 사업을 하다 보니 매 주 한 편씩 선정하기란? 참 힘듭니다.

어느 시인님은 시에 대한 감수성이나 사물을 꿰 뚫어보는 시각이 뛰어나신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문법에 맞지 않는 문구나 문장들을 데려와 전체적인 흐름을 깨뜨리는 경우가 많고요, 어느 시인님은 어원이나 어법에 맞지 않고 독자들에게 의미나 뜻을 전달하지 못하고 단순하게 글들을 나열해 놓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펜을 들었으면 읽는 독자에게 무언가의 메시지를 전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분명 글에도 기승전결 틀이 있고 행할 수 없는 문구가 있고 응용을 해야 하는 문법이나 어휘가 있습니다. 등단하신 시인님들의 글이 맞춤법이나 철자가 틀렸다면 일반인들이 어떻게 생각을 할까요? 자신의 글을 상재할 때는 항상 사전

찾아보시고 검사해 보시는 것이 공부가 아닐까요? 금주의 시는 송구스럽습니다만 선정할 때는 제가 수정해서 올려놓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찾아오셔서 부끄럽지 않는 대한문인협회가 되기 위해 수정하오니 선정되신 시인님들의 시가 원하시는 바가 아니더라도 양해를 바랍니다.

Q  금주의 시를 선정하시기에, 자신의 시를 선정하지 못하시잖아요? 자신의 작품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이유와 함께)

AnS: 남들이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이 읽혀진 시들이 애착이 갑니다.

(꽃상여, 들꽃당신, 목련, 김순례 할머니, 당신을 그리는 여름날에는 비가 내린다. etc)

Q 협회원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Ans: 권위의식은 버리고 가족같이 협회를 이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함께 고민해보고, 노력해보고, 대화를 하다가 보면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익을 위해 활동하기 보다는, 마음으로 함께하면 자신에게 주어진 이득도 클 것 같습니다.

대한문인협회에서 성심성의껏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드리겠습니다.

Q 협회에서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다 하시는 것이 있나요?

 Ans: 이사장? ㅎㅎㅎ

농담입니다. 협회 이사장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고된 자리인가는 옆에서 지켜보는 제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분야를 다 섭렵해야 하고, 관리해야 하고, 모든 이들의 고충을 들어줘야 하고, 또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 했을 때는 중간 입장이 되어 해결해야 되는 그 고충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 자리를 빌어 언제나 노고를 아끼지 않는 이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Q 협회에 이런 코너가 생겨서, 함께 하고 싶다. 라고 생각하는 코너나 메뉴가 있나요?

Ans: 회원 사진 방 , 영상작가시방,

현재 멀티아티스트 협회에 사진 방이 있지만, 작품사진을 올리는 곳이죠.

그것보다 회원들의 근간 소식을 알려주고, 활동하고 있는 분야의 사진이나, 공감대 형성을 할 수 있는 개인소식들을 전할 수 있는 자유로운 회원 사진 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쉽게 올릴 수 있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영상 작가 방의 경우는 지금 현재 있기는 하지만 활성화가 되어 있지 않고, 활동하시는 분도 없으십니다. 관리자 차원에서 영상을 만드는 것이 전부이지요.

꼭 플래쉬 파일로 만드는 영상이 아니더라도, 편지지로 만드는 영상이라 할지라도 태그를 이용하여 영상을 만들 수 있는 분이라면 영상 작가 실에서 활동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봉사하면서 배우면서 함께하는 공간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Q  여가 시간에는 주로 무얼 하세요? 자신만의 특별한 취미가 있다면?

   Ans: 낚시, 골프, 여행, 사진은 배우는중

Q 앞으로 쓰고 싶은 주제나 대상이 있나요?

Ans: 에코 페미니즘

여성의 억압과 자연의 위기가 동일한 억압구조에서 비롯되었다는 비슷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의식에서 출발한다.

남성이 곧 문명이고, 여성이 자연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남성과 인간문명을 타도 대상이 아닌 남성과 여성, 자연과 인간문명은 처음부터 하나였다고 보고, 이들의 어울림과 균형을 통해 모든 생명체의 통합을 이야기 해보고 싶다.

Q 개인적인 소망이나 바람이 있으시다면?

Ans: 대한문인협회가 하루빨리 활성화 되었으면 합니다.

단합이 되고, 활성화가 되면 일하는 사람들도 즐겁고 활동하는 사람들도 즐겁습니다. 모두 다 같은 마음일 텐데, 어디에서부터 의사소통이 막혀 있는 것인지 가끔은 답답합니다. 그래서 모든 회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단합대회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꼭 행사 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형태의 모임이 결성되고, 그 모임을 통해서 또는 협회 차원의 단합대회 등으로 회원이라는 개념이 아닌 가족이라는 개념의 협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시 말고 다른 장르를 쓰고 계시나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Ans: 소설

사건의 발단과 그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의 전개에서 큰 매력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료조사 및 시놉시스 짜는 것만으로도 몇 개월, 아니 몇 년이 걸린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여건상 아직은 조금 무리가 있다 싶지만, 언젠가는 꼭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해주세요.

Ans: 대한문인협회가 최고의 문인들의 활동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미래를 꿈꾸는 신세대 문학도들이 놀이터 삼아 글을 쓸 수 있고,

서재를 개설해 놓고 방치해 두기 보다는, 일반 회원이더라도 함께 공존 할 수 있는 공간.

참신하고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글들의 모임 터가 바로 협회가 되었으면 하는 어려운 소망을 가져 봅니다.

문학도 젊은 세대의 신선함을 가져 올 때입니다. 신세대의 문학과, 구세대의 문학이 요즘은 구분이 되어 있지요. 서로 장단점은 취하고 버리고 그래서 신세대 구세대가 함께 경합이 되고, 함께 어울어질 수 있는 그런 놀이마당의 협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 어렵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생각하고, 조금만 더 양보하고, 조금만 더 애정을 가지고 협회 활동에 임한다면 모두 바라는 그런 협회가 되지 않을까요?

어느 단체에 소속감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이 20여 년이 다 된 필자의 눈에는 그 변화가 참 아쉽다. 처음 활동할 시기에는 아주 작은 단체에서도 그 소속감이란 하나의 가족과 같은 단체가 되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이익에 의해 소속감도 발동이 되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한 마음이 든다.

협회 사무국장님이신 박종영 시인님께서도 그 소속감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셨다. 아마 누구나 바라는 소망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협회가 발전이 되고, 활성화가 된다면 그것은 협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활동하는 이들의 인지도가 높아지기에 더 이득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박종영 사무국장님의 산문시에서 오는 감동도 그런 일종인 것 같다. 전혀 색다른 단어와 문장들이 만나서 하나의 감동을 가져다주는  작품이 된다는 것. 소망이 담겨있고, 희망이 담겨있고, 세상을 향해 외치는 소리가 담겨 있는 작품은 단어와 문장이 하나를 이루어야 어떤 감동과 의미를 전달할 수 있으니 말이다.

드러내지 않은 조용함의 미학. 박종영 시인님을 보면 그 문장이 떠오른다. 하지만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조금은 드러내 보이고, 조금은 내세우는 것도 자신을 알리는 또 하나의 관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나친 열정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만, 적당한 열정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