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 하는 겨울호에 어떤 분을 소개해야 할까. 편집부에서는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그리고 한 해의 마무리는 12월에 하게 되지만, 인생의 마무리는 언제쯤 시작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아이들을 모두 출가 시키고, 노년을 보내는 시점부터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 한적한 양평에서 전원생활을 하시며, 봉사와 사랑을 실천하는 박영자 수필가님을 소개 해 볼까 한다.

노년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문인.

그것은 글을 쓰는 모든 문인의 의무이자 로망일 것이다. 박영자 수필가님은 언행일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참 문인이시다. 누구나 머릿속에서는 알고 있다. 어려운 이들을 도와야 하고, 남는 것으로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봉사라는 것을. 하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몸소 실천하시며, 주변에 행복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랑 나눔이라는 것을 취재과정에서 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박영자 수필가님의 전원생활과, 실천하는 사랑과 봉사의 마음을 배우며, 박영자 수필가님의 삶속으로 여러분과 여행을 떠나보자.

Q 자신의 소개를 간단히 하신다면?

안녕하세요? 경기도 양평에 사는 박영자입니다.

대한 문학 세계를 통하여 수필로 등단을 하여 작품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분에 넘치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사남매의 어머니로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이제는 다 출가를 해서 우리 부부만 남아 조용한 시골로 생활을 옮긴지 13년이 되었습니다.

Q 누구나 나이가 들면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로망을 가지는데요. 실제 전원생활 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전원생활의 장단점이 있다면?
처음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된 계기는 조용한 전원이 좋고 더욱이 양평의 산새와 경관들이 좋아서 생활권을 옮기었는데 처음에는 시골생활의 답답함이 무척이나 어려워 적응하기가 몹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소박하고 인심 좋은 시골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깊숙이 정이 들어 제2의 고향이라 여겨지고 이제는 도시 생활에 대한 미련은 조금도 없습니다.

Q 번잡한 도시와 전원생활은 그 주변 환경부터가 확연하게 다른데요. 가장 행복할 때가 있다면? 정말 전원생활이 이래서 좋다 하는 부분.

번잡한 도시 생활은 우선 마음에 여유가 없고 항상 메마르게 살아오며 바쁜 나날들이어서 마음부터 각박하였는데 전원에 살면서 부부가 같이 산책도 즐기는가 하면 텃밭을 일구어 나갈 때 땀 흘리는 기쁨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고 이웃과의 내왕은 인간관계가 아름답게 형성되어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욕심이 없고 소박한 생활이고 꾸밈이 없어서 참 좋습니다.

Q 일상생활의 이야기를 잔잔한 필체로 쓰시는 것이 장점이신데, 글은 언제부터 쓰셨어요?

젊어서부터 일기처럼 쓰게 되었는데 삶을 소중히 여기다 보니 타인의 삶을 무심코 보지를 않고 진솔하게 대하다 보니 보이는 것 마다 소재가 됩니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한 짐 되는 무게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들이 줄타기 하듯 위태롭습니다. 그런 일상들을 진솔하게 글로 옮겨 놓을 때 삶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고 마음도 아름답게 정화가 됩니다.

Q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사람들은 누구나 파란 꿈을 실현시키며 살고 있는데 남다르게 가혹한 인생이 너무나 지치게 할 때는 사는 게 너무 억울해서 글로서 마음을 풀어 내리곤 했습니다. 젊은 날의 무지개 같은 꿈이 산산이 부서질 때마다 몽당연필로 양면지에다 알알이 맺힌 서러움을 옮겨 놓으며 스스로 위로를 하며 가파른 산을 오르듯 매진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Q 정말 써 보고 싶은 주제나, 장르가 있으신가요?

소외된 사람들 속에 삶에 질곡을 소설로 써 보고 싶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한계가 있어서 도전을 해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이도 저물어 가는데 꼭 좋은 작품을 남기고 싶은데 바램으로 끝날지 마음만 바쁘답니다.

Q 요즘엔 문학 활동도 컴퓨터로 할 수밖에 없는 인터넷 시대인데 컴퓨터는 어느 정도 하실 수 있으세요? 또 그에 따른 가장 큰 고충이 있다면?

시산문 문학 카페에 들어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자판도 서툴고, 나이가 들은 탓인지 배운 부분도 잊어 버려 글을 올릴 때 많은 불편을 느낀답니다.

Q 서예와 사군자를 그리신다고 들었습니다. 서예와 사군자 중에 어떤 것이 더 매력이 있나요?

친정아버지가 순천에서 유명한 서예대가이셨습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진작부터 서예를 하고 싶었지만 사는 게 바빠서 붓을 잡지 못하다가 작년부터 배우게 되었는데 사군자가 더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

Q 서예는 정적인 작업인데 힘들지 않으세요?

수필을 쓰기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그러나 붓을 들고 글을 쓸 때 정신이 몰입되어 세상사를 다 잊을 수 있고 마음이 평온해져서 어려운 만큼의 보람을 느낀답니다.

Q 그림을 그릴 때는 어떤 마음이 가장 좋은가요?

저는 국화꽃을 그리기 좋아 하는데 한 송이 국화꽃을 만들어 낼 때는 자기 세계에 고착을 하고 마음을 완전히 비워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생명이 있는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을 합니다.

Q 독거노인을 돌보는 봉사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힘들지 않으세요?

가난과 자식들에게 외면당해 소외된 독거노인들이 자살을 많이 해서 경기도가 자살률이 1위라고 하는데 그런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말벗을 해주고 정부에서 도울 수 있는 마련에 징검다리역할을 하게 되는데 노인들의 어려움을 하나하나 풀어주고 죽고 싶어 하는 노인들에게 사랑을 전해주면 노인들이 새로운 희망으로 전환 될 때 큰 보람으로 자리하게 됩니다.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기쁨이 되어 자신의 건강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Q 봉사 활동을 하시다가 보면 아픈 사연, 정겨운 사연 등 갖가지 사연을 많이 접하실 것 같은데,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으신지요?

한도 많고 사연도 많은 노인들의 이야기가 많은 소재가 될 수 있답니다.

그러지 않아도 99세 된 노인의 글이 있는데 보내드릴게요.

Q 다방면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계셔서 바쁘실 듯한데, 작품 활동은 주로 언제 하시나요? 생각나면 그때그때 하시나요? 아니면 메모를 해 두었다가 하시나요?

 저는 작품 활동이라 하기가 좀 그러네요. 전도 봉사도 하기 때문에 너무나 바빠서 양평에 문인 모임에도 참석을 못하고 그때그때 생각날 때마다 글을 쓰고 카페 같은 데만 간간이 글을 올린답니다. 아직도 제가 수필가라는 자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나이 탓이겠지요?

Q 수필가님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사람들의 정서가 메마르고 삶이 힘들어 허덕이며 가족이 동반 자살까지 하는 시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샘물과 같이 맑은 글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Q 살아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이 있다면?

10년 전 남편과 같이 미국에 있는 딸네 집을 찾아가서 미국이라는 나라를 두루두루 구경 을하고 돌아 올 때가 제일 행복 했던 기억으로 남아요.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창조의 신비가 너무도 웅장해서 환호성을 지르며 놀라워하던 그때가 제일 아름다운 추억인 것 같은데 그때가 젊기 때문인가 봐요. 그리고 남에게 좋은 일을 하고 삶에 희망을 가질 때 행복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어느 작가회에 수필을 몇 편 실어보기도 하고, 대한문학세계 문예지에 가끔 발표도 하지만, 수필을 책으로 엮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네요. 하지만 무엇인가 쓸 수 있고, 그 쓰임이 누군가에게 읽혀진다는 것만으로도 글 쓰는 보람이 있는 것이겠지요?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함께 한다는 것이랍니다. 봉사는 내가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있어 내가 그들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봉사는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안내해주는 이정표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함께 하는 사회에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그 마음이 바로 봉사의 마음이라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사)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님 마음속 깊은 곳에는 누구나 봉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잠깐 심호흡을 하고, 주변을 둘러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위가 어디 있고 아래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위 아래로 선을 긋고, 천시하고 괄시하며,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이에게 함부로 하는 각박한 세상이다. 그 세상에 박영자 수필가님은 문인으로서, 봉사자로서 따뜻한 빛깔의 삶을 살아가고 계신다. 박영자 수필가님의 겸손한 마음과, 따뜻한 마음이 묻어 있는 포근한 말씀에 필자 또한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한 해의 마무리를 생각하며 일 년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지난 일 년 동안 나를 돌아보자. 무엇을 하였는가. 년 초에 계획했던 일들은 이루었는가. 최선을 다하는 한 해였는가. 그 많은 물음에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올해는 봉사단체에 가입이라도 해보자 했던 년 초의 그 마음이 이제 달력을 한 장 남긴 지금에서야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박영자 수필가님의 삶에서 필자는 배운다. 실천하지 않은 외침은 그저 포장일 뿐이라고. 몸소 실천하고, 그들의 삶속에 깊숙이 도우미로 생활하시는 박영자 수필가님의 그 아름다운 모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