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한문학세계 여름호 인물탐방 - 김강좌 시인님
  
Q. 김강좌 시인님 안녕하세요. 2020 대한문학세계 여름호 인물 탐방에 선정됨을 축하합니다. 시인님의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2015년 3월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2017년 3월 수필 부문 등단, 현재 전남 여수에 살면서 대한문인협회 광주전남지회에서 활동 중입니다. 이렇게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신 김락호 이사장님과 박영애 부이사장님께 감사한 마음 드립니다.
Q. 시인님 이번 여름호에 인물탐방으로 선정되셨는데 기분이 어떠신지 소감 부탁드립니다.
2020년 여름호 인물탐방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아직 문인으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은 제게 과분한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작품을 써 놓고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퇴고도 못 하고 서재를 비워둔 채 2집 출간도 자꾸만 늦어지고 있습니다. 여름호 인물탐방에 선정되는 행운은 가슴 떨리는 기쁨이고 행복이지만 한 편으로는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문인으로서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Q. 꽃이 많이 피는 계절입니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요즘 근황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작은 풀꽃들을 좋아해서 꽃들이 피는 곳이라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사진에 담는 재미에 빠져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계절마다 아름다움과 각기 다른 향기로 꽃들이 주는 행복감은 정말 감동이지요. 그렇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거리 두기에 동참하고 또 우리 지역에서는 발병률이 거의 없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조심하느라 목련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지는 줄도 모르고 계절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Q. 올 봄에는 꽃을 마음껏 즐기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올 한해 벌써 중간지점에 와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게 지나갔는데 시인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시간을 보내셨나요?
네~ 분명 꽃피는 봄이 왔는데도 꽃을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지요. 봄볕이 그렇게 눈부시고 달콤해도 바깥으로 나가기가 두려웠었지요. 외출을 했다가 볼일이 끝나면 불안한 마음에 곧장 들어오게 되고 가급적 사람 만나기를 줄이는 대신 문자로 안부를 전하곤 했습니다. 코로나19는 모든 사람의 적이었습니다.
Q.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그동안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행복인지 깨닫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혹시 기억나는 일이나 에피소드가 있으면 말씀부탁해요.
생활 속에 그냥 누리고 살았던 소소한 것들이 어떤 계기로 막상 못 하게 되니 그동안의 일상적인 일들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당연한 것처럼 누리고 사느라 허투루 지나쳤던 작은 행복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평소엔 문밖에 나가면 당연히 기본적인 화장을 꼭 해야만 된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 질병 때문에 맨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나가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니 너무 편하고 좋았지만 웃음은 씁쓸했습니다.
Q. 시인님께서도 어느 덧 대한문학세계로 등단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꾸준하게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인연이 되었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메모를 하거나 낙서처럼 끄적이는 걸 좋아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면 습관처럼 뭔가를 쓰곤 하지만 써놓은 것조차 잊어버리고 지낼 때가 많았지요.
그러다 생각나면 가끔씩 써놓았던 글을 무심코 읽어보다가 혼자 감동할 때도 있었지만 제가 문학의 길을 걷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습니다. 2015년 우연히 여울목에서 (현)주응규 부이사장님 추천을 받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문학단체인 대한문학세계와 인연을 짓게 됐습니다.
Q. 다시 한 번 세월의 빠름을 느끼네요. 제 1시집 하늘, 꽃, 바다 출간한 지도 어느덧 4년이 되어가네요. 이제 제 2시집도 출간하실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 어떠세요.
네~ 제1 시집은 저희 친정어머니께서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셔서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 기쁨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등단하고 난 뒤 급하게 시집을 출간하게 됐습니다. 나름대로 퇴고를 열심히 했는데 막상 시집이 나오고 보니 출간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미흡한 부분이 여기저기 보여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해서 2집 출간을 열심히 준비 중인데 개인적인 일이 자꾸만 생겨 조금 늦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Q. 출판기념회 한지 엊그제 같은데 4년이라는 그 사이 많은 변화들이 있었을 텐데 시인님께 가장 큰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친정어머니께 효도하는 마음으로 등단을 하자마자 서둘러 첫 시집을 출간하고, 출판기념회도 성황리에 잘 마쳤는데 시인이라는 공인이 되고 보니 언행이 조심스러워지고 무엇보다 글을 쓰는 게 더 어려워지더라구요.
시인이 되었어도 끊임없이 자신의 개발을 위해 열심히 다듬고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2019년 협회에서 상반기에 진행하는 문예대학을 신청하고 왕복 6시간 이상 기차를 타고 다니면서 무사히 졸업하고 그해 하반기에 진행하는 시낭송교육도 신청하여 낭송도 배우고 익히며 저의 개발을 위해 나름 노력하는 중입니다.
Q. 대한창작문예대학과 시낭송을 수료하셨는데 시작한 동기와 마친 소감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문학 공부를 따로 하지 못해서 기본부터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기회가 되면 더 배우고 싶었지만. 지방에서는 마땅한 곳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협회에서 운영하는 대한창작문예대학을 접수하고 어떤 일을 진행하면 중도에 포기를 용서 못하는 성격 탓에 잘 마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일단 시작하고 열심히 다녔습니다. 습작에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재밌게 공부하고 졸업했습니다.
하반기 시낭송교육까지 멋지게 수료를 했습니다. 그때 망설이다 놓치고 지나갔으면 다시는 기회가 없었을 거라고 생각으로 스스로 저에게 칭찬합니다. 배움은 끝이 없다는 생각에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다양하게 배우고 싶습니다.
Q. 시인님 시집 중에서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가 있다면 한 편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겨울나무 / 김강좌
햇살 끝에 매달린 잎새들이
한 잎 두 잎 꽃비처럼 내리더니
이내 소신공양하듯
홀홀이 비워 내는 겨울나무
텅 빈 가지는
창백하도록 시린 떨림을 안고
서로를 배려하듯 다독이며
묵묵히 계절을 기다린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나무는 성장을 멈추고 낮은 곳으로 내려와
침묵처럼 번지는 어둠 속에서
자세를 올곧게 세운다
그렇게 물빛을 닮아가는 계절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귀를 기울이며
천천히 생명을 이어가는 여정이 참 좋다
Q. 위에 시를 선택한 사연은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요. 나이가 들면서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이 불편해집니다. 홀홀이 비워내는 겨울나무처럼 이젠 일도 물욕도 하나씩 줄이고 텅 빈 공간속에 넉넉한 충만함을 느끼며 소탈하게 익어가는 삶을 살면 참 좋겠다 싶습니다.
Q. 글을 쓰시는데 있어서 심신으로 가장 도움을 주거나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 있으신지요?
네~ 당연히 가족입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살피고 응원해주시는 남편 그리고 아들과 두 딸은 물론 교육 발전에 늘 바쁜 사위까지 작품 활동 시 필요한 모든 조건을 우선으로 배려해주고 챙겨주는 제겐 소중하고 감사한 협력자이지요.
Q. 시인님의 시 속에는 꽃과 자연이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평소에 시를 쓰기 위해 여행을 많이 다니시는지요? 기억에 남는 여행지나 추천해 주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어디가 있을까요?
여행 다니기를 좋아하는 남편을 따라서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당시는 시를 쓰기 위해 다녔던 것은 아니지만 여행지마다의 색다른 느낌을 메모하고 사진에 담다 보니 시를 쓰는데 도움이 되는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주로 외국을 많이 다녔었고 우리나라와 다른 이미지로 기억되는 여행지는 많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풍광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더라고요. 요즘은 지역마다 여행지로 잘 가꾸어져 있고 볼거리가 많아요. 그 중에서도 제주도와 강원도는 몇 번을 가도 갈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감탄을 하게 됩니다.
제가 사는 여수도 작은 도시이지만 바다와 하늘과 사람이 좋은 곳으로 멀지 않은 주변을 잠시만 돌아봐도 아름다운 곳이 많아서 시 몇 편은 저절로 쓰게 되는 여수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Q. 시인님께서는 광주전남지회장을 맡고 계시는데 지회장으로서 물론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장 보람되거나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요?
네~ 현재 광주전남지회 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부족한 점이 많아서 오히려 지회 문우님들께 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굳이 어려운 점이 있다면 우리 지회 지역 특성상 광주, 순천, 해남, 여수까지 가깝고도 먼 거리로 나눠져 있어서 모임도 지역마다 돌아가면서 만나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요. 그래도 모임 날은 모든 일상을 내려놓고 먼 거리를 불평 없이 참석해주시는 문우님들을 뵈면 제가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고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광주전남지회 문우님들 사랑합니다.
Q. 광주전남지회의 자랑을 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리 지회 특성상 모임을 할 때마다 한번씩 올라가고 내려오며 지역마다 돌아가면서 만나는 불편함이 있어서인지 등단을 해도 지회에서 활동하는 문우님들이 많지 않습니다만 각기 다른 개성과 향기가 인연이 되어 울타리를 이루고 한마음으로 한곳을 바라보며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는 가족 같은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감사한 인연입니다.
Q. 지회장으로서 지회의 발전과 지회원들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 지회장님만의 비결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결이라고 말씀드리기엔 민망하지만, 회장이라고 해서 지시하고 대우를 받으려고만 하면 안되겠지요. 농담 삼아 말씀드리는데요 어느 모임이든지 회장은 그 모임에 마당쇠라고 생각하고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저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내려놓고 회원 한 분 한 분을 귀하게 대하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높은 위치에 있더라고요.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이 존중받기를 원하면 상대방을 먼저 존중해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Q. 시인님께서는 글짓기 공모전에서도 다수의 상을 수상하셨는데 공모전을 준비하실 때 팁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도 처음엔 공모전의 성격을 잘 이해 못 하고 어렵게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먼저 공모전의 내용을 잘 숙지하고 주제에 맞는지를 확인하고 글의 흐름이나 오타, 띄어쓰기를 살피면서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저도 수십 번 고치고 바꾸고 하는 퇴고 끝에 접수를 합니다.
Q. 혹시 이번 짧은 시 짓기에 응모하셨나요? 응모 하셨다면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네. 응모했습니다. 코로나 19의 주제로 짧은 시 짓기 공모전에 응모했습니다만 언제나처럼 어려웠습니다. 그 덕분에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저는 행복합니다.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입상 여부를 떠나서 꾸준하게 공부하고 배우게 하는 대한문인협회 멋진 시스템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해서 외부 단체 지인에게도 자랑스럽게 홍보합니다.
Q. 올 한해 문학 활동에 개인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제 계획은 시집을 5집까지 내고 수필집을 2권 내는 게 저의 소박한 목표입니다. 현재 시집 2집을 준비 중인데 자꾸만 늦어지고 있네요. 올해는 시집 출간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Q. 시인님께 시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폭죽이라고 생각합니다. 터트리지 않으면 폭죽인 줄도 모르고 그냥 폐지가 되겠지만 불을 붙여 터트리면 많은 사람들의 기쁨이 되고 잠시나마 삶의 갈증을 쏟아내는 감동이 되기도 하지요. 한 편의 좋은 시를 읽다 보면 마음이 행복합니다.
Q.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과 많은 사랑 받는 시인님 되길 바라면서 대한문학세계 독자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으면 해주시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2020년 여름호 인물탐방에 선정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모든 일은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이 문인으로서의 저의 시작은 벌써 반을 성공한 셈이지요. 나머지 반을 채워가는 동안 자만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늘 배우고 노력하는 문인이 되려고 합니다. 대한문학세계를 애독하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리면서 바쁜 일상에 잠시 쉼을 얻는 행복한 구독이 될 수 있기를 바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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